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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선동열호, 너희들의 방망이를 믿어라

작성일: 2018.08.29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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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야구 대표 팀 힘겹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있다. ⓒ 연합뉴스
▲ 주장 김현수는 이번 대회에서 유독 방망이가 무겁다(가운데).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단 김민경 기자] "선수들이 당연히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큰 거 같다."

선동열 한국 야구 대표 팀 감독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 리그 3경기를 치른 뒤 한 말이다.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하며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26일 대만에 1-2로 패하면서 꼬였다. 27일 인도네시아전은 5회 15-0 콜드게임 승리. 28일 홍콩전은 21-3으로 이기긴 했으나 정규 이닝을 모두 뛰어 '졸전'이란 평을 들었다.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선 감독을 비롯한 야구인들은 '부담감' 또는 '압박감'을 원인으로 꼽았다. 아시아게임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대만 정도가 프로 야구 리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엔트리 24명을 모두 프로 선수로 꾸린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은 23명 모두 사회인 야구 선수로 구성했고, 대만 역시 24명 가운데 17명을 실업 리그 선수로 채웠다. 일본 언론이 이번 대회 우승 판도를 예상하며 '한국을 일본과 대만이 쫓는 싸움'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최정예 선수로 꾸린 만큼 '지면 망신'이라는 마음이 컸다. 아울러 병역 혜택 문제와 관련 있는 선수들, 또 선발 과정에서 잡음이 있던 선수들은 눈에 보일 정도로 부담감을 느꼈다. 선 감독은 이런저런 논란을 잠재울 방법은 금메달을 따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은 "금메달을 반드시 따겠다"고 다짐하며 자카르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각오 대로면 한국은 경기마다 상대 팀을 압도해야 했다. 일본 정도만 까다로운 상대가 될 거로 여겼다. 한국의 화력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리그 30홈런 타자 박병호와 김재환이 있고 김현수, 손아섭, 양의지, 안치홍, 황재균까지 20홈런 언저리를 친 타자들이 줄줄이 있었다. 

그러나 대만전에 나선 한국 타자들은 힘껏 방망이를 돌리지 못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넓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쳐야 하는 타이밍에도 기다리는 소극적인 타격을 했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자 더욱 위축됐다. 1-2로 끌려가는 흐름을 끝내 뒤집지 못한 이유다. 

▲ 대만전 1-2 패배 후 고개 숙인 선수들. ⓒ 연합뉴스
홍콩전은 5회 이전에 5득점에 그치며 답답한 공격을 이어 갔다. 홍콩 선발 양 쿤 힌의 '아리랑볼'에 대처하지 못해 계속해서 뜬공이 나왔다. 9회가 돼서야 타선이 폭발했다. 황재균의 만루포를 시작으로 이정후, 이재원, 박병호가 홈런을 신고하며 대거 10점을 뽑았다.

선 감독은 "선수들이 당연히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큰 거 같다. 초반 플레이는 경직돼 있었다. 9회에 한꺼번에 점수가 났는데 초반부터 그렇게 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력상 압박감은 홍콩이 느껴야 할 거 같은데, 도리어 한국이 상대가 너무 약해서 압박감을 느낀 셈이다.   

한국은 30일 일본과 슈퍼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더는 부담감과 압박감을 이유로 앞세울 수 없는 라운드로 왔다. 금메달을 생각한다면 더는 소극적인 플레이가 나와선 안 된다. 

선 감독은 "중심 타선의 압박감이 특히 심한 거 같다. 최대한 편하게 하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스스로 압박감을 풀어가야 한다"며 이제는 선수들이 부담감을 내려놓길 바랐다. 선수들은 "이판사판으로 열심히 해야 한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슈퍼라운드부터는 '한국을 일본과 대만이 쫓는 싸움'이란 평가에 걸맞은 플레이를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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