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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이후 최고 출발’ 1점 차 전승 SK, 이젠 운 아닌 실력이다

작성일: 2019.05.07 06: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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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점 차 승부에서 11전 전승을 거둔 SK는 승부처에서도 강팀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3경기라면 운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운도 거듭되면 실력이다. 1점 차 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SK가 강팀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SK는 6일 현재 24승11패1무(.686)를 기록해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9년 만에 가장 좋은 첫 36경기다. SK가 첫 36경기에서 올해보다 더 좋은 기록을 거둔 기억은 왕조의 절정기였던 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승률은 0.750이었다. 그 후 가장 좋은 첫 36경기 성적은 2011년의 0.667이었다. 지난해 이맘때(.639)보다도 훨씬 좋은 출발이다.

사실 세부 지표를 보면 0.686의 승률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SK는 첫 36경기에서 154실점을 했다. 득점은 165점이었다. 득실차는 +11에 불과하다. 득실차에 기반하는 피타고리안 승률은 0.534로 두산(.717), 키움(.627), NC(.611), LG(.599)에 이어 리그 5위다.

타선이 살아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 지표에서 최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마운드의 선전도 사실 압도적인 수준(평균자책점 리그 4위)까지는 아니다. 그런데도 이 승률을 기록한 것은 박빙 승부에서의 압도적 강인함 덕이다. 승부처에서 확실히 힘이 붙었다.

SK는 전체 24승 중 역전승이 무려 13번에 이른다. 경기 막판까지 불펜이 잘 버티면 타선이 어떻게든 응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선제 실점 시 승률(.588)도 역시 리그 1위다. 연장전에서는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반면, 역전패는 5번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다.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는 12승1무1패(.923)로 지키는 야구 또한 어느 정도 된다.

무엇보다 24승 중 1점 차 승부에서 무려 11승을 쓸어 담았다. 11전 전승이다. 경기 막판까지 치열하게 싸우다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는 의미다. 실제 승률과 피타고리안 승률이 차이를 보이는 결정적인 요소다.

두 가지 원동력이 뽑힌다. 우선 벤치와 프런트의 대비다. 염 감독은 “시즌을 돌이켜보면 1점 차 혹은 그 정도의 박빙 승부가 전체 경기의 ⅓을 차지한다. 여기서 누가 많이 이기느냐가 시즌 순위를 가른다. 1점 차 승부에서 강한 팀이 결국은 강팀”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불펜이 약했던 대신, 결정적인 순간 판도를 바꾸는 홈런이 SK의 뒷심을 살찌웠다. 하지만 SK는 올해 공인구 반발계수 하향조정으로 작년만큼 홈런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보다 20%, 심지어 30%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까지 나온 상태였다. 때문에 승부처에서 홈런이 나오지 않으면 다른 방향의 야구를 할 수 있게끔 준비했다. 

기동력을 기반한 작전이 그 승부수였다. 지금까지는 이것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박빙 승부에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 플레이가 팀을 살린 경우가 제법 된다. 게다가 불펜투수들의 승부처 집중력도 좋아졌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24로 리그 8위지만, 블론세이브는 4번으로 리그 평균보다 낮다. 4월 24일 이후로는 블론세이브가 한 번도 없다.

선수들의 성장에서 원동력을 찾는 시각도 있다. 관계자들은 “확실히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강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큰 경기에서의 성공 경험이 더 나은 곳으로 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승부처는 결국 선수들의 심리 싸움이다. SK는 이 대목에서 지난해보다 확실히 강해졌다. 막판까지 근소한 차이만 유지하면 언제든지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이는 11전 전승을 거치며 더 강해지기 마련이다.

물론 1점 차 승부에서 전승 행진을 이어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낮은 피타고리안 승률은, 어쨌든 SK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점차 지난해의 ‘승리 공식’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 주말 롯데와 3연전에서는 경기 고비마다 시원한 홈런포가 나오며 리드를 잡고, 또 확장했다. SK가 점점 진정한 강팀이 갖춰야 할 자격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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