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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예선 결산②] '묵직한 리더' 기성용이 남긴 빛과 그늘, 본선 전 해결 과제

작성일: 2017.09.06 14: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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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용(왼쪽)과 신태용 감독(오른쪽).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어느 팀이든 묵직한 리더는 존재하는 법이다. 최종예선 내내 비틀거렸던 한국 축구에서 리더는 바로 기성용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오르락내리락 행보를 보였다. 최종 예선 1차전부터 8차전까지 모두 풀타임 출전한 기성용은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무릎 수술 여파로 9차전 이란전, 10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 연속 결장했지만 오히려 빈 자리만 실감했다.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성장한 기성용의 존재는 이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신태용호의 미래에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다. 기성용이 팀에 있다면 최대로 활용할 방법을, 그가 없다면 공백을 메울 대체 전술과 선수를 찾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 중원 사령관, 기성용의 무게감

일단 피치 위에서 보인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기성용이 출전했던 8경기 가운데 3경기를 패했다. 그러나 기성용의 잘못으로 보긴 어렵다. 전체적 전술 부재와 선수들의 경기력 부진이 겹쳐 만든 문제였다.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기성용은 제 몫을 했다.

기성용은 수비와 공격을 연결하는 고리다. 공격의 키를 잡고 큰 흐름을 정하는 임무를 맡는다. 정확한 패스 자체가 한국 공격의 질을 높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통계에 따르면 기성용은 최종예선에서 경기당 평균 70.4개 패스를 시도했다. 전체 563개 패스 가운데 502개를 성공했다. 정확도는 무려 89.2%에 달한다. 롱패스 성공률도 72.7%다.

패스 방향도 눈여겨봐야 한다. 기성용은 전방으로 24.2% 패스를 시도했고 왼쪽으로 27.5%, 오른쪽으로 34.1% 패스를 시도했다. 백패스 비율은 14.2%에 지나지 않는다. 기성용을 거쳐 한국의 공격이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성용이 없었던 이란전, 우즈벡전에서 한국의 공격 전개는 답답했고 중원의 무게감도 떨어졌다. 공수 양면에 빈 자리가 컸다.

아쉬웠던 최종예선을 우여곡절 끝에 넘고 3번째 월드컵에 도전하는 기성용. ⓒ한희재 기자

 경기장 안팎의 리더

신태용 감독은 부상으로 경기 출장이 불투명했던 기성용을 선발했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하는 단계라 출전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일찌감치 "경기에 못 나가더라도 부를 것이다. 정신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게 있다고 본다. 경기에 못나가더라도 중심을 잡아주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며 신뢰를 보냈다. 

실력으로도 자신의 존재를 입증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5시즌 동안 활약했다. A매치에도 벌써 88경기에 출전해 충분한 경험도 쌓았다. 월드컵 첫 원정 16강을 이룬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극도의 부진에 시달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겪으며 단 맛, 쓴 맛 모두 봤다. 

이전 세대의 박지성과 이영표를 곁에서 보고 배웠던 기성용은 이제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이끌 정도로 성숙했다. A대표팀의 확고한 리더가 됐다. 그는 지난 3월 중국전, 시리아전을 치른 뒤 "감독의 전술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문제"라면서 따끔한 일침을 놨다. 선수 스스로가 이제 팀의 구심점으로서 임무를 자각하고 있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 밀어내듯' 기성용의 시대, 활용법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한국 축구의 위기다.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많다. 최종예선 극도의 부진 속에 본선에 나가봐야 '망신'만 당할 것이란 불안감이 있다. 본선 무대를 채 1년도 남기지 않은 채 감독 교체를 했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유사한 이유도 있다.

결국 위기의 순간엔 베테랑이 팀의 무게를 잡아야 한다. 실력과 경험, 성숙한 태도까지 모두 갖춘 기성용 이상 가는 적임자가 없다. 그리고 그가 이제 새로 맞게 될 소임은 그가 보고 배웠던 선배들이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손흥민을 비롯한 후배들에게 피치 위에서 그리고 경기 외적으로도 모범을 모이며 끌고 갈 때다.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 중국 속담으로 양쯔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의미다. 새로운 세대가 지나간 이들을 자연스럽게 대체한다는 의미다. 기성용은 박지성, 이영표, 이제 코치로 함께하는 차두리까지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른바 '2002년 월드컵 세대'를 곁에서 보고 배웠다. 그리고 '2002년 세대'의 은퇴 뒤 한국 축구는 위기를 맞았다.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시기다. 그리고 '새로운 물결'의 중심에 기성용이 있다. 

기성용을 본선 무대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그가 경기에 나설 수 없을 땐 어떤 대안을 쓸지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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