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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시선] 나락으로 빠지던 제주, 구단 아닌 '선수단이 막았다'

작성일: 2018.10.30 13:00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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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나락을 막은 선수단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마지노선은 지켰다. 제주 유나이티드가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33라운드)에서 FC 서울을 1-0으로 이겼다. 6위. 자력으로 상위스플릿을 확정했다. 2017시즌 준우승 팀이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그리고 치른 포항 스틸러스와 상위스플릿 첫 경기에서 또 웃었다. 제주가 팀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상위스플릿이 확정되고 지난 23일 조성환 제주 감독과 어렵게 통화했다. 당시 조성환 감독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그는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나지막하게 'ACL 출전'을 말했다. 

"지금 상위스플릿 최하위(6위)인데, 좋은 경기력을 팬들에게 선보이면서 높은 위치에 가고 싶다. 다시 한번 더 작년 시즌 부진했던 ACL에 도전하고 싶다. ACL 출전이 목표다." 

조성환 감독의 목소리는 활기찬 적이 별로 없었다. 제주는 2018시즌 내내 부진했다. 어쩌면 예고된 참사일 수도 있다. 2016시즌 리그 3위. 만 6시즌 만에 제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복귀했다. 구단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 윤빛가람, 정운, 안현범, 이창민의 짜임새 있는 축구로 2017시즌 리그 준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랐다. 

성적은 좋지만, 구단의 투자는 줄었다. 많은 관중이 들 수 없는 제주의 지리적 특성 등 여러 가지 요인이 투자 감축의 이유로 거론됐다. 2018시즌, 여전히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출전하지만 제주는 꾸준히 '강팀'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갈림길에서 뒷걸음질 쳤다. 군 문제로 윤빛가람, 안현범, 정운 등이 떠났는데 상응하는 보강은 없었다. 

전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울산 현대가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 전북 현대 역시 여전히 막강한 스쿼드를 구축했다. 2017시즌 상위권 팀 중 전력 보강이 가장 미진했던 제주는 7월부터 15경기 무승(8무 7패)에 빠졌다. 새로 영입된 외국인 공격수 찌아구도 뒤늦게 시동이 걸렸다. 15경기 무승을 끊고 31라운드 전남 드래곤즈, 32라운드 경남 FC, 33라운드 서울을 각각 1-0으로 꺾어 반등의 여지를 마련했다. 

후반기 김성주가 영입된 게 전부다(김호남과 이광선이 군 복귀했다). 제주 선수단은 무승이 길어지자 자발적으로 삭발했다. 군 복귀한 김호남은 민간인이 돼 머리를 길고 나와 다시 삭발했다. 그만큼 팀은 절실했다. 조성환 감독의 간절한 마음과 선수단의 정신력이 마지막 반등의 힘을 낸 요인이다. 

▲ 제주 조성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의 2019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 가능성이 적은 게 사실이다. 6위의 제주(승점 47)의 노림수는 울산(2위, 승점 59)이 FA컵 우승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을 따고, 차순위에 오르는 방법이다. 4위 수원 삼성(승점 49), 5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7점)와 일전은 승점 6점짜리 경기다. 

3-5-2 일관된 전술이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조성환 감독은 그 안에서 선수 구성을 바꾸고, 시즌 중반이 지나선 포백으로 전환하며 몸부림 쳤다. 주축 선수 이창민의 부상이 길어졌고, 주장 권순형의 경기력도 지난 시즌만 못한 치명적인 내부 문제를 어떻게든 이겨내려 했다. 

투자가 없으면 도태된다. K리그의 현실은 언제나 구단에 무작정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프로니깐 프로여서 투자와 상응하는 보상이 없으면 팀의 뒷걸음질을 막긴 어렵다. 

주축 선수를 잇달아 내주는 차디찬 제주의 현실을 선수단이 몸으로 막고 있다. 2018시즌 제주가 만약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졌다면, 구단은 2019시즌 투자하는 데 더 인색할 것이다. 그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지금 조성환 감독과 선수단이 온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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