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세계선수권대회는 예전과 비교해 중요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결코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무대가 아닙니다. 한 경기, 한 세트라도 따내려고 전력투구해야 하는 대회입니다."

한 배구 관계자의 말이다. 국제 대회는 어린 선수들의 '경험의 장'이 되기도 하지만 중요한 무대는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여자 배구 대표 팀의 올해 마지막 일정인 세계선수권대회는 후자에 속한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세계 랭킹 10위)이 2020년 도쿄 올림픽으로 가는 첫 발걸음을 뗀다. 한국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일본 6개 도시(오사카 요코하마 삿포로 고베 나고야 하마마츠)에서 진행되는 2018년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1라운드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1라운드의 승패와 승점은 2라운드의 순위 계산에 합산한다. 2라운드에 진출했을 때 1라운드 성적을 그대로 안고 간다는 뜻이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아시안게임과 달리 FIVB 세계 랭킹 포인트가 부여된다. 이번 대회에서 가능한 한 많은 포인트를 받아야 내년 7~8월 열릴 예정인 도쿄 올림픽 세계 예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선다.

▲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정호영 ⓒ 스포티비뉴스

도쿄 올림픽 세계 예선은 2019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한 1위부터 24위까지 팀들을 6개 조로 나눠 풀리그 형식으로 치러진다. 순위가 높아야 '죽음의 조'를 피할 수 있다.

지난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한국은 전승을 거두며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 그러나 한국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한국은 미국, 러시아, 태국, 아제르바이잔, 트리니다드토바고와 C조에 편성됐다.

세계 정상권 팀인 미국(세계 랭킹 2위)과 러시아(세계 랭킹 5위)는 이기기 어려운 상대다. 또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태국(세계 랭킹 16위)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한국의 2라운드 진출은 1라운드 초반 일정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가장 먼저 만나는 팀은 태국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태국의 끈끈한 조직력과 준비된 전략에 무릎을 꿇었다.

전 국가 대표 세터이자 KBSN 이숙자 해설 위원은 "아시안게임에서 태국은 한국에 대한 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나왔다. 김연경의 공격 코스를 완벽하게 꿰뚫고 수비 위치를 철저하게 잡았다"고 분석했다.

▲ 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첫 상대인 태국은 물론 다음 경기인 아제르바이잔전도 중요하다. 경쟁력 있는 여자 배구 프로 리그를 보유한 아제르바이잔은 지난해 9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다. 또 2014~2015 시즌 V리그에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뛴 폴리(29, 폴리나 라히모바)가 버티고 있다.

약체인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이긴다는 가정 아래 태국과 아제르바이잔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대다.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인지한 대표 팀은 추석 연휴 동안 수지 않고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몇몇 선수들도 교체됐다. 우선 리시브와 수비 라인 보강에 집중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주전 리베로로 활약한 김해란(흥국생명)이 복귀했다. 리시브와 수비를 위해 오지영(KGC인삼공사)이 가세했다.

주전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를 받쳐 줄 백업 세터로는 이나연(IBK기업은행)이 합류했고 부상을 털어 낸 이소영(GS칼텍스)이 다시 태극 마크를 달았다.

한국은 오는 29일 열리는 태국전에서 설욕에 도전한다. 1, 2차전인 태국, 아제르바이잔과 경기에서 승자가 될 경우 '죽음의 조'에서 생존할 가능성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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