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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자 대담②] 김대환 "맥그리거, 복싱 글러브에 적응할 수 있나?"

작성일: 2017.08.27 09:42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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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너 맥그리거는 복싱 글러브에 적응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진행 이교덕 기자·정리 이유화] UFC 챔피언의 복싱 도전, 상대는 49전 49승 무패 전적을 쌓은 전설의 복서다. 무모하게 보인다.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의외성을 가진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가 오는 27일(한국 시간) 플로이드 메이웨더(40, 미국)에게 이길 수 있다는 이변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단순히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로만 볼 수 없는, 일명 '미스틱 맥 효과'다.

변수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글러브 두께다. 두 선수는 10온스 글러브가 아닌 8온스 글러브를 끼고 싸운다.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가 원래 규정을 깨고 예외적으로 이번 경기에 더 작은 글러브 사용을 허락했다. 맥그리거가 강한 펀치를 메이웨더에게 꽂을 수 있으니, 업셋 가능성이 올라갔다고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오는 27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비 나우(spotvnow.co.kr)에서 해설을 맡은 황현철 해설 위원과 김대환 해설 위원의 생각은 좀 다르다. 글러브가 경기 흐름의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위원은 복싱 글러브와 MMA 글러브의 크지 않은 두께 차이가 맥그리거에게 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이교덕(이하 이): 10온스 글러브가 아닌 8온스 글러브가 허용됐다. 이게 큰 변수로 작용할까?

황현철(이하 황): 변수일까? 난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러브를 4온스로 하든, 14온스로 하든 결과는 비슷할 것으로 본다. 일단 정타를 터트려야 충격을 안길 수 있다. 외려 메이웨더에게 더 좋은 영향이지 않을까? KO로 이길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더 유리한 쪽은 메이웨더다.

김대환(이하 김): 일단 맞쳐야 한다. 그런데 메이웨더를 상대로 그게 쉽지 않다. 맥그리거는 왼손 펀치를 터트려야 경기가 풀린다. 그런데 그 왼손이 최고 수준의 스피드를 가진 메이웨더가 보기엔 너무 느릴 것 같다. 변칙적인 궤도로 날아온다고 해도 그리 빠르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내 경험상 종합격투기 선수가 MMA 글러브를 낄 때보다 복싱 글러브를 낄 때 펀치력이 더 나오지 않는다. 맥그리거가 스파링에선 못 느꼈던 걸, 실제 경기에서 느낄 것이라고 본다. 수준은 낮지만, 나 역시 선수기 때문에 펀치 연구를 많이 하는 편이다. MMA 글러브에 익숙한 선수는 복싱 글러브로 때리면 펀치가 조금 밀리게 된다. 글러브 두께 때문이다. 그 몇 cm 차이가 큰 차이로 나타난다. MMA 글러브는 얇으니 더 찔러 넣어야 상대에게 데미지를 안길 수 있다. 맥그리거는 그렇게 적응됐다. 복싱 글러브를 끼면 (MMA 글러브를 낄 때보다) 조금 더 앞에서 끊어 줘야 하는데, 맥그리거는 그게 쉽지 않을 것이다. 아마 펀치가 밀릴 가능성이 있다. 맥그리거가 정타를 터트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펀치가 '푸시'성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전에 슈퍼코리안 시즌 2에서 이광희와 김장용의 경기를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복싱 글러브를 끼고 종합격투기 경기를 했다. 이광희가 정타를 많이 넣은 것 같았지만 김장용이 충격을 받지 않았다. 단순히 글러브가 두꺼워서가 아니다. 타점이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복싱에선 몸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 몸에 힘이 들어갈수록 복싱 글러브를 낀 펀치는 파워가 떨어진다. MMA 글러브를 끼고선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가도 파괴력을 낼 수 있는데, 복싱 글러브는 메이웨더나 흑인 선수들이 하는 것처럼 유연한 타법이 더 잘 먹힐 수가 있다. 그런 부분이 MMA 펀치에 익숙한 맥그리거가 자신이 생각한 대로 펀치를 터트리지 못할 이유가 될 것이다.

▲ 황현철 해설 위원, 김대환 해설 위원, 채민준 캐스터으로 구성된 중계진. 스포티비 나우(spotvnow.co.kr)에서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경기를 볼 수 있다.

이: 이번 경기가 앞으로 복서와 종합격투기 시장에 미칠 영향은?

황: 승패를 떠나 재밌는 장면이 경기에서 많이 나온다면, 시장의 변화에 긍정적일 것이다. 복서가 옥타곤에서 경기할 수도 있고, 옥타곤에서 복싱 경기를 할 수도 있다. 킥은 빼고 그라운드와 펀치만 허용할 수도 있다. 복합적인 형태의 경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김: UFC 측에 달린 것 같다. 큰돈을 벌 수 있다면 복싱 선수들은 이런 경기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UFC가 이런 예외적인 경기들을 허락해 주기 시작하면 UFC 프로모터로선 좋지 않다. 로렌조 퍼티타가 있던 시절이면 이런 경기 자체를 성사하지 않았을 텐데. 돈이 필요한 현재 UFC는 어쨌든 큰 수익을 내는 경기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선수들을 관리하는 데는 좋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이: 이런 흐름이 국내 시장에 자극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황: 그건 어렵다고 본다. 왜냐하면 종합격투기 선수들에 견줄 만한 유명한 복서가 거의 없다. 그렇게 되려면 국내에서 복싱의 인기가 많아져야 한다.

이: 맥그리거와 같은 소위 '돌아이'가 나오면 가능하지 않을까? 떠벌이 기질도 있고 실력도 갖춘 그런 선수.

황: 그러면 가능할지도. 하지만 국내 복싱은 오랜 전통 때문에 변화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반면 종합격투기는 신생 스포츠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만약 맥그리거처럼 '튀는' 복서가 나온다면 국내 관계자들은 "적당히 해라"는 반응이 나올 것 같다.(웃음) 진작 바뀌어야 했다. 복싱이 격투기보다 인기가 있을 때부터 격투기 선수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그게 바뀌기가 쉽지 않다.

김: 황현철 위원의 말대로다. 미국은 UFC의 결정에 달려 있지만, 우리나라는 복싱계의 결정에 달려 있다. 복싱계 분들은 TV로 격투기를 보긴 하지만, 좋아하진 않는다. 여러 원로들은 복싱의 인기를 격투기가 빼앗아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수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에서 복싱이나 격투기나 협력해야 살 수 있다. 복서들도 격투기를 하고, 격투기 선수들도 복싱을 하는 건 좋은 그림이다. 복싱의 어르신들이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

이: 역사적인 대결을 앞두고 있다. 어떤 곳에 중점을 두고 해설을 하실 것인지?

김: 복싱을 해설하는 것이 처음이다. 내가 메인이 아니다. 복싱 전문가인 황 위원의 보조를 잘 맞추겠다. 많은 분들이 KBS2 중계를 보실 텐데, 저희 중계를 찾아 봐 주시는 분들을 위해 더 재미있게 해설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웃음)

황: 난 격투기를 모른다. 격투기 쪽은 김대환 위원이 있기 때문에, 복싱의 관점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얘기하겠다.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이: 두 분이 해설을 마치고 15년 전처럼 TG○ 프라이XX에서 함께 식사하길 바란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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