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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볼보다 삼진 많은 윌슨, '스펙 사기' 아닌가요

작성일: 2018.04.10 06:05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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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타일러 윌슨은 10일 현재 탈삼진(24개)과 땅볼/뜬공 비율(3.80) 모두 KBO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 한희재 기자
▲ LG 타일러 윌슨은 10일 현재 탈삼진(24개)과 땅볼/뜬공 비율(3.80) 모두 KBO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마케팅 대신 해드립니다'라는 트위터 계정이 있다. LG가 좋은 일을 하고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게 답답하다는 네티즌이 만들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노트북의 실제 무게가 스펙보다 더 가볍다거나, 스마트폰 테두리에 '금칠(도금)'을 하고도 알리지 않거나.

이제는 야구에도 통한다. LG 새 외국인 타일러 윌슨 얘기다. LG는 1월 5일 오후 윌슨 영입을 발표했는데, 당시 보도자료에 적힌 설명은 이렇다. "윌슨은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검증됐다. 안정된 제구력, 변화구 구사 능력이 있다. 선발 로테이션의 축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세 경기를 치러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윌슨은 9일까지 3경기 18이닝 동안 탈삼진 24개를 기록해 이 부문 선두에 있다. 땅볼 유도만 강점인 줄 알았는데 삼진까지 잘 잡는다. 아웃카운트 54개 가운데 땅볼이 19개, 삼진이 더 많다.

미국에서는 9이닝당 탈삼진 7.0개 이상인 시즌도 있었다. 커리어 초기의 일이다. 2011년 루키-싱글A에서 7.4개, 2012년 싱글A에서 9.0개, 2013년 싱글A-더블A에서 7.0개의 9이닝당 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런데 트리플A에서는 2015년 6,0개-2016년 7.6개-2017년 5.4개로 널을 뛰었다.

▲ LG 타일러 윌슨 ⓒ 곽혜미 기자
사실 윌슨도 자신을 삼진 잡는 투수로 소개하지는 않는다. 투심 패스트볼을 활용한 땅볼 유도 능력이 그의 최고 강점이다. 땅볼/뜬공 비율은 3.80으로 여기서도 리그 1위. 그렇다면 볼 배합의 승리일까. LG 김정민 배터리 코치는 그렇지 않다고 봤다.

그는 "삼진을 잡는 볼 배합을 강조하지는 않았다. 타자의 약점보다 윌슨의 강점을 살리는 쪽으로 준비했다. 지금은 바깥쪽 슬라이더와 몸쪽 공의 제구가 좋다. 시즌 초인 만큼 구위가 좋아서 헛스윙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시즌을 치르면서 달라질 수는 있다. 지금은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도 왼손 타자가 헛칠 정도로 움직임이 좋다"고 말했다.

윌슨의 생각을 더 들어봤다. 그는 김정민 코치의 "투수의 강점(윌슨은 제구력, 변화구 구사 능력)을 살려 유리한 볼 카운트를 만들면 타자의 약점을 공략할 기회가 온다"는 말과 같은 의견을 냈다. 윌슨은 "삼진은 상황의 산물일 뿐"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삼진은 상황의 산물이다. 나는 삼진을 잡겠다는 의도를 갖고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여러 구종을 쓰지만 수비를 믿고 던질 뿐이다. 어제(6일 롯데전 6이닝 8탈삼진)는 운 좋게 삼진을 잡을 만한 상황이 왔고 헛스윙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공인구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와 KBO 리그의 차이는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진흙을 바르느냐다. 여기서는 상자에서 꺼내서 바로 준다. 던지는 데 큰 차이는 없는데 그래도 계속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라고 했다. 공과 탈삼진의 연관성을 찾지는 않았다.

▲ LG 타일러 윌슨 ⓒ 한희재 기자
윌슨에게 기본이 되는 구종은 역시 투심 패스트볼이다. 주로 오른손 타자에게 많이 쓰지만 왼손 타자에게도 던진다. 그는 "어제(6일)는 날씨가 추워서 야수들을 빨리 쉬게 하고 싶었다. 땅볼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진 편이다"라고 밝혔다.

두 가지 직구로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게 윌슨의 목표다. 그는 "몸쪽 투심과 바깥쪽 포심, 바깥쪽 투심과 몸쪽 포심을 섞으면 타자는 네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계속 9개 팀을 상대로 던져야 할 텐데,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다른 무기도 쓸 생각이다. 계속 좋은 결과를 나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탈삼진 1위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윌슨은 "나는 '빅 스탯 가이'가 아니다. 내가 탈삼진 1위인 건 모르고 있었다. 그런 기록보다는 내가 던질 때 팀이 이기느냐, 그게 아니더라도 늘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번 승리의 기운을 앞으로도 계속 이었으면 좋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3월 24일 NC전 6이닝 7K 

1회 나성범 직구 헛스윙
1회 모창민 슬라이더 헛스윙
2회 권희동 슬라이더 서서
2회 손시헌 슬라이더 헛스윙
2회 신진호 슬라이더 헛스윙
4회 손시헌 슬라이더 헛스윙
6회 이종욱 직구 서서

3월 30일 KIA전 6이닝 9K

1회 버나디나 슬라이더 서서
1회 최형우 슬라이더 헛스윙
2회 나지완 슬라이더 서서
2회 안치홍 직구 헛스윙
4회 나지완 직구 헛스윙
4회 정성훈 직구 헛스윙
6회 정성훈 직구 헛스윙
6회 김민식 커브 헛스윙
6회 김선빈 커브 서서

4월 6일 롯데전 6이닝 8K

3회 신본기 직구 헛스윙
3회 나종덕 직구 헛스윙
3회 김문호 투심 헛스윙
4회 이대호 슬라이더 헛스윙
5회 채태인 슬라이더 헛스윙
5회 번즈 슬라이더 헛스윙
5회 한동희 슬라이더 헛스윙
6회 채태인 직구 헛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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