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이슈] '국내 최고' 이근호 이적설, 강원-울산 팽팽한 줄다리기
작성일: 2017.12.25 05: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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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이근호(32)가 울산현대로 돌아간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2017년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이근호의 현 소속 팀은 강원FC. 울산과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근호는 한국 축구계에서 수식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선수다. 2012년 AFC 올해의 선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 2017년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
카타르 진출 이후 잠시 주춤했던 이근호의 기세는 2017년 또 한 번의 비상으로 이어졌다. 동계 훈련부터 착실하게 준비한 강원에서 37경기 출전 8골 9도움. 득점왕, 도움왕 등 개인상 경쟁에선 밀렸으나, 총 17개 공격 포인트와 그 이면에 펼친 활약을 바탕으로 우승 팀 전북현대의 이재성, 득점왕 수원삼성의 조나탄과 함께 2017 K리그 어워즈 MVP 최종 후보 3인 안에 들었다.
그에 앞서 11월 대표 팀 A매치에서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상대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쳐 손흥민의 공격 파트너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부상으로 한일전만 나섰지만 2017년 동아시안컵까지 신태용 감독의 신뢰를 받아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반드시 가야 할 선수로 꼽히고 있다.

◆ 제2의 전성기…겨울 이적 시장 최대어가 된 이근호
겨울 이적 시장에 이근호에 대한 러브콜이 쏟아졌다.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 팀, 국내의 몇 팀이 검증된 이근호를 영입 리스트에 올렸다. 구단 간의 구체적 협상이 진행된 쪽은 울산. 이미 K리그 시상식 현장에서 김도훈 울산 감독이 이근호에게 직접 영입 의사를 전하는 모습을 여러 관계자들이 봤다.
울산은 이근호가 최전성기를 보낸 팀이다. 이근호는 울산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고 AFC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일본 J리그에서 화려한 시절을 보내고, 유럽 진출이 아쉽게 무산된 이후 군 복무 문제로 유턴한 국내 무대에서 만개했다. 이근호는 다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야망을 품고 접근한 울산에 호감을 갖고 있다.
강원은 기본적으로 ‘팀 내 최고 선수’를 지키고 싶다는 입장. "선수가 원한다면 보내줄 수 있지만, 얼토당토 않은 조건으로 보내줄 생각은 없다"는 것이 조태룡 강원 대표의 공식 코멘트다. 강원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행하며 1호 영입 선수로 상징성을 준 이근호를 헐값에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근호는 아직 강원과 계약이 2년이나 남았다. 이근호 이적 협상의 키는 강원이 쥐고 있다.
2018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이에 재도전 해야 하는 상황 속에 이근호의 마음은 복잡하다. 강원도 그런 이유로 ‘조건만 맞으면’ 보내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선수 본인이 이적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잔류한 상황에서 100%의 헌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일본 J리그는 최근 중계권 계약으로 인해 재정 상황이 좋아졌다. 그러나 아시아 축구 이적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J리그에서 선수 연봉 부분에서는 좋은 조건의 제안이 올 수 있지만 이적료를 크게 쓰는 것에 대해선 여전히 조심스러운 자세”라고 전했다. 강원이 원하는 수준의 이적료 제안을 받기 어렵다.
중국의 경우 아시아쿼터가 폐지된 상황에도 이근호를 매력적인 카드로 보고 있다. 유럽과 남미 국적의 선수와 비교해도 이근호가 가진 폭발력, 아시아 무대 적응력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 역시 이근호에게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제시하는 상황은 아니다. 중국행은 가장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로 꼽혔으나 구체적인 협상 단계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강원과 남은 2년 계약, 기량은 확실하지만 이적료는 미지수
이근호가 2018년에는 만 33세가 되어 황혼기에 접어든다는 점이 높은 이적료 발생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이근호는 2017년에 엄청난 플레이를 보였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또 한번 주가를 높일 기회가 있으나 새로 영입할 구단 입장에선 차후 재판매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즉시 전력으로 확실하지만,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하기엔 고민이 따른다.
강원은 기본적으로 2018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경쟁할 팀으로는 보내지 않겠다는 생각. 보낸다면 해외 이적을 1순위로 삼고 있다. 이 와중에 구단 간 구체적인 협상이 실제로 진행된 것은 이미 보도가 나온 울산이다. K리그 이적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1차 협상은 결렬됐다. 2차 협상이 있을지는 미지수.
강원 측은 이근호 이적에 현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K리그 최고의 선수, 나아가 한국 최고의 선수이자 2017시즌 강원의 색깔을 만든 선수에 대해 도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조건이어야 ‘국내 이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울산은 최근 박주호를 영입했고, 황일수 등 국내외 대표 급 선수를 추진하며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울산은 2018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 중 하나는 우승해보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으나 재정적으로 모기업의 지원이 커진 상황은 아니다. 내부적으로 효율적인 예산 배분과 집행을 통해 여력을 만들고, 합리적인 선에서 자금을 만들고 있다. 기업 구단으로 비교적 예산이 넉넉한 편이지만, 무작정 지원을 바라기 어려운 현실. 효율적인 전력 강화를 위해 프런트의 치열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 상징적인 선수 가치 인정 받고픈 강원 vs 묻지마 투자 어려운 울산의 트레이드 카드
능력 있는 선수들, 젊은 선수들이 많은 울산이 이근호 영입을 위해 먼저 꺼낸 카드는 트레이드다. 과거 전북현대와 진행했던 이종호 영입 건처럼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K리그 시장에서 서로 필요한 위치와 능력을 가진 선수를 조합해 트레이드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울산은 이미 강원이 관심을 보였던 몇몇 선수들을 조합해 이근호 영입 협상에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선수 세 명에 이근호 한 명을 바꾸는 3대1 트레이드. 현금을 원하는 강원과 트레이드로 진행하려던 울산 간에 의견 차이가 있었다. 선수 한 명에 현금을 더한 조건에 대해서도 논의가 됐으나 양 측의 이견 차이는 여전했다.
K리그를 포함해 아직 아시아 지역 이적 시장은 남은 기간이 많다. 이근호가 잔류해 팀에서 활약해도 되는 강원은 여유가 있다. 당장 이종호의 장기 부상으로 인한 공격진 공백을 메워야 하는 울산은 올 겨울 이적 시장에 가장 동분서주고 있는 팀. 다만 이근호 본인도 울산 복귀 의지가 있고, 김도훈 감독도 강하게 원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2차 협상이 진행될 여지는 있다.
현재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이자, 구단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을 금액으로 받기를 원하는 강원, 30대 공격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외부에 알려진 것만큼 화끈하게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울산. 입장 차이가 명확해 양 측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2018시즌을 기대하게 하는 대형 이적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북으로 돌아와 제주를 거쳐 강원으로 갈 때도, 다시 강원을 떠날 수 있는 상황이 온 지금도. 이근호는 이적 시장의 태풍이다. 이근호는 경직된 이적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 받는 몇 안 되는 한국 선수다.
군 문제로 뛴 상주상무를 포함, 강원이 프로 경력의 10번째 팀인 이근호. 한 팀에 오래 남으면 안주하는 느낌이 든다는,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저니맨’이 2018시즌 어떤 유니폼을 입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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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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