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구단주 통틀어 야구장 가장 많이 찾으신 분" 고(故) 박용곤 회장의 야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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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3일 타계하자 각계각층에서 애도의 뜻을 보내고 있다. 고인은 '글로벌 두산'의 기틀을 다진 재계의 거인이었을 뿐 아니라, 야구계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긴 선구자였다. 야구에 대한 사랑이 극진했고, 한발 앞선 구단 경영으로 초창기 프로화를 선도했다.
두산그룹 창업자인 고(故) 박두병 초대 회장의 6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박 명예회장은 OB 베어스 초대 구단주로, 최초의 프로야구팀을 창단하는 역사를 남겼다.
두산그룹의 모태는 ‘박승직상점’이다. 서울 한복판인 종로4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상점인 ‘박승직상점’이 시작돼 서울을 연고로 프로야구단을 창단하려 했지만, MBC 청룡이 방송사를 등에 업고 서울을 선점한 탓에 결국 대의를 위해 3년간 연고도 없는 대전으로 내려갔다가 1985년에 올라오는 조건으로 통 큰 양보를 했다. 이후 1982년 1월 15일에 가장 발 빠르게 OB 베어스 창단식을 열었다. 최초의 프로야구팀 탄생이었다.

그런 만큼 야구인들 또한 고인을 향한 추억이 많다. 특히 초창기 OB 베어스에 몸담았던 이들은 그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잊지 못했다. 야구인들은 고인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이광환(OB 베어스 원년 코치 및 1989~1990년 감독, 현 KBO 육성위원장)=우리 한국에 그런 구단주만 있으면 야구가 훨씬 더 빨리 발전했을 것이다. 나중에 LG 감독을 맡으면서 구본무 구단주를 만났지만, 두 분 모두 진정 야구를 사랑하셨던 분들이다. 지난해 구본무 구단주에 이어 이번에 박용곤 구단주도 세상을 떠나시니 많은 생각이 난다.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한국프로야구가 지금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고, 진심으로 현장의 야구인들을 존중해주셨다. 보통 회장님들은 바빠서 가끔 야구장에 오시더라도 1군 정도만 보고 가시는데, 2군까지 오셔서 다른 말씀 없이 밖에서 지켜보시다 가시곤 했다. 한겨울에 야구장을 방문하셨을 때 "추운데 덕아웃으로 들어오세요"라고 해도 현장의 영역이라며 라인 밖에서 절대 안으로 들어오지 않으셨다. 그 분으로 인해 OB가 초창기에 모두 앞서나갈 수 있었다. 나도 그 덕분에 최초로 일본(세이부 라이언스)과 미국(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학도 갈 수 있었다.
◆윤동균(OB 베어스 원년 최고령 선수이자 1993~1994년 OB 베어스 감독, 현 일구회장)=그야말로 존경스러운 분이다. 선수 시절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게 생각난다. "난 기업이 다른 건 다 없어지더라도 야구단 하나는 가지고 갈 거예요"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셨다. 당연히 기업이 있어야 야구를 하는 거지만, 그만큼 야구를 사랑하셨다. 먼저 세상을 떠나셨지만 생전에 사모님과 함께 야구장에 자주 오셨다. 말씀이 많지 않으신 분인데 "우리가 삼성한테 이길 게 뭐 있나? 딱 한 가지가 있다. 야구는 이길 수 있다"면서 야구단에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원년에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꺾고 우승도 하고 그랬는지 모른다.

◆김인식(1995년 OB 베어스 감독으로 우승, 2001년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우승)=야구를 진정 사랑하셨을 뿐만 아니라 야구를 많이 아시는 분이었다. 1995년에 우승하고 1996년 미국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전지훈련을 하는데 거기까지 사모님과 함께 찾아오셨다. 당시 미국 유학 시절에 뉴욕 양키스 경기 보러 양키스타디움에 많이 다니셨다는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1995년 우승할 때도 좋아하셨지만 두산으로 팀 명이 바뀌고 2001년 우승을 했을 때도 많이 좋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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