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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명을 일으킨 송진우 코치의 한마디

작성일: 2018.04.14 13:0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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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영명은 지난 12일 KIA와 경기에서 1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투수들은 대부분 불펜보다는 선발을 선호한다. 매일 등판을 준비해야 하는 불펜 투수와 달리 선발투수는 등판 간격이 일정하기 때문이다. 팀의 처음을 책임진다는 명예도 따른다.

2003년 데뷔한 안영명은 14시즌을 뛰었는데도 보직이 확실하지 않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팀에 희생을 했다. 프로 생활 내내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이 기간 동안 쌓은 기록은 50승(46패)이 전부. 중간으로는 홀드 36개, 세이브 16개를 올렸다. 보직에 따라 기록을 쌓은 다른 투수들과 달리 내세울 만한 기록이 없다.

FA 계약을 맺고 맞이한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안영명은 시즌 전까지 확실한 보직이 없었다. 선발 후보에도 불펜 후보에도 끼여 있었다. 시범경기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송진우 한화 투수 코치가 그에게 찾아갔다. 송 코치는 "영명아, 구원으로 해 보자"라고 말했다.

내심 선발을 바라고 있었다면 실망스러울 법한 송 코치의 말. 그러나 안영명은 주저하지 않고 "알겠습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송 코치와 안영명은 선수 시절 선후배로, 지금은 코치와 선수로 연을 이어 가고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안다. 송 코치이기에 안영명에게 불펜으로 가라는 통보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지난 10일 KIA와 경기에서 안영명은 3-3으로 팽팽히 맞서 있던 7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안영명은 탈삼진 1개를 곁들여 2이닝을 안타와 4사구 없이 무실점으로 막고 4-3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시즌 첫 승리가 그에게 따라왔다.

안영명의 구속은 줄곧 145km 안팎을 유지했다. 이날 그가 구사한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까지 나왔다. 지난 14시즌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팔이 성치 않았고 지난해 평균 구속이 138.5km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했을 땐 눈에 띄는 변화다.

구속 증가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13일 삼성과 경기에서 구원 등판한 안영명은 포수 사인이 나옴과 동시에 투구 동작에 들어갔다. 투구 템포가 워낙 빨라 강한울은 황급히 타임을 불렀다. 안영명은 투심 패스트볼을 활용해 1⅓이닝을 순식간에 무실점으로 막았다. 전성기 시절 보여 줬던 ‘칠 테면 쳐 보라는 식’의 투구였다. 당시 안영명의 별명은 '싸움닭'이었다.

안영명은 "감독님과 송진우 코치님이 팀에 계실 때(2011년) 내가 중간 투수였다. 내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들"이었다"며 송 코치님께선 워낙 많은 상황들을 경험하지 않았나. 힘 있는 타자는 이렇게 요리하라는 등, 상황에 따라 어떻게 던지라는 것을 많이 주문했다"고 말했다.

안영명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맺으면서 "내 장점은 중간과 선발이 모두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직 욕심이 없이 팀 사정에 맞춰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경험이 적은 투수들이 많은 팀 사정상 안영명의 존재는 한화 불펜에 필수적이다. 한 감독은 “안영명의 스타일이 올 시즌에 나오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안영명은 "난 매번 왔다 갔다 했다. 시즌 중에도 왔다 갔다 했다. 그게 내 장점 아니겠나. 유틸리티로 이쪽저쪽, 바로바로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송 코치는 "영명이와 내가 한 마디로 '통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금으로선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안영명을 비롯해 이태양과 송은범을 중간 필승조로 고정시킬 뜻을 밝혔다. 철저한 분업화로 선수단에 혼란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제야 찾은 보직, 그리고 돌아온 구속까지. 안영명의 야구 인생 2막이 활짝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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