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인사이드] ‘홈런+기동력’ 색안경 벗은 염경엽의 야구 색깔
작성일: 2019.03.25 11:56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취임 당시 트레이 힐만 전 감독이 만든 현재 팀 컬러를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도 다 이런 이유다. 자신의 철학과 부합하는데 굳이 손을 댈 필요가 없었다. 한편으로는 단장 시절 감독과 머리를 맞대 만든 팀 컬러이기도 하다. 대신 1~2점차 박빙 승부에서의 세밀함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SK는 지난해 홈런이 아니면 득점을 뽑아내는 데 다소간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공인구 반발계수도 하향 조정된 만큼, 기동력으로 돌파구를 찾아보겠다는 의지였다.
그런 염 감독의 야구 색깔은 KT와 개막 2연전에서 완벽하게 드러났다. 경기 상황에 따라 철학을 제대로 드러내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 결과까지 좋았다. 어쩌면 신임 감독의 색깔을 2경기 만에 확고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염 감독은 한동민을 2번으로 배치해 상대 마운드를 강하게 압박하는 한편, 승부처에서는 뛰는 야구로 차분하게 점수를 추가했다. 그 결과 개막 2연전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할 수 있었다.
23일 개막전에서 염 감독은 “작전은 딱 두 번 냈다. 난 놀았다”고 농담을 했다. 경기 막판 김강민 김재현의 도루 사인 대목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돌려 말하면 7회까지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타자들에게 다 맡겼다. 4-4로 맞선 7회에도 작전이 없었다. 그러나 로맥의 역전 투런으로 6-4가 된 8회 움직였다. 선두 김강민이 볼넷을 고른 직후였다.
다음 타자 최항이 2B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상대 투수는 제구가 흔들렸다. 염 감독은 “제구가 흔들리고 있어 런앤히트보다는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면서 5구에 도루를 지시했다. 최항이 콘택트 능력이 있어 최악인 병살은 면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김강민이 2루를 파고들었고, 상대 송구실책을 등에 업고 3루까지 갔다. 과감한 도루 사인 하나가 1루에 있던 주자를 3루로 보내는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 SK는 결국 8회 1점을 추가했고, 마무리 김태훈은 2점차가 아닌 3점차에서 등판할 수 있었다.
24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경기 막판까지 작전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결정적인 순간 움직였다. 2-3으로 뒤진 8회 선두 최정이 볼넷을 얻고 나가자 대주자 김재현을 투입했다. 이어 로맥의 좌전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자 이재원 타석에 과감한 더블스틸 작전을 걸었다. 2루 주자 김재현의 완벽한 스타트 덕에 두 주자가 모두 살았고, 이는 이재원의 역전 2타점 적시타로 이어졌다.

중반까지는 작전을 내지 않으며 힘의 야구를 밀어붙였다. 2경기에서 희생번트 사인은 한 번이었다. 그러다 점수를 짜내야 할 때 벤치가 움직였다. 시범경기에서의 숱한 도루자와 주루사·견제사 또한 이런 야구를 위한 선수들의 예행연습이었다. 단 다른 것은 딱 하나다. 선수들의 시도에 높은 점수를 준 염 감독은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상황에 따라 ‘뛰지 말라’는 사인을 줄 생각이다. 이것만 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정제된 주루플레이로 이어졌다.
개막 엔트리를 작성할 때 여러 백업 외야수 대신 김재현을 낙점한 것도 이런 이유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김재현은 발의 장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개막 엔트리에 선발투수 두 명이 빠져 그런 게 아닌, 확고한 백업 외야수로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는 게 염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런 김재현은 24일 경기에서 발 하나로 SK의 승리 확률을 10% 이상 끌어올렸다. 기동력의 효과였다.
개막 2연전에서 SK는 2승이라는 최상의 성과를 거뒀다. 염 감독도 자신의 색깔을 홈팬들 앞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 바로 ‘이미지’다. SK는 지난해에도 도루 개수가 적지는 않았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승부처에서 언제든지 작전을 걸 수 있다”는 압박감을 상대 배터리와 벤치에 심었다. 장타력과 승부처에서의 세밀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염 감독의 구상이 시동을 걸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관련 추천 기사
야구 관련 기사
-
KIA서 방출→은퇴 위기였는데 이렇게 부활하다니…레전드도 "영입 성공, 드디어 서교수가 돌아왔다" 극찬
2026-08-12
-
두산 떠난 22억 이적생, 바닥 찍고 살아난다! 어렵게 털어놓은 마음고생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2026-08-12
-
그 전화 한 통이 아니었다면 이 기록도 없었다…18년간 67홀드→LG에서 111홀드, '통산 홀드왕' 김진성
2026-08-12
-
"韓 144경기? 빡빡하지, 강행군" 하지만 무작정 많다는 것이 아니다, 김태형 감독이 총대 멘 이유
2026-08-12
-
'경악' 김도영 2년차 시즌보다 뜨겁다…31년 만에 대기록 재현 예고, 잠실구장 쓰는데 20살 타자가 이럴수 있나
2026-08-12
-
도대체 왜 이제서야 데려왔을까…155km 파이어볼러 승승승 질주, 2027시즌 1선발 벌써 찾았다
2026-08-12
추천 콘텐츠
-
'3할 또 무너졌다' 이정후 땅볼-뜬공-땅볼-삼진, 4타수 무안타→타율 0.297로 하락
2026-08-12
-
'아뿔싸' 홍명보 후임으로 '한국 축구 차기 사령탑 후보' 거론됐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네덜란드와 협상 진행
2026-08-12
-
첫 10타자 퍼펙트, 7명 삼진! 이래서 다저스가 1억8200만 달러 썼다…돌아온 스넬 6이닝 10K 1실점 완벽투
2026-08-12
-
SNS 순기능? '유령 포크볼' 세이브 기념구 던져버린 신인, SNS 덕분에 한숨 돌렸다
2026-08-12
-
명품 매장 직원에서 세계 최고 축구 선수 와이프로...10년 열애 끝 '백년가약' 호날두-로드리게스 결혼
2026-08-12
-
'이럴 수가' 韓 축구 초대형 좌절...설영우, UCL 본선 문턱에서 고배, 즈베즈다 결국 UEL PO행
2026-08-12
많이 본 기사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
"KIA에 복수하겠다" 김도영-김태군 이름까지 똑똑히 기억 중…페덱의 복수혈전 결말은?
2026-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