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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멘붕'의 한국 내야,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작성일: 2018.08.28 06:00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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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황재균-박병호-김하성-안치홍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고유라 기자]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국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라운드 인도네시아전 선발 라인업을 본 대부분이 당황스러운 느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한국은 이정후(중견수)-안치홍(3루수)-김현수(좌익수)-박병호(1루수)-김재환(지명타자)-이재원(포수)-손아섭(우익수)-황재균(유격수)-박민우(2루수)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전날(26일) 대만전에도 나왔고 이재원의 인도네시아전 선발 출장은 예정된 일이었다.

하지만 황재균과 안치홍의 포지션은 낯설었다. 황재균은 2011년 롯데 시절 이후 7년 동안, 안치홍은 2009년 이후 9년 동안 한 번도 나서본 적이 없는 포지션에 들어갔다. 현장에서 라인업을 받아든 기자들도 오타가 아닌지 술렁거렸다. 잠시 후 유격수 자원인 오지환, 김하성이 함께 장염과 고열 증세로 경기장에 나오지 못했다는 게 KBO의 발표로 알려졌다.

황재균은 1회초 깊은 코스로 오는 공을 잡다 놓치며 내야 안타를 만들어주긴 했지만 이후 병살 플레이도 무리 없이 연결시키면서 유격수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켰다. 안치홍 역시 신인 시절 이후 서 본 적 없던 3루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미스 플레이 없이 경기를 마쳤다. 기본적인 포구, 송구 능력이 되는 내야수들이기 때문에 세밀도의 차이 빼고는 흠잡을 곳이 없던 경기였다.

문제는 이 포지션으로 슈퍼 라운드까지 치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장염에 걸린 선수들이 걱정이다. 열이 39도 정도 된다고 한다. 쉽게 낫지 않으면 슈퍼 라운드까지 지금의 포지션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하성과 오지환 외에 투수 정우람 역시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 도핑 테스트 때문에 약을 세게 처방하기도 어렵다. 결승전 전까지 푹 쉬며 낫기만을 바라는 게 최선이다.

꼬여버린 포지션은 단지 선발 과정의 문제는 아니다. 24명의 최종 엔트리 중 내야수는 6명이었다. 누구든 2명이 한꺼번에 빠지면 나머지 4명의 내야수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짜야 하고 그 선수들이 결장 없이 경기를 다 치러야 한다. 한꺼번에 2명이, 그것도 같은 포지션에서 빠질 것이라곤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서 3루수까지 훈련했던 백업 멤버 오지환이 빠진 것은 대표팀의 내야 활용 폭을 더욱 좁아지게 했다.

라인업이 낯선 이유 중 하나는 프로 선수들과 아마추어 야구 룰의 간극이다. 청룡기, 황금사자기 등 아마추어 대회를 보면 경기 중에 투수가 외야로 이동했다가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도 하고 야수가 내야 전 포지션을 오가는 것도 이따금 보인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다른 팀들 역시 24명의 엔트리로 대회를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아마추어 룰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전원이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은 투수를 8명으로 기용하고 있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나온 국제 대회에서 내야수 2명이 빠졌다면 다른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크긴 하겠지만 지금처럼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한 팀에서 주전으로 한 포지션만 전문적으로 맡고 있다. 이 선수들에게 아마추어 룰을 적용하고 거기서 2명이 빠지자 '멘붕의 라인업'이 나온 셈이다. 

물론 선수 생명을 길게 보장하고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프로처럼 한 포지션에 고정시키고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아마추어의 문제인 혹사도 쓰는 선수만 돌려가면서 쓰는 선수 활용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아마추어 식의 야구가 옳은 것은 아니지만, 유격수 황재균이 안긴 충격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의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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