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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의 MLB 스포일러] 조이 보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다

작성일: 2017.06.12 14:49 박민규 칼럼니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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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 보토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박민규 칼럼니스트]베이브 루스(통산 714홈런)가 ‘홈런의 상징’이라면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인 테드 윌리엄스는 ‘타격의 상징’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두 차례나 석권한 유일한 타자인 윌리엄스는 가히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윌리엄스가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한 5년간 야구에만 집중했다면 메이저리그 대부분의 타격 기록의 주인공은 그가 되었을 것이다.

윌리엄스는 그 스스로 타격에 관해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그 ‘어려운 기술’에 대한 모든 것을 터득하기 위해 마치 무협지에 등장하는 고수가 초식을 익히는 것과 같이 타격에 대해 연구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결과물은 윌리엄스의 여러 메이저리그 기록과 <타격의 과학>이라는 위대한 저서로 남아있다.

윌리엄스의 타격 이론은 지금까지도 타자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현역 타자 가운데 윌리엄스의 타격 이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는 바로 신시내티의 조이 보토다. 토론토에서 태어나 블루제이스의 열성적인 팬으로 자란 보토는 어린 시절부터 윌리엄스를 존경했다. 때문에 <타격의 과학>을 닳아 떨어질 때까지 읽은 보토는 자신의 방에 윌리엄스의 포스터까지 붙여 놓았다고 한다.

윌리엄스는 자신의 저서에 ‘본 적이 없는 공은 치지 마라’ 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보토는 이를 가장 잘 수행하고 있는 타자다. 보토는 무조건 스윙을 하기 보다는 자신이 설정해놓은 타격 존에 들어오는 투구에만 반응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연속 4할 출루율을 기록한 바 있는 보토는 특히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배리 본즈(2001-2004) 이후 처음으로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출루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보토는 본즈의 뒤를 잇는 최고의 ‘출루 머신’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보토는 그 활약을 바탕으로 신시내티와 10년간 2억 2500만 달러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10년 계약의 첫 해였던 2014년, 그러나 부담감과 더불어 대퇴사두근과 무릎 부상으로 그해 7월 6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전을 끝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던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62경기 출전에 그친 보토는 타율 0.255 6홈런 23타점으로 매우 부진했다.

그러나 보토는 그 이듬해인 2015년,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부상과 부진의 여파가 2015년 전반기까지 이어지는 듯 했으나(0.277/0.392/0.484), 후반기 들어 마치 본즈를 연상시키는 0.362/0.535/0.617의 성적으로 반등을 이루어냈다. 당시 보토가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두 가지 비결이 있다. 한 가지는 당시 좌타자들을 괴롭히던 아웃 존 배드콜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노골적으로 공을 골라냈다는 점이며 다른 한 가지는 부상으로 약해진 하체 근력이 다시 회복되며 강한 타구의 비율과 패스트볼 상대 타율이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보토는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2015년 7.5fWAR/2016년 5.0fWAR)을 거뒀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전반기와 후반기 성적의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2015년에 그러한 모습을 보였던 보토의 지난해 시즌은 유독 전반기와 후반기의 성적 차이가 심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출루율(0.386)덕분에 0.831이었던 지난해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의 OPS는 무려 1.158에 달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훌륭했지만 후반기에만 좋은 활약을 유지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 [표 1] 보토의 전반기 성적 변화 ⓒ fangraph


위의 [표 1]에서 기록된 것과 같이 올 시즌 보토는 2014년 이전과 같은 전반기를 보내고 있다. 보토는 2010년(22홈런) 이후 단 한 번도 전반기 동안 20홈런을 넘겨본 적이 없다. 하지만 벌써 18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낸 올 시즌, 7년만에 전반기 20홈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만약 보토가 이러한 홈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0년의 37홈런을 넘어 홈런 부문 개인 최다 기록을 경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보토는 홈런 외에도 전반적으로 많은 장타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보토는 32개의 장타(XBH)를 기록하고 있으며 순장타율(ISO)은 0.305로 내셔널리그 4위에 올라 있다. 그 동안 보토는 홈런과 타점을 비롯한 클래식 스탯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출루와 적은 아웃이라는 본인의 주 목표를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홈런을 포함한 장타와 타점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2년과 다른 전반기를 보내고 있는 보토에게 어떠한 변화가 생긴 것일까.

현재 메이저리그 타자들 사이에서는 타구 발사 각도를 통한 조정이 유행하고 있다. 발사 각도를 낮춰 정확도를 높이는 타자가 있는 한편 발사 각도를 높여 플라이볼과 라인드라이브를 통해 더 많은 장타를 생산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장타를 생산하고 있는 보토 또한 최근 유행하고 있는 ‘플라이볼 혁명’에 동참했다. ‘이 혁명은 진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 보토의 올 시즌 평균 발사 각도는 지난해에 비해 2.1도가 증가한 13.7도이며 특히 지난해 25.5도였던 플라이볼과 라인드라이브의 평균 발사 각도는 올 시즌 28.1도로 증가했다.

평균 발사 각도의 증가는 곧 플라이볼 비율(FB%)의 증가를 불러왔다. 지난해 29.7%에 불과했던 플라이볼 비율은 올 시즌 39.7%까지 증가했다. 플라이볼로만 한정한다면 발사 각도는 소폭 떨어졌지만(37.8도→36.5도), 타구 속도 93.6마일에서 94.3마일로 오히려 더 빨라진 점은 홈런/플라이볼 비율(HR/FB%)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즉 플라이볼의 발사 속도가 빨라지고 그 질이 좋아지면서 담장을 넘기는 타구가 늘어난 것이다.

▲ [표 2] 보토의 타구 유형, 속도, 각도 변화 ⓒ fangraph, baseball savant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로는 삼진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여전히 많은 볼넷을 얻어내면서 높은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는 보토는 올 시즌 삼진이 크게 줄었다. 올 시즌 보토의 삼진 비율(K%)은 11.7%로 자신의 통산 기록(18.2%)과 메이저리그 평균(21.6%)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낮은 삼진 비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스트라이크 존 바깥에 대한 스윙 비율이 줄고 스트라이크 존 안에 대한 콘택트 비율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시즌 보토의 O-Swing%(볼에 대한 스윙 비율)는 20.3%로 자신의 커리어 가운데 2015년(19.2%)에 이어 가장 낮으며 Z-Contact%(스트라이크에 대한 콘택트 비율)는 89.1%로 가장 높다.

보토의 이러한 전략은 2015년과 닮아 있으면서도 다르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빠져 나가는 공에 대해 스윙을 줄이는 전략은 비슷한 반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을 맞추는 비율은 약 7%의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2015년 82.5%). 올 시즌 보토의 이러한 적극적인 타격은 2015년과는 달리 더 많은 장타를 치게 하고 있다.

올 시즌 보토는 스윙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보다 더 집중되고 있는 스윙은 많은 장타를 생산하고 있다. 플라이볼에 집중하는 타격은 자칫 잘못하면 득점 생산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내야 플라이볼을 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0.0%였던 내야 플라이볼 비율(IFFB%)은 올 시즌 2.6%로 늘어났다. 공을 띄우는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토는 자신이 설정해놓은 타격 존에만 스윙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고 있다.

보토의 이 전략은 올 시즌 낮은 삼진 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스윙이 타격 존에만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유인구에 비교적 쉽게 속지 않고 있으며 보다 더 적극적인 타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현재 보토가 수행하고 있는 미세한 어퍼 스윙과 무조건적인 스윙이 아닌 자신이 설정한 타격 존에만 방망이를 휘두르는 전략은 윌리엄스가 그토록 강조한 타격 이론이기도 하다.

▲ [그림 1] 2016년, 2017년 보토의 스윙 히트맵 변화


올해 33세가 된 보토는 이제 올 시즌을 포함해 7년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 39세가 되어야 신시내티와 맺은 10년 계약이 끝나는 보토는 내년부터 2,5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된다. 과연 보토는 신시내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수 있을까. 추신수, 브랜든 필립스, 제이 브루스와 같은 동료들이 모두 팀을 떠난 상황에서 굳건한 버팀목으로서 신시내티의 리더로 남아있는 보토의 소임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참조 : baseball-reference, fangraphs, baseball savant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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