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로이킴의 '봄봄봄' 표절 소송이 4년째 팽팽하다가 로이킴 쪽으로 서서히 기울고 있다. 저작권위원회가 로이킴을 옹호하는 감정 평가를 내리면서 1심에 이어 2심도 반전의 여지가 희박해졌다.
명확한 판단을 위해 서울고등법원은 9일 오전 열린 변론기일에서 양측에 조정기일을 권유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극명했다. 로이킴 측은 거부 의사를 밝히며 빠른 결론을 원했고, 소를 제기한 작곡가 김 모 씨는 표절 근거를 자세히 설명할 시간을 원했다.
이날 김 씨는 서면으로나마 재판부에 저작권위원회의 감정 평가를 반박하는 의견을 보냈다. 분량은 A4지 27장에 달했다. 로이킴의 '봄봄봄'과 자신의 '주님의 풍경되어'가 왜 유사한지 가락, 화성, 리듬으로 나눠 설명했다. 조정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선고를 앞둔 마지막 항변이었다.
◆ 첫번째 유사 가락
저작권위원회 감정평가서에는 "대비부분 가락 중 첫 번째 악구에서 개별 음의 길이는 일부(1개) 상이하지만 9개의 음높이가 모두 동일하여 가락의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나왔다. '봄봄봄이 왔네요' 혹은 휘파람 등으로 반복 등장하는 부분이 '주님의 풍경되어'의 음높이와 같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도 "연결하는 가락의 창작법이 상이하며 두 번째 악구의 가락의 창작방법과 음정으로 인한 감정의 변화도 상이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 씨는 "첫 번째 마디가 모두 일치하는 상황이라면 따라가는 두 번째 마디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유사성이 없다는 결론을 유도하려는듯 '감정변화가 상이하다'는 매우 주관적, 자의적이면서 모호한 해석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두번째 유사 가락
감정평가는 "가락은 유사성이 없고 창작방법도 상이하다"고 나왔지만 김 씨는 "평가 기준에도 맞지 않고 그 방법도 틀렸다"고 맞섰다.
평가단은 가락에 대해 "음의 '수평적인 배열'을 말하는데 창작 방법에 따라 음의 높이가 동시에 표현된다. 개별 음의 '고저' 또는 '장단'을 가리킨다. 악곡의 창작성 역시 가락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난다"고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김 씨는 "그렇다면 반드시 음의 '고저'뿐 아니라 음의 '장단'에 대한 분석도 있어야 했다. 그러나 장단에 대한 분석은 제외하고 '고저'에 대한 분석만 하면서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는 결론을 유도했다"고 꼬집었다.
◆ 화성
로이킴의 '봄봄봄'과 김 씨의 '주님의 풍경되어'는 모두 캐논 코드를 기반으로 삼았다. 이에 대해 김 씨도 화성에 있어서 만큼은 보호되기 어렵다는 평가에 동의했다.
하지만 김 씨는 "다양한 화성 진행이 있는데도 '봄봄봄'은 '주님의 풍경되어'와 가락도 유사하고 '캐논 코드'를 사용한 것도 동일하다"며 "'봄봄봄'의 표절 시비가 우연이라 하기 어려운 실질적 유사성의 판단 근거"라고 설명했다.
◆ 리듬
"원고가 제출한 리듬 악보의 표시 부분은 아르페지오로 이는 악기에 의해 악곡 전체를 주도할 수 있는 리듬이라 볼 수 없다. 이를 근거로 원고와 피고의 리듬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감정평가단)
김 씨는 "상식적이지 않은 해석"이라며 "원고가 리듬 연주 부분을 2페이지 악보에 8마디나 표기했을 때는 곡 전체를 주도하는 리듬을 기보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한 곡 안에서 다른 리듬으로 바뀔 수 있다는 해석은 노래의 가락(멜로디)이나 선율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라며 "적어도 그렇게 분석을 할 때는 어떤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그냥 그렇다는 것은 분석이 아니라 주장"이라고 했다.
김 씨는 또 "대중음악은 보통 4분 정도의 길이다. 전주 리듬 따로, 1절 리듬 따로, 2절 리듬 따로, 코러스 리듬 따로, 이렇게 한 곡 안에서 서로 다른 리듬으로 곡을 만드는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따라서 전주(Intro)에 기보된 리듬이 해당 곡을 주도하는 리듬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끝으로 "감정평가단이 왜 이렇게 무리한 분석들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마치 어떤 결과를 향해 쫓기듯 달려가고 있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어떤 특정한 결과가 필요한 것인지 사실과 배치되는 무리한 끼워 맞추기 식의 분석을 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