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17, 휘문고)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할 가능성이 생겼다.

차준환은 지난달 28일 캐나다 퀘백주 라발에서 막을 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총점 254.77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사상 ISU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나온 첫 메달이었다.

이 대회를 마친 뒤 곧바로 핀란드 헬싱키로 향한 그는 이곳에서 열린 그랑프리 3차 대회에 출전했다. 이 대회에서도 차준환은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2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한 차준환은 그랑프리 포인트 22점을 획득했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선수당 최대 두 번 출전할 수 있다. 두 번의 대회에 출전해 많은 포인트를 얻은 6명은 그랑프리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파이널에 출전한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6차 대회까지 진행된다. 지난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5차 대회가 치러졌고 23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그르노블에서는 마지막 6차 대회가 진행된다.

현재 차준환은 올 시즌 그랑프리 포인트 순위 5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6차 대회 결과에 따라 그의 파이널 진출이 결정된다.

▲ 네이선 첸 ⓒ Gettyimages

그랑프리 포인트는 대회 우승자에게 15점을 준다. 준우승자는 13점, 3위는 11점으로 순위가 한 단계씩 떨어질 때마다 2점이 깎인다. 차준환의 올 시즌 그랑프리 2개 대회에서 모두 3위를 차지해 22점 포인트를 얻었다.

5차 대회까지 그랑프리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이는 하뉴 유즈루와 우노 쇼마(이상 일본)다. 평창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와 우노는 2개 대회 정상에 오르며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었다. 체코의 미카엘 브레지나도 26점으로 파이널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보로노프는 24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문제는 차준환이다. 현재 상황을 보면 차준환이 행운의 파이널 출전 티켓을 거머쥘 확률은 높다. 현재 차준환과 파이널 진출 경쟁을 펼치는 이는 드미트리 알리예프와 알렉산더 사마린(이상 러시아) 그리고 진보양(중국)이다.

이들 가운데 현재 그랑프리 랭킹 포인트가 가장 높은 이는 사마린이다. 그는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4위에 오르며 9점을 얻었다. 반면 알리예프와 진보양은 앞서 출전한 그랑프리 대회에서 모두 5위에 그치며 7점에 머물렀다.

이번 6차 대회에는 사마린과 알리예프 그리고 진보양은 물론 '점프 괴물' 네이선 첸(미국)이 출전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첸의 우승이 유력하다. 현재 포인트가 7점인 진보양과 알리예프는 무조건 이번 6차 대회에서 우승해야 파이널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첸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 첸이 우승한다는 전제하에 이들이 2위를 해도 차준환은 파이널에 진출한다.

문제는 사마린의 성적이다. 사마린이 6차 대회에서 2위를 하면 포인트 22점으로 차준환과 동률이 된다. 포인트가 같을 때는 출전한 두 개 대회 가운데 최고 성적으로 진출자가 결정된다. 이럴 경우 2위에 오른 사마린은 두 개 대회에서 모두 3위에 그친 차준환을 제치고 파이널 진출에 성공한다.

▲ 드미트리 알리예프 ⓒ Gettyimages

첸이 6차 대회에서 우승하고 사마린이 3위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 차준환은 파이널 진출 티켓을 거머쥔다. 사마린의 개인 최고 점수는 253.13점이다. 반면 진보양은 303.58점이고 알리예프는 274.06점이다. 그동안 국제 대회에서 거둔 성적과 최고 점수를 생각할 때 진보양과 알리예프는 사마린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여줬다.

차준환의 파이널 진출을 위해 첸은 물론 진보양과 알리예프의 선전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진보양과 알리예프가 부진한 경기를 펼친 뒤 사마린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 차준환의 파이널 진출은 무산된다.

알리예프와 사마린은 주니어 시절부터 차준환과 경쟁했다. 2016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알리예프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사마린이 은메달, 차준환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듬해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알리예프가 은메달, 사마린은 동메달, 차준환은 5위에 올랐다.

주니어 시절 차준환은 이들과 경쟁에서 한 걸음 뒤졌다. 만약 차준환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할 경우 시니어 무대에서 알리예프와 사마린을 추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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