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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최악 성적표' 한국, 아쉬움 남긴 5장면

작성일: 2017.03.09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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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김인식 감독(가운데)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한국이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남기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개 대회 연속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2017년 WBC 1라운드에서 2패만 떠안았다. 6일 이스라엘전 연장 10회 1-2, 7일 네덜란드전 0-5로 지면서 2라운드 진출은 사실상 좌절된 상태였다. 경우의 수를 따지며 작은 희망을 품었지만, 네덜란드가 8일 대만을 6-5로 꺾으면서 물거품이 됐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는 나란히 2승을 챙기면서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약체'라는 평가에도 한국은 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왔다. 2006년 초대 대회에서 6승 1패를 기록하며 4강 신화를 썼고, 2009년 6승 3패를 기록하며 준우승했다. 2013년 대회는 1라운드 벽을 넘지 못했지만, 2승 1패로 선전했다. 

2017년 대회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1라운드를 유치해 더 의미가 있었다. 김인식 대표 팀 감독이 "우리나라에서 3월에 야구를 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하지만 출발부터 선수 구성과 부상 문제로 삐걱거렸던 대표 팀은 본 무대에서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기대한 만큼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게 한 결정적인 장면 5가지를 꼽았다.

▲ 장원준 ⓒ 한희재 기자
① '에이스' 장원준, 발목 잡은 '밀어내기 볼넷'

장원준은 6일 이스라엘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실점으로 잘 버텼다. 하지만 2회 투구 내용은 에이스답지 못했다. 볼넷만 3개를 내주며 실점했고, 2회에만 공 27개를 허비해 긴 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땅볼을 유도하려다 볼이 늘었다. 장원준은 2회 1사 2, 3루가 되자 의도적으로 낮게 던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타자들은 쉽게 방망이를 내지 않았고 2타자 연속 볼넷을 뺏겨 선취점을 내줬다. 1점 차 싸움이었던 걸 고려하면 장원준이 내준 점수는 1점 이상의 내상이 있었다.

▲ 오승환 ⓒ 한희재 기자
② 오승환, 1이닝만 더 맡겼으면 어땠을까

고척돔이 가장 뜨거웠던 순간을 꼽으라면 '끝판 대장'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등판한 6일 이스라엘전 8회였다. 2013년 이후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른 장면을 가까이서 지켜보지 못한 국내 팬들의 환호성은 대단했다.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오승환은 공 4개로 삼진을 잡고 아무렇지 않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승환은 9회에도 무실점 투구를 이어 갔다. 이스라엘 타자들의 방망이는 오승환의 공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9회까지 투구 수는 20개. 연장 10회까지는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마운드는 임창용으로 교체됐고, 1-2 패배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오승환을 더 쓰려고 했지만, (선수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마운드 운용과 차이가 있었다. 이스라엘은 8회 6번째 투수로 나선 조시 자이드가 좋은 공으로 한국 타선을 누르자 연장 10회까지 3이닝을 맡겼다. 자이드는 공 49개로 무실점으로 버티며 한국에 충격패를 안겼다.

▲ 서건창 ⓒ 한희재 기자
③ 이스라엘전 연장 10회, 서건창이 못 던진 공 하나

1-1로 맞선 연장 10회 2사 1, 3루에서 스콧 버챔의 타구가 2루 베이스쪽으로 깊숙하게 흘렀다. 2루수 서건창이 이 타구를 재빨리 잡으면서 땅볼로 처리하는 듯했지만, 서건창은 1루로 과감하게 송구하지 못했다. 2루는 늦었지만, 타자주자는 1루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라 싸움을 걸어 볼 수도 있었다. 이 타구는 내야안타로 기록됐고, 이스라엘의 결승타가 됐다.

김 감독은 이 장면에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정근우(한화)가 정상 컨디션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정근우만한 2루수가 아직 안 나오고 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 주릭슨 프로파르의 선제 투런포에 환호하는 네덜란드 선수들 ⓒ 한희재 기자
④ 네덜란드전, 초반 공 10개에 넘어간 분위기

개막전에서 1패를 떠안은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그래서 네덜란드전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선발투수 우규민이 공 10개를 던졌을 때 분위기는 네덜란드로 크게 기울어 있었다. 

우규민은 1회 선두 타자 안드렐톤 시몬스에게 2구째에 좌익수 앞 안타를 맞았다. 이어 주릭슨 프로파르에게 한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던져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네덜란드의 초반 강공에 한국은 움츠러들었고,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 이대호 ⓒ 한희재 기자
⑤ 19이닝 1득점-병살타 5개, 한국 타선의 침묵

한국 타선은 좀처럼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경기 통틀어 19이닝 13안타 10볼넷을 얻었는데, 단 한 점을 뽑는 데 그쳤다. 기회마다 병살타로 물러난 게 컸다. 한국은 이스라엘전 병살타 2개, 이스라엘전 3개를 기록했다. 

확실한 해결사가 없는 게 컸다. 이승엽(삼성), 추신수(텍사스), 김현수(볼티모어) 등 그동안 한국이 국제 대회에 나설 때 분위기를 뒤집는 안타를 날린 선수들이 엔트리에 없었다. 김태균(한화)-이대호(롯데)-최형우(KIA)로 구성된 묵직한 중심 타선을 기대했지만, 이들의 활약은 미미했다. 최형우는 평가전 부진으로 본 대회에서 대타로 한 타석 밖에 나서지 못했다. 출루해도 불러줄 동료가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한국의 투지는 점점 사라졌다. 

'최약체 타선'으로 평가 받은 대만은 같은 2패를 기록했지만, 득점력은 한국보다 좋았다. 7일 이스라엘전 7-15, 8일 네덜란드전 5-6으로 졌지만, 타선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경기마다 5점 이상씩 뽑았다. 헨슬리 뮬렌 네덜란드 감독은 "한국보다 대만 타자들의 스윙이 더 좋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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