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치는 재대결은 좋은 생각이다.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1초의 고민도 하지 않았다. 지난 14일(한국시간) 케인 벨라스케즈에게 탭을 받고 UFC 헤비급 통합챔피언에 오른 파브리시우 베우둠(37·브라질)은 경기 직후 폭스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다음 상대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어디서 붙든 벨라스케즈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그의 코치 하파엘 코데이로도 같은 생각이다. 17일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사이트 MMA파이팅과 인터뷰에서 "벨라스케즈와 10번 싸워도, 베우둠이 10번 다 이긴다"고 말했다.

UFC 188을 앞두고 베우둠은 45일 전, 벨라스케즈는 14일 전에 멕시코에서 훈련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경기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 많다. 멕시코시티는 해발 2240m의 고산지대다. 벨라스케즈가 빨리 지친 것은 적응 훈련기간이 짧았기 때문이라고 많은 팬들은 말한다.

하지만 코데이로는 "고도는 모두에게 같은 조건이었다"면서 "우리는 체력을 위해 1개월 앞서 멕시코에 도착했지만, 이미 기술적인 훈련이 마무리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UFC 김대환 해설위원도 베우둠의 기술적, 전략적 완승이었다고 분석한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만약 멕시코시티가 아니라 라스베이거스에서 경기가 치러졌다고 해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다. 베우둠이 벨라스케즈의 게임을 완전히 깨뜨렸다"고 말했다.

김 해설위원은 "베우둠은 벨라스케즈의 압박을 풀어냈고, 오히려 스탠딩 타격전에서 다양한 펀치와 킥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주니어 도스 산토스는 펀치만 있지만, 베우둠은 킥까지 겸비했다. 벨라스케즈가 점차 뒤로 밀렸는데 여기서 체력이 급격히 소진됐다. 재대결을 펼치더라도 이젠 베우둠 쪽으로 기운다"고 말했다.

"베우둠은 눈이 좋은 선수다. 펀치를 예상하고 맞는다. 그래서 데미지를 덜 입는 게 아닌가 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선수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베우둠을 '절대강자'라고 인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UFC 웰터급 파이터 맷 브라운은 "래리 홈즈가 무하마드 알리에 승리했을 때, 곧바로 위대한 챔피언으로 평가받았는가? 베우둠이 통합타이틀을 차지했지만, 계속 증명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헤비급 랭커들도 마찬가지 생각. 베우둠이 벨라스케즈에겐 상성 상 천적일지 몰라도, 몇몇 상위 랭커들에겐 공략하기 쉬운 챔피언으로 여겨진다.

대표적인 파이터가 랭킹 2위 주니어 도스 산토스(31·브라질)다. 도스 산토스는 2008년 10월 UFC 90에서 강력한 어퍼컷으로 베우둠을 KO시킨 바 있다. 베우둠의 처음이자 마지막 KO패였다.

도스 산토스는 베우둠이 자신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고 인정한다. 그는 벨라스케즈에게 두 번이나 완패했다. 벨라스케즈가 계속 왕좌를 지키고 있었다면, 그에게 타이틀 도전은 요원한 일이었을 것이다.

도스 산토스는 지난 16일 브라질 미디어 스포르티브이닷컴과 인터뷰에서 "이 결과가 내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벨라스케즈와 네 번째 대결을 펼칠 때가 아니라고 말해왔다. 랭킹에서 내가 다음 차례라면 챔피언과 싸워야 한다. 베우둠의 승리가 우리 체급을 정리해줬다고 생각한다. 이제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수 있다. 간절히 원한다"고 밝혔다.

2006년 프라이드에서 베우둠에게 기무라록으로 패했지만, 2011년 스트라이크포스에서 판정승을 거둬 상대전적 1승 1패 균형을 맞추고 있는 알리스타 오브레임(35·네덜란드)도 베우둠을 노린다.

그는 지난 16일 MMA파이팅과 인터뷰에서 "그는 진화했지만, 나도 진화했다. 베우둠을 이길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그와의 대결을 갈망한다"며 "베우둠의 약점을 확실히 알고 있다. 그는 위대한 파이터고 현재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고 있지만, 빈틈이 있고 난 그곳을 공략할 수 있는 상대라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절대강자를 끌어내린 베우둠, 그리고 그를 노리는 맹수들. UFC 헤비급이 흥미진진해진다. 도스 산토스와 오브레임 외에도 랭킹 3위 스티페 미오치치, 4위 안드레이 알롭스키 등이 타이틀 전선에서 차기 타이틀 도전권을 노린다.

베우둠 측은 이들의 물고 뜯는 경쟁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코데이로 코치는 "여러 랭커들이 타이틀 도전권을 놓고 서로 겨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우둠은 체급 최강자에 승리해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제 랭커들이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