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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수 변신 김강민 "어깨 쓸 때 왔네요"

작성일: 2017.06.01 06:0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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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년 동안 중견수를 맡은 김강민이 올 시즌부터 우익수로 나선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5월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를 상대한 원정 팀 SK 수비진용은 어딘가 낯설었다.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치료하고 이날 1군에 올라온 김강민이 원래 자리인 중견수가 아니라 우익수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회부터 경기 끝까지 수비 위치를 바꾸지 않더니 하루 뒤에도 똑같이 우익수로 나왔다. 마찬가지로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외야 오른쪽을 지켰다.

두 경기 연속 우익수 출전, 일시적인 실험이 아니라 변경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5월 31일 경기에 앞서 "중견수는 발 빠른 선수가 해야 한다. 김강민이 우익수를 맡아 줬으면 한다. 김강민과 어제(30일) 호텔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김강민이 우익수로 옮기면 강한 어깨를 살릴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틀 연속으로 조용호를 중견수, 김강민을 우익수로 기용했다.

SK에서 2002년 데뷔한 김강민은 2루수로 4시즌 뛰다가 2006년 좌익수로 바꿨고, 2007년 중견수였던 박재홍이 우익수로 옮기면서 중견수를 맡았다. 빠른 발과 국내 최고의 타구 판단 능력, 그리고 강한 어깨가 합쳐진 수비력이 리그 최고로 정평이 났다. SK 지휘봉이 김성근 전 감독, 김용희 전 감독으로 바뀌는 상황에서도 주전 중견수로 입지가 굳건했다. 2014년 4년 56억 원에 FA계약을 맺고 지난해엔 팀 주장을 맡는 등 SK의 상징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4월 26일 2군에 내려간 사이 대신해서 1군에 올라온 조용호가 넓은 수비 범위와 함께 활발한 출루 능력을 뽐내 중견수와 리드오프를 꿰찼다. 힐만 감독이 김강민의 포지션 변경을 결정한 배경이다.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한 번도 중견수를 벗어나지 않은 김강민에게 우익수로 포지션 이동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김강민은 생애 두 번째 우익수 경기를 마친 지난달 31일 "잡았어야 하는 타구가 있었는데 판단을 실수해서 못 잡았다"고 아쉬워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코너 외야수를) 맡았다. 아직까지 정신이 없다. 타구가 휘는 게 중견수와 달라서 어렵다. 적응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실 우익수를 해보고 싶었다. 나이가 들었을 때 '나보다 발 빠르고 수비 잘하는 선수' 나오면 내가 코너로 가야 한다고 머릿속에 항상 생각했다. 다만 아직까지 제안이 없어서 못했을 뿐"이라며 "중견수는 또 10년 넘게 하지 않았나. 팀이 필요하다면 또 언제든 중견수로도 수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중견수는 타구가 자주 가서 발이 빠르고 수비 범위가 넓어야 하는 대신에 우익수는 2루나 3루 또는 홈 견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깨가 강해야 한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SK는 외야수의 추가 진루/보살 관련 득점 기여(ASM) 기록이, 2015년 강한 어깨를 가진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에게 우익수를 맡겼을 땐 6.09로 리그에서 가장 좋았는데, 지난해 정의윤을 기용했을 땐 –2.23으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나빴다.

또 김강민이 우익수를 맡으면 체력 소모가 큰 여름이 다가온 시점에서 코너 외야수인 한동민과 김동엽을 번갈아서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등 휴식을 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김강민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했는데 감독님이 '네 어깨가 팀에서 가장 좋다'며 '네가 우익수를 보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해 줬다. 솔직히 중견수에선 어깨 쓸 일이 상대적으로 별로 없다. 그리고 또 내가 KBO 리그에서 오래 뛰는 동안 내 어깨가 좋다는 사실을 다른 팀들도 알지 않겠나. 타구가 내 앞으로 오면 쉽게 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효과도 감독님께서 고려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괜찮다. 나에게도 폭을 넓힐 기회다. 그리고 내가 잘해야 팀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꼭 잘하겠다."

35세 나이에 자신의 자리를 내줬다는 아쉬운 마음보다 잘하겠다고 연신 다짐한 김강민의 말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지난해 주장다운 책임감이 진하게 묻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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