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인터뷰] 신형민이 '최강' 전북의 주장으로 사는 법
작성일: 2018.11.29 15:00
한준 기자,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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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리더십이 좋다는 신형민은 K리그1 최강 팀 전북을 어떻게 이끌고 있을까. 인중과 턱에 숭숭 자랐던 수염은 신형민의 외모를 더욱 강인하게 보이도록 만들곤 했던 트레이드마크. 인터뷰를 진행한 지난 22일 신형민은 깔끔하게 면도를 하고 나왔다. 그 이유를 물으니 "아이들이 자꾸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잘랐다"고 말한다. 함께 인터뷰한 김신욱은 "수염을 자른 줄 이제야 알았다"며 웃는다. 수염은 신형민의 리더십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 김신욱의 설명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최강희 감독은 물론, 어느새 불혹이 된 이동국과 A 대표팀에서도 인정받는 '새내기' 김민재까지 신형민이 신경써야 할 곳은 차고넘친다. 압도적으로 K리그 우승을 따낸 전북, 그리고 그 전북의 주장으로 살아가는 법을 신형민에게 직접 물었다.

◆ 압도적 K리그 1강 전북에 대해
"예년에 비해 시즌 말미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우승 경쟁보다는 ACL 티켓하고 강등 경쟁이 오히려 더 치열한 것 같다. K리그가 최근 위축되면서 우리만 지나치게 부각된 것 같다. 이번 시즌엔 우리가 잘해서라기보다 경쟁했던 팀들이 물고물리는 경기가 많았다. 그래서 큰 승점 차이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북은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하기도 전에 2018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 선수들 역시 우승에 들뜨기보단 차분했다는 후문. 주장 신형민 역시 올해 K리그1은 예상보다도 더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전북이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겼고, 순위 다툼을 하는 팀들과 경기에선 유난히 강했다. 승점 차이를 순조롭게 벌려가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연초에 목표했던 트레블이 좀 아쉽게 됐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ACL 우승을 놓쳐서 정말 아쉽다. 선수들이 워낙 잘해줬다. K리그에선 압도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는데. 조금 더 집중했다면 ACL에서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픈 결과도 있었으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 탈락이다. 전북 선수들은 K리그1 우승보다 ACL 우승을 더 중요한 목표로 꼽기도 했었다. 뛰어난 선수들을 더블 스쿼드로 갖춰놓은 전북은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8강 1차전에서 수원 삼성에 0-3으로 패했고, 2차전에서 역전 직전까지 갔다가 결국 승부차기에서 신화용의 '미친' 선방을 넘지 못했다. 'K리그 최강' 전북의 주장은 '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서지 못한 것이 유난히 아쉬웠다.
"전북에 와서 ACL 첫 출전이었다. 수원과 8강 2차전에는 두고두고 후회가 남을 것 같다. 올해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 패했다.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오늘(22일) 조 추첨한다고 하는데 내년에 다시 좋은 기회가 돼서 우승하길 바란다."

◆ 편안한 리더십이 좋다
강한 외모만큼 경기 스타일도 화끈하다. 이른바 '닥공(닥치고 공격)'을 외치는 전북의 중원 가장 깊은 곳에서 신형민은 상대 공격수들을 누르는 임무를 맡는다. 거친 맛이 신형민의 매력이라고 하지만, 주장으로선 부드러운 리더십을 선호한다고 한다. 신형민은 "저는 편안한게 좋다. 아무래도 스타일상 후배들을 몰아치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라고 말한다.
"항상 매년 우승을 다투는 팀이다. 선수들 스스로가 전북 현대라는 자부심을 갖고 경기한다. 특별히 말하지 않아도 팬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경기를 뛰고 승리를 위해서 경기한다. 알아서 다들 잘한다. 저로서도 선수들에게 따로 할 말은 없다."
굳이 선수들을 강하게 휘어잡지 않아도 팀은 자연스럽게 잘 굴러간다. K리그에서도 잘한다고 손꼽히는 선수들이 모였다. 이미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팀의 목표는 항상 '우승'에 맞춰져 있다. 중요 경기를 앞두고도 따로 하는 말은 없다. 최강희 감독 역시 따로 선수들을 붙잡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없다고. 신형민은 "감독님이 아무 것도 말을 안 하시는 게 우리한테는 더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웃는다. 대신 "무언의 압박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부담은 갖지 않지만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 그래서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강한 것 같다"고 설명한다.
"타팀이라면 팀에서 최선참일 정도로 나이가 있는데, 나이가 많은 선배들… (이)동국이 형, (조)성환이 형 있고, (박)원재 형 있고. 중간에서 후배들이 요구하는 게 있고, 선배들이 요구하는 게 있고, 감독님에게도 말씀드려야 한다. 중간에서 잘해야 한다. 그런 점이 참 힘든 것 같다."오히려 신형민은 팀을 이끌기보다 중간에서 '조율'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고 말한다. 최고의 스타들이 모인 만큼 중간에서 부드럽게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한다. 동료 김신욱은 "전북의 주장이란 것은 영광스럽지만, 절대 하지 않겠다"며 웃었다.

◆ 스타군단 전북이 '팀으로' 강해지는 법
전북은 스타플레이어가 많다. 신형민도 "다른 팀엔 주요 선수가 2,3명 정도인데, 우린 6,7명은 된다"고 말한다. 굵직한 선수들이 많으니 오히려 팀은 삐걱일 수도 있다. 주장 신형민이 보는 전북은 어떻게 하나로 뭉치고 있을까. 앞서 언급한 대로 부드러운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도 개성 강한 선수들이 많으니 억지로 휘어잡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일터.
"전북으로 이적해온 선수들이 어려운 때가 많은 것 같다. 시즌 초반에 (임)선영이가 심적으로도 어려웠을 것 같다. 기회가 왔을 때 그걸 찾아가는 선수들이 많았던 것 같다. 쉽지 않은 기회를 잡았지만 자기 몫을 잘 했고, 이후론 자기 자리를 찾아가면서 중반기 이후부턴 득점도 해주고 선발로 계속 뛰었다. 광주에선 주축으로 뛰었는데 전북에서는 그렇지 못한 점도 사실이다. 사실 어떤 선수가 와도 베스트로 경기를 뛴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지만 우리 팀에 오면 그만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선수들이 전북을 찾아 이적한다고 생각한다. 전북만의 어려움이지만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올해 (최)보경이가 숨은 MVP라고, 수비 쪽에서 생각한다. (김)민재, (홍)정호가 부상이라든지 공백이 있었는데 보경이가 잘 메워졌다. 감독님 스타일이 닥공이고, 선수들도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수비진에서 각자 제 몫을 해줬다고 생각하고, 나도 그랬던 것 같다. 11명 선수들은 물론이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까지 공격적으로도, 수비적으로도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신형민은 임선영과 최보경으로 예로 전북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으니 쉽게 기회를 잡기 어렵다. 하지만 항상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누구 한 명 빠져도 티가 잘 나지 않고, 누가 새로 들어와도 또한 홀로 빛나지 않는 분위기가 전북의 강점이다. 동료를 존중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뛴다. 누구 한 명 대충 경기하면 밀려난다는 것을 안다.
핵심 미드필더로 꼽혔던 이재성의 이적에 대해서도 신형민은 대수롭지 않게 설명한다. "플레이스타일이 바뀌었을 순 있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우리는 우리가 추구하는 대로 경기한다. 큰 문제는 없었다." 핵심 선수 이적에 대응하는 참으로 전북다운 자세다.
:: 전북의 K리그1 우승을 이끈 신형민, 김신욱과 동반 인터뷰의 더 많은 이야기는 29일 밤 10시 스포츠전문채널 SPOTV의 '스포츠타임'을 통해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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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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