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는 14일 현재 56승63패로 7위에 랭크돼 있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5위 LG와 3경기 차가 나 있는 탓에 매우 힘겨운 상황인 것 만은 분명하다.

때문에 적지 않은 선수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 주지 못한다는 질책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선수가 최형우다. 최형우는 5년 만에 100타점 이하 시즌을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미 4번 타자 자리를 안치홍에게 내주고 3번으로 자리를 옮긴 지 오래다.

그러나 기록만으로는 최형우를 비난하기 어렵다. 이전보다 다소 기대치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는 여전히 KBO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숫자로는 최형우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형우는 14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팀이 필요로 한 순간에 꼭 필요한 한 방을 쳐 냈다.

1회 무사 1, 2루에서는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았다. 3-5로 뒤진 6회에도 적시타를 치며 점수 차를 한 점으로 좁혔다.

6회 찬스는 김선빈의 투런 홈런이 나온 이후 만들어진 2사 2루 기회였다. 최형우는 여기에서도 좌전 적시타를 치는 활약을 펼쳤다.

최형우는 A급 타자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3할 타율과 4할 출루율, 5할 장타율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다만 장타율이 지난해 5할7푼6리에서 5할5푼6리로 떨어진 것이 아쉬움을 남길 뿐이다.

그러나 최형우가 여전히 좋은 타자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기록으로는 최형우의 단점을 찾기가 여전히 어렵다.

최형우의 장타력이 떨어지며 그의 파워를 의심하는 눈초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록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최형우의 부진 원인을 나이에서 찾으려면 일단 구속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를 알아봐야 한다. 타자의 노쇠화는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지면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형우는 그런 기준에서 벗어나 있다. KBO리그서 투수들이 던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구속은 141km에서 150km 사이다. 그 이상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많지 않다.

최형우는 이 구간에서 매우 인상적인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141km에서 150km 구간으로 들어오는 공은 35%나 됐다. 최형우는 그 중 4할 이상(.418)을 안타로 만들어 냈다.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 싸움이나 상황 대처 능력도 여전히 살아 있다. 시속 130km 이하의 느린 공, 즉 변화구에서도 각각 3할9푼7리와 3할5푼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형우가 여전히 중심 타자로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최형우의 가치는 숫자적으로 여전히 매우 높은 위치에 속해 있다.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도 살아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형우에 대한 기대치가 높게 형성돼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했는지에 대해선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최형우가 남은 시즌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원위치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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