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영상]배영수 "생각지도 못한 두산 입단 얼떨떨. 감독님 써주시는 대로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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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9년간 통산 462경기에 등판해 2122⅓이닝을 던졌다. 137승120패3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4.46, 1426탈삼진. 137승은 KBO리그 현역 최다승이자 역대 5위 기록이다.
두산은 “풍부한 경험, 다양한 구종 등 장점이 많아 선발과 불펜에서 쓰임새가 크다고 판단했다”며 영입 이유를 밝혔다. 두산의 젊은 투수들에게도 그의 경험과 관록, 노하우가 전수되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억대 연봉으로 마지막 자존심은 세워줬다.
배영수는 이날 사인을 끝낸 뒤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두산은 우승권에 있는 팀이다. 두산 외야수들이 대한민국 최고이기 때문에 투수 입장에서는 심적으로 편한 부분이 있다"면서 "보직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없다. 내년 시즌 두산 베어스가 우승할 수 있는 데 작은 역할이라도 꼭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배영수와 일문일답.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소감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얼떨떨하고, 한편으로 되게 기쁘다. 야인생활을 3개월 정도 했는데 직업이 생겨서 기쁘기도 하지만(웃음) 팀이 두산 베어스라서 기쁘다. 두산은 야구를 잘 하는 팀이고, 또 항상 우승권에 있는 팀이다. 타 팀에 있을 때에도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나.
3일 정도 전에 두산에서 '함께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오늘(11월 30일) 최종적으로 사인하게 됐다. 김태룡 단장님을 뵈었는데 '아직 충분히 경쟁력 있고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정말 실력으로 봐주셔서 고마웠다.
-현역 연장에 대한 열망을 계속 가진 이유는?
현역 선수라면 유니폼을 최대한 오래 입고 싶은 게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생각하는 부분이다. 또 한 가지는 몸 상태가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현역을 연장하고 싶었다.
-프로 데뷔한 지 20년이다.
몸 상태가 안 되면 당연히 관두는 게 맞다. 나 스스로 봤을 때 '아 여기까지구나' 하는 그런 느낌이 있을 것 같다. 그때는 뒤도 안 돌아보고 은퇴할 생각이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20년 동안 프로에 있으면서 처음으로 3개월 동안 쉬었는데, 쉬면서 몸 상태가 좋아졌고, 조금씩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몸 상태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게 우리 같은 베테랑들에겐 부상 방지다. 꾸준하게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몸을 만들겠다.
-연봉이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깎였다.
어떻게 보면 우리도 직장인이기 때문에(웃음) 5억원에서 1억원으로 깎여서 아쉽다. 내년에 충분히 잘 해서 그 다음 시즌에 꼭 보상받도록 하겠다.
-한화에서 나온 뒤 소속팀이 없어 불안하거나 다른 기분도 들었을 것 같다.
불안한 건 없었다. 한화 쪽에서도 굉장히 많이 배려해주셨고, 나도 배려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방출이 아니고, 방출이라기보다는 서로 합의 하에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셔서 불안한 것도 없었고 답답한 것도 없었다.
-두산에 친한 선수나 코치가 있나?
투수 중에는 김강률 선수랑 한 2년 동안 겨울에 일본 돗토리에 가서 개인운동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었고, 김원형 코치님이나 김민재 코치님하고는 팀은 달라도 선수 생활을 같이 했었기 때문에 그런 코치님들하고 알고 있고…. 인성이 형도 있구나. 조인성 코치님도 평소에 잘 챙겨주셨다.
-두산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두산에서는 왜 배영수를 영입했다고 생각하나?
그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는데, 일단은 선발도 가능하고 중간투수 롱릴리프도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보직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없다. 감독님이 써주시는 대로 나갈 수 있다. 그런 경험도 있다. 또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도 하고 도움도 줄 수 있고, 그런 끈끈함도 있기 때문에 나를 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됐는데.
일단 잠실구장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한편으로는 두산 외야수들의 수비력이 대한민국 최고이기 때문에 투수 입장에서는 심적으로 굉장히 편한 부분은 있다.
-한때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장원삼이 먼저 잠실 라이벌 LG에 입단했는데.
안 그래도 몇 시간 전에 전화가 와서 통화를 했는데, 장원삼 선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잘 마무리해야할 시점이다. 두 자리 승수 기록하고 둘 다 잘했으면 좋겠다(웃음). 서로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
-장원삼과 잠실에서 맞대결을 펼친다면?
굉장히 재밌을 것 같고, 나도 두산에 새로 왔기 때문에 꼭 이기도록 하겠다.
-내년 시즌 목표와 현역 최다승 투수로서 선수 생활의 남은 목표는?
내년 시즌 두산 베어스가 우승할 수 있는 데 작은 역할이라도 꼭 하고 싶고, 한 번 더 나 자신한테 이기는 게 목표다. 승수도 그렇고 전혀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마지막으로 나 자신한테 이기는 게 최종 목표다.

그러나 영광의 시간은 짧았다. 팔꿈치 인대가 너덜너덜해진 상황에서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2006년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는 수술대에 올라 토미존서저리(팔꿈치인대접합수술)를 받았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재활이 쉽지 않았다. 시속 150㎞ 중반대를 찍던 강력한 구위는 사라지고, 시속 120㎞대까지 떨어진 직구로 1승12패(2009년)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끝없는 내리막길과 추락. 견딜 수 없는 시간이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재기를 위해 몸부림쳤다. 바닥에서 다시 오르막길을 오르는 일은 더더욱 힘들었지만,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전성기의 구위는 더 이상 찾을 수 없었지만 시속 140㎞대까지 회복된 직구로 2013년 14승으로 다승왕에 오르면서 힘든 시간을 버틴 보상을 받기도 했다.
2015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한 배영수는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6월 5일 잠실 LG전이 한화 1군 마지막 등판. 이튿날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더 이상 1군에 호출되지 않았다. 리딜딩을 통해 세대교체를 시도하는 한화는 배영수에게 은퇴식을 제안했지만, 배영수는 현역 연장의 의지를 밝혔다. 양 측의 합의 하에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됐다.
차가운 겨울에 길거리로 나앉는 상황이 닥쳐올 수도 있었다. 이때 두산이 손을 내밀었다. 올해 연봉 5억 원을 받던 투수지만 1억 원에 사인했다. 돈 욕심을 부릴 처지가 아니었다. 공을 던질 수 있는 팀을 원했던 것이었다. 정상과 바닥을 모두 맛봤다. 추락과 부활도 경험해 봤다. 그렇기에 그의 야구인생은 뚝배기처럼 깊은 맛이 우러난다.
배영수는 1981년 5월4일생으로 두산 팀 내에서 현역 두 번째 최고령 선수다. 김승회(1981년 2월 11일생)는 흔히 말하는 '빠른 81년생'으로 나이는 같지만 학교로는 1년 선배다.
남은 선수생활이 길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일까. 배영수는 "선수생활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얻게 된 것 자체가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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