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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싸운 '단신 타격왕' 김선빈과 알투베

작성일: 2017.10.04 06:0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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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빈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작은 고추가 맵다. 2017년 한국 프로 야구와 미국 프로야구(MLB) 두 타격왕은 키가 170cm가 되지 않는 단신이다.

키 165cm 김선빈은 복귀 첫 KBO 리그 풀타임 시즌에서 타율 0.370으로 이종범 이후 첫 유격수 타격왕, 그리고 최단신 타격왕에 올랐다. 5피트 6인치(약 165cm)로 김선빈과 키가 같은 호세 알투베(휴스턴)는 아메리칸리그 타율 1위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타격왕과 4년 연속 200안타, 그리고 최다 안타왕이 됐다.

아마추어 시절 김선빈을 두고 한 스카우터들은 '5cm만 더 컸으면…'이라고 말했다. 화순고 시절 투타를 겸비한 4번 타자로 KIA에 1차 지명 재목으로 뽑혔던 김선빈은 신인 드래프트에선 6라운드, 55명 가운데 끝에서 11번째에 부름을 받았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공수주를 갖춘 내야수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던 알투베는 여러 번 쓴잔을 마시고 '재수'를 한끝에서야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김선빈의 계약금은 3,000만 원, 알투베는 1만 5천 달러(약 1,700만 원). 그만큼 기대치가 낮았다.

이 같은 혹평은 외려 김선빈에게 자극제가 됐다. 김선빈은 타격왕을 확정 지은 3일 "솔직히 사람들이 너무 단정 지어서 '쟤는 (키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너무 많이 이야기했다. 그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군대에서 타격 폼을 바꾸고 타격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이젠 외려 내 무기로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김선빈은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허리를 더 웅크린 채로 홈 플레이트에 바짝 붙어 공과 최대한 가까운 상태로 방망이를 돌린다. 2015년 상무에 입대하고 올 시즌 복귀 첫 풀 타임 시즌을 치르면서야 그가 완성한 타격 폼이다.

결과는 이렇다. 다른 팀 투수들, 또 배터리는 김선빈과 대결을 떠올리면 "던질 곳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2011년부터 두산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특히 그렇다. 그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로 김선빈과 KIA 시절 이용규를 꼽는다. 이용규 역시 키 170cm로 비교적 단신이다. 두 선수가 테이블세터를 맡았던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유독 KIA와 경기할 때 애를 먹었다. 실제로 2014년 이후 김선빈과 통산 성적이 15타수 8안타 타율 0.467에 이른다. "두 선수를 상대할 때면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 보인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호세 알투베

알투베가 리그 최고 타자로 성장한 배경 역시도 엄청난 훈련량에 있다. 알투베는 시즌이 끝나면 고국인 베네수엘라에서 휴가를 보내는 대신 미국 경기장에 남아 나머지 훈련을 한다. 데뷔 초기에 오마 비스켈(키 170cm), 더스틴 페드로이아(키 172cm) 등 단신 내야수를 롤모델로 꼽았던 그는 "그 선수들의 키 때문이 아니다. 어떻게, 얼마나 훈련하는지 닮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A.J 힌치 휴스턴 감독은 "알투베가 우리 팀에서 가장 훈련을 많이 한다"고 치켜세웠다.

1995년 타격왕을 지냈고 현역 시절 뛰어난 교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김광림 kt 타격 코치는 "타격할 때 키가 작은 선수가 유리한 면이 있다. 덩치가 큰 선수는 몸동작이 큰 반면 김선빈처럼 크지 않은 선수는 스윙이 보다 빠르고 간결하다. 스트라이크 존에서도 이득을 볼 수 있다. 눈이 스트라이크 존과 가까워 볼과 스트라이크를 잘 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 163cm로 김선빈에게서 KBO 리그 최단신 프로 야구 선수 타이틀을 이어받은 삼성 신인 김성윤은 수비와 주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슬러거에게 쏠렸던 지난 20년의 시선이 왜곡됐다고 평가한다. 수많은 편견을 깨트린 김선빈과 알투베 두 선수는 이제 야구계 주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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