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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조 편성 받아든 신태용호, 겸허히 스스로를 다진다

작성일: 2017.12.02 19:14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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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고려대와 연습 경기 뒤 이야기를 나누는 이근호(왼쪽)와 이명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울산, 유현태 기자] 이제 러시아에서 만날 상대는 결정됐다. 되돌릴 수도 없고 바뀔 가능성도 없다. 하지만 결과는 바꿀 가능성이 있다. 개인 기량이야 당장 바꾸기 어렵다고 하지만 조직력을 다지면 무승부를 승리로, 패배를 무승부로 바꿀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패배하면 어떠한가. 부족한 준비로 무기력한 경기를 치른다면 그저 쓴 맛만 보고 오겠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패배에서도 배우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남자 축구대표팀이 2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고려대학교 축구팀과 경기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다. 동아시안컵 출전에 맞춰 몸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동아시안컵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 중국, 일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일 밤 12시엔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이 있었다. 한국이 F조에서 만날 상대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 팀 독일을 비롯해, 북중미 최강자 멕시코, 월드컵 4회 우승국 이탈리아를 플레이오프 끝에 무너뜨린 스웨덴이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보다 한 수 위인 팀을 만나게 돼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들은 성숙하게 조 추첨 결과를 받아들었다. 김신욱은 "쉬운 상대가 없다. 약팀이라고 생각하고, 브라질 월드컵의 교훈을 기억해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베테랑 이근호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브라질 월드컵 때도 마찬가지지만, 본선 경기는 절대 쉽지 않다. 어느 팀이 우리의 상대가 되더라도 다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더 빨리 단단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상대에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독일, 멕시코, 스웨덴을 무시하는 발언이 아니다. 그들의 실력을 인정하고 우리 스스로가 단단해지겠다는 뜻이다.

이명주의 발언에서 겸손하지만 기죽지 않는 자세를 볼 수 있었다. 이명주는 "(조 추첨식은) 볼 사람만 보고 피곤한 선수들은 보지 않았다. 나는 그냥 잤다"며 "토니 그란데 수석 코치님이 '독일·멕시코·스웨덴 모두 강팀이긴 해도 자신감을 갖는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니 신경 쓰지 말고 잘 준비하자'고 하시더라. 나도 동감한다"고 말했다. 방점은 '자신감'과 '준비'에 찍힌다.

한국은 최종 예선 내내 부진했다. 차라리 탈락하고 새 판을 짜자는 극단적인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한국은 10번째 월드컵 출전권을 손에 거머쥐었다. 과정이 어찌 됐든 월드컵으로 간다. 부진했던 경기력이 당장 강호들과 싸울 만큼 늘 리는 없으나, 그렇다고 손을 놓고 패배만 기다릴 수 없다. 축구계엔 '공은 둥글다'는 금언이 있다. F조 최약체라는 수식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제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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