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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VIEW] 3차전서 최고였던 한국…'통쾌한 반란'은 첫판부터 시작해야 했다

작성일: 2018.06.28 06:36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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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전 득점 뒤 감격을 감추지 못하는 손흥민.
▲ 1차전 스웨덴과 경기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침통한 손흥민. 표정이 대조된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통쾌한 반란'은 첫판에서 시작했어야 했다. 2패를 안고서 최고의 경기력을 냈지만 16강 진출을 이루기엔 부족했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7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 리그 3차전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2-0으로 잡았다.

한국은 1승 2패로 결국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1,2차전 연패가 뼈아팠다. FIFA 랭킹 1위를 꺾고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 작은 성과였다.

◆ 한국은 독일을 이길 자격이 있었다

한국은 독일이 전개한 다양한 공격의 방식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한국은 두 줄 수비를 펼쳤다.이따금 결정적인 크로스나 패스 기회를 주긴 했지만 그래도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 윤영선과 김영권의 중앙 수비수 조합의 집중력이 좋았고, 장현수가 중원과 수비를 오가면서 힘을 보탰다.  한국은 118km를 뛰면서 115km를 뛴 독일을 활동량에서 압도했다. 독일이 슛은 많이 때렸지만 한국의 수비를 넘지 못했다. 결정적인 기회들은 조현우 골키퍼가 환상적인 선방을 했다. 한국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독일 선수들을 1대1로 잘 따라붙으면서 수비 조직을 유지했다. 

역습에선 손흥민의 개인 능력을 믿었다. 손흥민은 아예 후방으로 나오거나, 수비 뒤를 파는 움직임을 펼치고, 수비를 등지기도 했다. 손흥민이 공을 관리하면서 다른 선수들이 나올 시간을 벌었다.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공격적으로 경기에 나선 독일의 뒷문을 불안하게 했다.

한국이 경기를 잘 풀자 독일도 조급해졌다. 같은 시간 벌어진 멕시코-스웨덴전에서스웨덴이 먼저 득점을 터뜨리면서 앞서갔다. 1승 1패를 기록한 독일도 승리해야 16강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 점점 경기가 풀리지 않자 조급해졌다. 승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잘 버티던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경기를 뒤바꿨다. 후반 추가 시간이 3분 지났을 시점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 끝에 김영권이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가 VAR 끝에 득점이 선언됐다. 후반 추가 시간 6분에는 손흥민이 전진한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실수를 노려 최후방으로 침투한 뒤 빈 골문에 공을 밀어넣었다. 

독일이 80년 만에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는 순간. 그리고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에 무너지는 첫 순간이었다.

▲ 한국은 1%의 가능성을 바라야 했던 최종전에서 가장 멋진 경기력을 뽐냈다. ⓒ연합뉴스
▲ 한국은 1%의 가능성을 바라야 했던 최종전에서 가장 멋진 경기력을 뽐냈다. ⓒ연합뉴스

◆ 평가전 같았던 1,2차전…한국은 2연패를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이 3차전을 앞두고 그렸던 그림은 독일에 2골 차이 이상 승리. 그리고 멕시코의 승리였다. 스웨덴, 독일과 함께 나란히 1승 2패를 기록하고 골득실과 다득점 등 다른 요소들을 따져 우위에 서는 것이 한국의 전략이었다.

계획했던 한국은 세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빈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러시아 월드컵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그것도 지난 대회 우승 팀이자 FIFA 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그러나 한국은 16강 진출엔 실패했다. 스웨덴이 멕시코를 꺾으면서 2패를 떠안았던 한국은 독일을 100골 차로 앞선들 16강엔 갈 수 없었다. 2골 차 승리는 자랑스러웠지만 결과는 1승 2패. 월드컵 16강에 오르기엔 부족한 성적이었다.

▲ 똘똘 뭉친 한국 선수단을 토니 크로스를 월드컵에서 '쫓아'냈다.

◆ 본선에서 발전한 경기력…첫 경기부터 '최고조'로 맞았어야 했다

조별 리그 3경기를 돌아보자. 마치 앞선 1,2차전은 평가전과 같았다. 한국의 약점을 확인하고 또 패배 직후 빠르게 약점을 수정하면서 독일전을 맞았다. 첫 경기에서 너무 무력했다. 2차전은 좋아졌지만 디테일이 부족했다. 3차전에서야 원하는 경기력이 나왔지만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이미 자력으로 확정하기엔 늦었다.

1차전 스웨덴과 경기에서 '변칙' 4-3-3 포메이션을 뽑아들었지만 무기력했다. 평소 공격적인 경기를 즐기는 신 감독 스타일은 없었다. 수비 전술도 결국 승리하기 위한 포석이지만 한국은 그저 수비만 했다. 워낙 뒤로 물러나 역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VAR 끝에 내준 페널티킥이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한국이 승리할 수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멕시코와 2차전에선 한국이 잘하는 경기를 들고 나왔다. 경기력에선 훨씬 짜임새가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전에 지난해부터 갈고 닦았던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두 줄 수비가 힘을 발휘했다. 한국은 간격을 좁혀 기술이 뛰어나고 발이 빠른 멕시코가 달릴 공간을 주지 않았다. '선 수비 후 역습'이 됐다. 손흥민이 여러 차례 수비 뒤 공간을 공략했다. 비록 실수로 무너졌지만 한국은 멕시코를 여러 차례 위협했다.

독일전은 앞선 두 경기의 교훈을 제대로 안은 결과였다. VAR과 성급한 태클에 고전한 것을 충분히 알고 경기를 펼쳤다. 수비수들은 핸드볼을 피하기 위해 팔을 뒤로 하고 수비했고, 성급한 수비 대신 기다리면서 각도를 먼저 잡는 데 주력했다. 공격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알고 수비 라인도 페널티박스 바깥까지 지속적으로 밀고 나왔다. 지나치게 엉덩이를 빼면 반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본선 도전이었다. 신태용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1년도 되지 않았다. 최종 예선 통과에 힘을 싣느라고 귀중한 지난해 10월 A매치를 K리그 선수들을 제외하고 치러야 했다. 지난해 11월 A매치와 올 3월 A매치 기간, 그리고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소집된 5월부터 1달 정도의 시간을 함께했을 뿐이다. 최종 예선부터 차근차근 조직력을 다진 경쟁자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여기에 권창훈, 이근호, 김민재, 김진수, 염기훈 등 월드컵 참가가 유력했던 선수들의 이탈로 플랜A 수정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리백을 비롯해 다양한 전술 실험이 본선을 앞두고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비록 멕시코, 독일전에서 플랜A가 가장 낫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다소 시점이 늦었다.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참패 뒤 이영표 KBS 해설 위원의 발언이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증명을 해야 할 자리에서, 실험과 평가를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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