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퍼펙트피처' 험버, 본전은 2014 장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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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8일(한국 시간) KIA와 총 6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낯선 한국 땅으로 향한 험버는 메이저리그 통산 97경기 16승2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2004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뉴욕 메츠에 1라운드 전체 3순위(1순위 맷 부시, 2순위 저스틴 벌랜더)로 뽑히며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험버는 베이스볼아메리카(BA) 선정 메츠 팜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꼽혔다. 2004년 3위를 시작으로 2007년까지 꾸준히 10위권 안에 있었다.
또한 험버는 2004년 BA TOP100 랭킹 전체 50위였으며 2006년에도 73위로 선정되었다. 험버는 2000년대 중반 항상 메츠의 선발 후보로 언급되었고 2005~2007년 3년 연속 메츠 최고의 커브볼러로 뽑혔다. 그러나 2008년 2월2일 당시 최고의 좌완 요한 산타나 트레이드에 매물로 묶여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게 되었고 이후 이 팀 저 팀으로 적을 옮겼다.
유망주 껍질을 깨지 못하던 험버에게도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있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이던 2011년 9승9패 평균자책점 3.75로 나래를 펴던 험버는 2012년 4월21일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역대 21번째 퍼펙트게임을 펼쳤다. 에이스급 지명도는 아니던 험버가 일으킨 대형 사건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고 사흘 후 험버는 아메리칸 리그 이 주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광은 머지않아 신기루가 되어 사라졌다. 그 한 경기에서 모두 태워버린 듯 위력을 잃은 험버는 저니맨 투수로 전락했고 결국 메이저리그 재도전 대신 한국행을 택했다. 192cm의 신장과 140km대 중반의 포심 패스트볼, 그리고 낙차 큰 커브. 지난해 KIA가 영입했던 일본리그 다승왕 출신 데니스 홀튼의 스타일과 유사하다. 홀튼에게 기대를 가졌으나 실망을 금치 못하고 중도 퇴출했던 KIA가 그와 비슷한 대신 더 젊은 험버를 선택한 셈이다.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세부 스탯인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Win Above Replacement, 출처-kbreport.com)를 통해 험버가 어느 정도 성적을 올려야 '본전'인지 알아보자. 험버와 비슷했으나 나이가 세 살 더 많았던 홀튼은 시즌 중 무릎 부상에 따른 구위 저하 등으로 퇴출되었다. 홀튼의 성적표는 17경기 5승8패 평균자책점 4.80이다.
뒤이어 좌완 저스틴 토마스를 데려온 KIA였으나 10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44로 그리 재미를 못 보았다. 1차 스탯만 따지면 험버 선택에 대한 기회비용은 27경기 7승10패 평균자책점 4.68. 그러나 좀 더 파고들어 보도록 하자. 지난해 홀튼의 WAR 지수는 1.02로 팀 내 투수 중 5위였으며 토마스는 1.57로 2위였다. 참고로 KIA 투수 중 WAR 1위는 16승을 올렸던 좌완 에이스 양현종으로 지수는 5.13(전체 3위, 국내 투수 1위)이다.
홀튼과 토마스의 WAR을 합치면 2.59. 지난해 9개 구단 전체 투수 중 이 기록과 가장 유사한 성적을 남긴 투수는 좌완 선발 장원준(두산, 당시 롯데)으로 장원준은 WAR 2.60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투수 18위이며 국내 투수 전체 9위 기록이다. 장원준의 1차 스탯은 27경기 10승9패 평균자책점 4.59으로 장원준의 최근 1군 다섯 시즌 중 가장 안 좋았다.(경찰청 복무 2년 제외) 그러나 그래도 155이닝을 소화하며 로테이션을 지켰다.
WAR로 미루어 짐작하면 지난해 장원준의 기록은 '이 이상으로 잘해야 한다'라는 최소 기준치 성적이자 험버 선택에 따르는 KIA의 기회비용이다. 이대형의 kt 이적, 키스톤 콤비 김선빈(상무)-안치홍(경찰청)의 잇단 군입대 등으로 전력이 크게 약화된 KIA인 만큼 지난해 장원준의 10승까지는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이닝 만큼은 확실히 소화해줘야 한다.
앞으로 험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발로서 내구력을 뽐내며 꾸준히 풀타임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 특히 험버는 메이저리그서 포심-커브 투 피치 스타일이 잦다는 평을 받았다. 특급 커브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국내 리그에서 투피치 선발이 대성공을 거두기는 사실 쉽지 않다.
1990년대 후반 명품 좌완으로 전성기를 구가했고 현재 스포츠해설가로 재직 중인 알 라이터는 험버의 퍼펙트피칭 투구에 대해 “포심-커브 투피치 스타일에서 슬라이더 구사 비율을 높였고 이 움직임이 굉장히 좋아 퍼펙트 피칭을 할 수 있었다”라고 평했다. 제3의 구종 구사 비율을 높인다면 험버의 한국 무대 성공 가능성은 대폭 높아질 것이다.
[사진1] 필립 험버 ⓒ Gettyimage
[사진2] 그래픽 김종래
[영상] 필립 험버 퍼펙트피칭 하이라이트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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