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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불운도 가릴 수 없는 '어메이징 시즌'

작성일: 2015.09.19 05:00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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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강정호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로 떠날 때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강정호는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평가를 뒤로하고 메이저리그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떠났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야수인 그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미국 야구와 생활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섰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팀이 자신에게 어떤 플레이를 기대하는지를 알고 있었다는 점.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장타력까지 지녔다는 점이 그의 장점이었다. 이러한 특징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포스팅 금액 500만2015달러(약  58억1,734만 원)에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었다.

해적선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다

미국으로 건너간 강정호의 첫 번째 목표는 팀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는 것이었다. 강정호는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 조시 해리슨과 주전 경쟁을 펼쳤다. 지난 4월 13일(이하 한국 시간) 첫 선발 출전했던 그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신고한 강정호는 4월 한 달 동안 타율 0.269를 기록했다.

4월 30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첫 2루타를 때렸고 5월 4일 세인트루이스 전에서는 첫 홈런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시즌 내내 기복 없이 2할 중, 후반대 타율을 유지했다. 18일까지 그의 성적은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 출루율 0.355. 장타율 0.461 OPS(출루율+장타율) 0.816.

팀 내 타율 2위 홈런 4위 타점 5위 출루율 2위 장타율 2위에 오른 강정호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해적 선장' 앤드류 맥커친 다음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그는 4, 5번 타순을 주로 배정 받았다. 여기에 유격수와 3루수를 모두 뛸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

강정호는 다양한 포지션의 내야 수비와 팀이 필요할 때 한 방 때릴 수 있는 타자 구실을 동시에 해냈다. 해적의 일원에서 '일등항해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7월의 신인상', '올해의 루키 후보'…더할 나위 없는 데뷔 시즌

여름으로 접어들며 강정호의 활약은 한층 뜨거워졌다. 강정호는 7월 한 달 동안 타율 0.327 홈런 3개 9타점 출루율 0.443을 기록했다. '7월의 신인상'을 수상한 그는 최희섭(2003년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상을 받은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이 발표한 '베스트 루키'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명단에는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카를로사 코레아(휴스턴) 맷 더피(샌프란시스코) 랜들 그리척(세인트루이스) 빌리 번스(오클랜드) 등이 포함됐다.

그의 뛰어난 개인 성적은 팀 성적으로 연결됐다. 타석에 들어서면 맥커친의 뒤를 받쳐 주는 중심 타자 노릇을 했다. 글러브를 끼면 팀 상황에 따라 3루수와 유격수로 출전했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에서 강정호는 4.1로 맥커친(5.6)과 에이스 게릿 콜(4.9)에 이어 팀 내 3위에 올랐다.



'가을 축제'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찾아온 불운

그러나 강정호의 '행복한 시간'은 시즌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강정호는 18일 컵스와 홈경기서 4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초 수비에 나선 그는 크리스 코글란과 충돌했고 왼쪽 무릎을 다쳤다.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수술을 받았고 6~8개월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강정호는 포스트시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뜻하지 않은 불운이 강정호의 발목을 잡았다. 백업 선수로 시즌을 시작한 강정호는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한 것은 물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컵스와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강정호를 볼 수 없는 점은 아쉽다. 또한 치명적인 부상을 털고 올 시즌처럼 좋은 활약을 펼칠지도 쉽게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강정호에게 닥친 불운은 '어메이징'한 활약을 덮지 못한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그가 받은 성적표는 '불운'으로 덮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사진] 강정호 ⓒ Gettyimages

[영상] 강정호 부상 장면 현지 해설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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