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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설레요!” 믿음 찾은 정영일, 만끽하는 '마음의 봄'

작성일: 2019.03.17 17: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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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범경기 호투로 시즌 기대치를 높인 정영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긴장되느냐, 설레느냐”라고 물었다. 정영일(31·SK)은 망설이지 않고 “설렌다”고 답했다. 성공 경험은 철저한 준비로, 철저한 준비는 더 큰 자신감으로 돌아온다. 모처럼 다시 찾은 ‘마음의 봄’이다. 이제 진짜 정영일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정영일은 팀 필승조 요원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2014년 입단, 2016년 1군 합류 후 이만큼 안정적인 입지로 시즌을 시작한 적이 없다. 정영일은 “작년 초반까지만 해도 나는 (1군 합류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선수였다. 물론 올해도 경쟁은 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가지고 시작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자리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무시할 수 없다.

“이제는 자리를 지켜야 한다. 못하면 언제든지 바뀐다”고 강조하는 정영일이다. 불펜 동료들이 가진 잠재력과 기량을 잘 알기에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 하지만 당분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전지훈련부터 시범경기까지 이르는 과정이 아주 좋다. 정영일은 올해 시범경기 세 번의 등판에서 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피출루가 한 번밖에 없다. 쾌조의 페이스다. 셋업맨 한자리를 찜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지난해 정규시즌과 지금은 마운드에 서 있는 자세가 완전히 다르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건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역시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험이 크다. 당시 정영일은 위력적인 구위로 두산 타선을 찍어 눌렀다. “SK 투수 중 정영일의 공이 가장 치기 어려웠다”는 게 두산 타자들의 후일담이다. 큰 경기에서 든든한 배짱으로 성공을 경험했다. 그 성공은 또 다른 발판을 놓는다.

정영일이 한국시리즈를 통해 얻은 것은 우승반지만이 아니다. 믿음도 얻었다. 어쩌면 이게 가장 큰 선물이다. 정영일은 “제구가 좋은 선수가 아닌데, 윤성환(삼성) 선배처럼 코너워크를 하려고 했다. 내 구위를 믿지 못했다는 것”이라면서 “한국시리즈에서는 존을 비스듬하게, 넓게 보고 던졌다. 파울을 유도하면서 카운트를 잡았다. 무조건 맞을 줄 알았는데, 또 그게 아니더라”고 떠올렸다.

어린 시절에는 최고였다. 당찬 투구로 국내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까지 사로잡았다. 성공의 꿈을 품고 미국에 갔다. 승승장구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실패를 겪었고, 그만큼 자존감이 떨어졌다. 한국에서도 생각보다 자리를 잡는 데 오래 걸렸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목소리에 거만이 아닌, 자신감이 점점 묻어나기 시작한다. 어두운 면도 상당 부분 털어냈다. 지난해 이맘때의 정영일과 지금의 정영일은 완전히 다른 선수일지 모른다.

준비도 철저히 했다. 정영일은 “모든 준비는 다 끝났다. 오키나와 실전부터 잘 준비된 것 같다”면서 “지난해 후반기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던졌다. 여기에 패스트볼이 살아났다. 포스트시즌에서 체인지업이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올해 결정구를 바꾸려고 한다. 체인지업을 쓰고, 슬라이더는 카운트를 잡는 용도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스트라이크 비중이 높아지면서 빠른 승부도 가능해졌다. 불펜투수로서는 큰 덕목이다.

정영일은 자신감은 항상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마운드에서 나타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자신의 진짜를 보여줄 시기다. 의지가 타오른다. 잠시 잊었던 ‘에이스’의 심장도 꿈틀댄다. 정영일은 “부담감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결과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시즌을 고대했다. “설렌다”는 시즌 각오에, 모든 생동감이 다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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