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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온 문학의 가을, 박정권이 기다리고 있었다

작성일: 2018.10.28 06:00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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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뒤 기뻐하는 박정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SK 와이번스 내야수 박정권은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라고 했다.

박정권은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8로 맞선 9회 1사 1루에서 김상수를 상대로 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10-8 승리를 이끌었다. 2012년 한국시리즈 이후 인천 문학동에서 포스트시즌이 열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2015년, 2017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원정 경기). 박정권은 오랜만에 홈 구장으로 찾아온 가을 야구에서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안겼다.

박정권은 이날 홈런으로 역대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7개)을 세웠다. 이날 전까지 역대 포스트시즌 49경기 160타수 51안타(9홈런) 34타점 타율 3할1푼9리를 기록하며 '가을 사나이'라고 불린 박정권이 올해도 어김 없이 가을에 돌아온 것. 2007년 창단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왕조를 구축했던 SK의 멤버로, 이제는 후배들에게 1군 자리를 내준 박정권. 이날은 왜 그가 여전히 가을에 부름을 받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모두가 기대한 홈런을 친 박정권이지만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예상 외로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생각 이상의 결과에 스스로도 놀란 듯 보였다. 그는 "안타, 홈런을 생각하기 보다는 1,2간에 공간이 많아서 득점권에 주자를 놓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치려고 했는데 결과가 너무 잘 나왔다"며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인데…"라는 말로 좌중을 웃게 했다.

박정권은 이어 가을에 강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항상 가을이 되면 받는 질문이다. 모르겠다. 그냥 재미있다. 몇 경기 못하고 끝날 수도 있으니 즐겨야 한다. 정규 시즌처럼 내일이 있고 다음주가 있는 게 아니니까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이 야구장에 나와 있는 이 자체가 재미있다. 그래서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유쾌한 대답을 내놨다.

박정권은 그저 "즐긴다"는 말로 가을 야구에 임하는 느낌을 전했지만 그의 가을 활약은 그냥 즐기기만 해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박정권은 방송 인터뷰에서 "상대 투수가 변화구 2개로 볼카운트 2볼에 몰렸기 때문에 직구 타이밍에서 늦지 않게만 치자, 포인트를 좀 앞에 놓고 치자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서도 투수를 상대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파악한 베테랑이었기에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것.

올 시즌 박정권의 1군 출장 경기는 단 14경기. 1군 엔트리 등록 일수는 25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팀이 올해 치르고 있는 경기 중 가장 그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임무를 완벽하게 해낸 박정권이다. 그는 후배들에게도 "긴장하면 힘이 들어간다. 힘 빼고 가볍게 즐기라"며 끝까지 여유 있는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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