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MVP' 스테판 커리(27)의 활약을 앞세워 4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킹' 르브론 제임스도 시리즈 내내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평균 성적을 올리며 파이널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골든스테이트는 17일(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퀵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NBA 파이널 6차전에서 클리블랜드를 105-97로 꺾고 시리즈 4승째를 달성했다. 커리와 르브론의 맞대결로도 주목받은 이번 파이널은 결국 골든스테이트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커리가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통틀어 가장 돋보인 부문은 역시 폭발적인 외곽포였다. 이미 단일 시즌 최다 3점슛 기록을 경신하며 '역대 최고의 3점 슈터'로 발돋움한 커리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최다 기록을 세우며 이름값을 했다. 특히 상대 수비가 미리 대비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빠른 슛 릴리스는 NBA 역사상 가장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올 시즌 골든스테이트를 최강팀으로 만들어준 그의 탁월한 슈팅 테크닉은 파이널 6차전에서도 빛났다.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 숨통을 끊어놓는 능력도 일품이다. 이날 경기 2쿼터 좀처럼 팀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티모페이 모즈고프가 페인트존을 완벽하게 사수해내며 활로를 막았다. 이때 커리의 영리한 리딩이 빛을 발했다. 안드레 이궈달라, 드레이먼드 그린, 숀 리빙스턴 등 파트너를 바꿔가며 확률 높은 2대2 개임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날 커리의 전담 수비수는 이만 셤퍼트였다. 그러나 커리가 볼을 잡으면 모즈고프가 바로 헬프를 들어왔다. 커리는 이를 역이용했다. 외곽 바깥으로 드리블하면서 두 선수를 페인트존에서 끌어냈다. 커리의 순간판단이 '황금전사' 특유의 스패이싱(공간 창출) 농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오픈 찬스를 맞은 골든스테이트의 타짜들은 침착하게 링을 조준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커리는 이날 25득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르브론도 올해 파이널 시리즈에서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평균 성적을 올리며 '좌장' 카이리 어빙과 '리그 최고 스트레치 4' 케빈 러브의 부상 공백을 메웠다. 차-포를 뗀 상태임에도 시리즈를 6차전까지 끌고 올 수 있었던 건 르브론의 '눈물겨운 고군분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지 언론들은 1969년 제리 웨스트(LA 레이커스) 이후 준우승팀에서 파이널 MVP 배출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르브론을 향해 '역대급 파이널 플레이어'란 표현을 쓰며 그의 놀라운 활약상을 극찬했다. 르브론은 파이널 시리즈에서 팀이 올린 득점 중 40% 가까이 책임졌다. 이날도 32득점 18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올리며 제 몫을 다했다.

양 팀 리더의 맞대결은 4쿼터에 정점을 찍었다. 르브론과 커리의 자존심 대결이 불을 뿜었다. 르브론이 4쿼터 10분경 점수 차를 7점으로 좁히는 드라이빙 슬램 덩크를 터트렸다. 르브론이 장군을 외치자 커리도 상대 기세에 찬물을 끼얹는 3점포로 멍군을 불렀다. 이후 르브론이 A패스로 모즈고프의 골 밑 득점을 도왔다. 그러자 커리도 다시 한번 외곽포를 성공하며 응수했다. 곧바로 점수 차를 두자릿수로 돌려놓았다.

경기 종료 6분여를 남기고 더블팀을 당한 커리가 반대편 외곽에 오픈 기회를 맞은 클레이 톰슨을 발견했다. 커리는 올 시즌 동고동락한 '스플래시 듀오'의 한 축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날 경기 내내 지독한 야투부진에 시달렸던 톰슨은 중요할 때 그물망을 흔들었다. 89-77, 골든스테이트의 파이널 우승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동안의 암살자'가 상대 수비진의 맥을 끊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급소를 정확히 관통했다.

두 선수는 종료 부저가 울리기 전에 포옹을 나누며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커리와 르브론의 대결은 이제 시작이다. 수성과 탈환을 반복하는 이 시대 최고 '농구 영웅'들의 매치업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그래픽] 스포티비뉴스 디자이너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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