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헥터 꾸준한 페이스 비밀 '같은 폼 같은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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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승을 보태면 14연승이다. 2014년 넥센 앤디 밴헤켄이 작성한 KBO 리그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선동열 전 KIA 감독이 1991년과 1991∼1993년 두 차례 달성한 타이거즈 투수 최다 연승 타이기록(13연승)을 24년 만에 갈아 치웠다.
헥터는 당연히 다승 1위 투수다. 하지만 그는 평균자책점 부문에선 5위 안에도 이름을 넣지 못했다. 3.09로 6위에 턱걸이해 있다. 좋은 투수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결점이 아예 없는 투수라고는 할 수 없다.
당장 4일 SK전서도 퀄리티스타트는 하지 못했다. 6월 21일 두산전에서는 5이닝 동안 6점이나 내줬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중요한 건 헥터가 꾸준한 투수라는 점이다. 그의 다승 기록이 말해 주 듯이 팀이 이길 만큼의 투구를 꾸준하게 하고 있다.
이대진 KIA 투수 코치는 "헥터는 공도 좋지만 그에 앞서 영리한 투수다. 평소에도 "굳이 완전한 경기를 할 필요는 없다. 팀이 이길 수 있을 만큼 내 몫을 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말 그대로 공을 던진다"며 "한국 타자에 대한 스스로의 분석 데이터가 쌓이며 지난해보다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힘을 줄 때와 뺄 때를 너무도 잘 아는 투수"라고 말했다.
체인지업을 보면 이 코치의 말이 좀 더 와 닿는다. 헥터는 체인지업이 주 무기인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직구에 힘이 있는 날이면 속도 변화가 큰 체인지업 비중을 늘리고 아닌 날은 줄이는 방식으로 자신의 체인지업을 빛나게 할 줄 안다.
헥터의 꾸준한 페이스의 비밀은 그의 꾸준한 투구 폼에서 찾을 수 있다. 컨디션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한결같은 폼에서 공을 던진다.
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를 살펴보면 헥터의 한결같은 페이스 비밀을 알 수 있다.



헥터는 4월 직구 릴리스 포인트가 1m81cm를 기록했다. 슬라이더를 던질 때만 스리쿼터 쪽으로 팔 각도를 낮췄을 뿐 대부분 구종이 일정한 릴리스 포인트를 기록했다.
익스텐션(투수가 투구판을 밟고 앞으로 끌고 나와 공을 놓기까지 거리)도 안정적이었다. 1m77cm~1m82cm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다.
중요한 것은 이 기록이 월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직구 릴리스 포인트는 1m84cm로 조금 높아진 것이 6월 이후까지 계속 이어졌다. 나머지 구종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늘 일정한 투구 폼에서 투구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완급 조절의 핵심을 힘 있게 공을 뿌려야 할 때는 힘을 주는 것에 있다. 늘 일정한 템포와 밸런스가 있어야 힘이 필요할 때 힘을 모아 쓸 수 있다. 헥터의 한결같은 투구 폼은 그가 일정하고 꾸준하게 공을 뿌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공을 놓는 거리도 거의 일정했다. 그가 일정한 익스텐션을 기록한 것을 보면 헥터가 얼마나 변함없이 자신의 공을 뿌렸는지 알 수 있다.
다른 투수와 비교해 보면 헥터의 위력을 더 실감할 수 있다. 같은 팀의 또 다른 주력 투수인 양현종의 좋았을 때(위)와 안 좋았을 때(아래)의 투구 분석 데이터다. 밸런스가 좋았을 때 릴리스 포인트나 익스텐션이 안 좋았을 때와 적잖은 차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공의 움직임에 차이가 컸다. 상.하.좌.우 무브먼트 차이는 양현종의 밸런스 차이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양현종은 위 표를 기록할 당시 경기에서 포수 김민식으로부터 "팔이 제대로 넘어오지 않는다"는 조언을 들은 바 있다. 이후 틈이 날 때마다 수건을 이용한 섀도 피칭을 하며 자신의 감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결과가 좋았던 날도 있지만 다시 안 좋은 결과를 낸 경기도 있다. 하지만 김민식은 "이제 팔이 넘어오고 있기 때문에 희망이 보인다"고 평했다. 이처럼 최고수 투수에게도 자신의 폼과 밸런스를 흔들리지 않고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헥터가 해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선 헥터의 기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지금의 밸런스를 잃지 않는 한 쉽게 무너지지는 않으리라는 예상은 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가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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