'포스팅 눈앞' 강정호, 日 유격수 실패는 '반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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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117경기 3할5푼6리 40홈런 117타점 3도루 9실책(수비율 9할8푼)으로 국내 최고 유격수 자리를 지킨 강정호는 프로 통산 9시즌 2할9푼8리 139홈런 545타점 51도루의 성적표를 들고 오는 15일 소속팀 넥센을 통해 포스팅시스템에 돌입한다. 국내 야구계의 평은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인 만큼 희소성을 바탕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멋진 맨손 포구와 송구를 보여주며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무조건 장밋빛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도 금물이다. 앞서 김광현과 양현종이 기대치를 밑도는 포스팅 금액으로 인해 야구계와 팬들의 많은 아쉬움을 산 전례가 가깝다. 더욱이 앞서 두 좌완은 류현진이라는 좋은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 후광에 의한 혜택을 크게 받지 못했다. 강정호의 경우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유격수로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린다. 스카우트들이 그의 멋진 플레이를 예의주시했다고 하더라도 메이저리그 기준에 합당할 지 여부는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다.
현재 일본에서도 한신의 주전 유격수였던 도리타니 다카시(33)가 해외 자유 이적 FA(프리에이전트)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 그러나 도리타니의 경우도 유격수로서 메이저리그서 성공한 선배가 사실상 전무한 만큼 주전 보장 계약이 불투명하다. 심지어 선수 본인이 메이저리그에서 2루수로 뛰길 원하고 있음에도. 따라서 도리타니의 한신 잔류 가능성도 슬슬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일본 출신. 그리고 한 팀의 주전 유격수 스타로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이는 네 명이다. 그 중 으뜸으로 꼽혔고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준수했던 선수는 단연 ‘리틀 마쓰이’ 마쓰이 가즈오(39, 라쿠텐)다.
사실 마쓰이는 요미우리의 스타였던 마쓰이 히데키(전 뉴욕 양키스)보다 더 성공할 것이라는 평을 받았던 일본 최고 유격수였다. 50m를 5.7초에 주파하는 뛰어난 주력과 올스타 이벤트서 149km의 빠른 공을 던지기도 했던 강견. 그리고 일본 역대 8번째 한 시즌 3할-30홈런-30도루 기록을 달성하는 등 그야말로 못하는 것이 없던 유격수다.
마침 스즈키 이치로(FA, 전 양키스)가 안타 제조기로 각광을 받던 터라 이치로도 하지 못했던 한 시즌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마쓰이에 대한 기대감은 대단했다. 그리고 마쓰이는 2003시즌 후 세이부를 떠나 뉴욕 메츠와 3년 2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빅리그 데뷔전서부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화려한 데뷔 테이프를 끊었던 마쓰이. 그러나 강점 중 하나였던 수비에서 혹평을 받았고 공격 면에서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3년 계약을 채 마무리 짓지 못하고 2006시즌 중 콜로라도로 트레이드되었다.
데뷔 해 마쓰이의 유격수 수비율은 9할5푼6리로 내셔널리그 유격수 평균 9할7푼3리에 못 미쳤다. 게다가 강점이던 송구 능력에서도 ‘소녀 어깨’라는 악평을 받으며 호세 레예스에게 자리를 내주고 2루수로 이동하는 굴욕을 맛보았다. 당시 팀 동료였던 명품 좌완 톰 글래빈은 마쓰이에 대해 “백핸디드 캐치를 안 하고 타구 정면으로만 위치해 잡으려 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쉽게 말해 ‘급해 죽겠는데 뭉그적대다 타자주자 다 살려보낸다’라는 뜻이다.

2010시즌 휴스턴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친 마쓰이의 7시즌 통산 성적은 630경기 2할6푼7리 32홈런 211타점 102도루. 괴물들이 가득한 메이저리그서 그래도 나름 좋은 활약을 펼쳤고 2007시즌 콜로라도의 기적을 함께했으나 이 성적표가 일본 최고의 운동능력을 자랑하던 마쓰이의 것임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크다. 그리고 2006시즌 이후로는 2루수로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밖에도 지바 롯데의 스타였던 니시오카 쓰요시(한신), 소프트뱅크의 꽃미남 유격수 가와사키 무네노리(토론토), 세이부가 자랑한 공격형 유격수 나카지마 히로유키(오릭스) 등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일본 대표팀을 역임한 실력파였으며 강정호와 비교했을 때 손색없는 커리어를 자랑했다.
니시오카와 가와사키는 명품 준족의 테이블세터였으며 나카지마는 장타력과 준수한 발 빠르기를 갖췄다. 강정호의 현재 기량과 이들의 메이저리그 도전 당시와 비췄을 때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절대 기량이 강정호보다 뒤처지는 선수들은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비교된 마쓰이는 오히려 강정호의 운동능력을 압도하는 일본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실패의 길을 걸었다.
마쓰이를 비롯한 일본 출신 유격수 네 명이 모두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또 뒤돌아섰다는 점. 이는 강정호에게 좋은 반면교사가 되기 충분하다. 포스팅 금액이 얼마나 될 지 여부를 차치하고 만약 강정호가 빅리그 진출이라는 커다란 꿈을 현실로 이룬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들의 길을 답습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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