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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의 W빌드업] 이집트, 이란이 보여준 '밀집 수비'가 흥하고 망하는 법

작성일: 2018.06.16 09: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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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완패를 딛고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운 이란.
▲ 이란은 모로코의 맹공을 버티고 마지막 순간 득점에 성공했다.
▲ 이란은 모로코의 맹공을 버티고 마지막 순간 득점에 성공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나선 이집트는 우루과이와 무승부 직전까지 갔다. 밀집 수비 전술이 주의해야 할 점을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았다면 '졌지만 잘 싸웠다'는 위로는 듣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이집트는 15일 밤 9시(이하 한국 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 리그 A조 1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1로 석패했다. 정규 시간이 다 지나간 시점에서 1골을 실점했다.

한편 이란은 15일 밤 12시에 열린 조별 리그 B조 1차전 모로코와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정규 시간 90분이 모두 지나고 후반 추가 시간 경기 종료 직전에 천금 같은 골을 기록했다.

이집트와 이란은 상대적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싸우는 법을 제대로 보여줬다. 개인이 싸우는 대신 팀 전체로 우루과이의 선수들과 맞서길 선택했다.

우선 수비는 인내하면서 버틴다. 하지만 수비만 하진 않는다. 적절한 역습으로 상대를 괴롭힌다. 오픈플레이에서 교착 상태가 깨지질 않을 땐 세트피스가 중요하다. 이집트도 이란도 밀집 수비로 잘 싸웠지만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은 작지만 큰 차이 '세트피스' 집중력이었다.

▲ 이집트는 쥐가 나도록 인내하며 우루과이의 공격을 버텼다.

◆ 인내하는 수비는 뚫기 어렵다

익숙한 수비 전술이었다. 이집트는 4-2-3-1 포메이션, 사실상 4-5-1 형태로 단단하게 수비를 쌓았다. 수비 라인 컨트롤이 아주 좋았다. 최후방 수비 라인을 페널티박스 앞쪽에 잡으려고 노력했다. 너무 전진하면 수비 뒤 공간을 줄 수 있었고, 너무 물러나면 중거리 슛을 주거나 단순한 크로스에서 바로 찬스를 내줄 수도 있었다. 크로스가 올라올 땐 수비수들이 페널티박스 안에 모여 밀집 수비를 펼쳤다. 이집트는 이따금 우루과이의 공세에 밀려 페널티박스 안까지 최종 수비 라인이 물러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90분 내내 경기 운영을 잘했다.

이란의 수비는 조금 더 노골적이었다. 수비 라인은 페널티박스 바로 앞까지 물러섰다. 최전방까지 약 30미터 내에 모든 선수들이 모였다. 모로코가 빌드업을 할 때는 내버려두고 위험 지역으로 들어올 때 수비를 시작했다. 신체 조건에서 밀릴 것이 없는 이란은 강력하게 상대를 압박했다. 위기가 있었지만 몸을 던진 수비와 브리란반드 골키퍼의 선방으로 버티기에 나섰다.

이집트는 점유율 43%를, 이란은 36%를 기록했다. 공격을 받는 시간이 많긴 했지만 인내하면서 두 팀 모두 뜻대로 경기를 풀었다.

▲ 아즈문의 이 역습이 성공했다면 이란은 조금 더 편하게 갈 수 있었을 것이다.

◆ 역습이 있어야 두 줄 수비가 완성된다

수비 축구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90분 내내 수비만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수비 축구에서도 공격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수비수들이 한숨 돌릴 여유를 줄 수 있다. 공격을 펼치는 상대가 마냥 공격에만 집중하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다. 즉 수비 라인을 완전히 올려놓고 공격에만 힘을 쏟을 수 없다는 뜻이다. 역습은 일방적인 수비 흐름 그리고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는 중요한 방법이다.

이집트는 역습을 적절히 활용했다. 이집트는 전반부터 측면을 살려 역습을 진행했고, 우루과이의 집중력이 떨어진 후반전 중반 이후부턴 조금 더 적극적인 역습을 했다. 이집트는 8개 슈팅을 기록했다. 우루과이 14개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기록은 아니다. 우루과이가 디에고 고딘을 중심으로 워낙 노련한 수비를 펼친 것이 버거웠다.

이란도 마찬가지다. 이란은 슈팅 8개를 기록했고 2개를 골문 안쪽으로 보냈다. 모로코가 경기를 주도하고 13개 슈팅을 기록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무엇보다 이란은 전반 43분 역습에서 에브라히미-아미리-아즈문까지 이어지는 부드러운 공격 전개로 골키퍼와 1대1로 맞서기도 했다. 득점과 다름없이 좋은 찬스였다.

▲ 세트피스에서 무너지는 이집트.

◆ 넣을 때도, 먹을 때도 세트피스를 조심해야 한다

이집트와 이란. 두 팀의 승패 차이는 세트피스에서 갈렸다. 이집트는 경기 막판 프리킥에서 헤딩 골을 줬고, 반대로 이란은 경기 종료 직전 날카로운 크로스로 모로코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오픈플레이 상황의 수비력과 관계없이, 세트피스는 골이 터지기 쉽다. 물론 그것이 득점이 될 수도, 실점이 될 수도 있다.

이집트는 어리석게 세트피스를 줬다. 후반 42분 카바니에게 반칙을 범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프리킥을 내줬다. 카바니의 프리킥이 골대를 때려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이집트는 다시 한번 어리석은 반칙을 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호세 히메네스를 넘어뜨린 것. 수적으로 2대1로 유리했고 측면에 몰아둔 상태라 반칙을 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 결국 이 프리킥에서 히메네스가 골을 터뜨렸다.

반대로 이란은 세트피스에서 득점을 터뜨렸다. 경기 막판까지도 수비에 무게를 두는 것 같았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얻은 프리킥은 곧 마지막 득점 기회기도 했다. 에흐산 하지사피의 강력한 프리킥은 아지즈 부하두즈의 머리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수비 축구에서 세트피스는 위기이기도, 또한 기회이기도 하다. 단단한 수비에 흠집이 날 수 있는 시기인 동시에, 기회가 부족한 수비 축구가 상대를 공략할 절호의 찬스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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