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축구가 왜 나빠, 성남이 보여준 ‘답답한 플레이의 미학’
작성일: 2019.05.08 13: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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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와 전북 현대는 4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0라운드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홈 팀 성남이 이번 시즌 승격해 '생존'을 목표로 한다면, 전북은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K리그 최고의 팀이었다.
전북은 무조건 승점 3점이 목표였다. 모라이스 감독도 성남의 수비적 전략을 이미 알고 있었다. 세밀한 패스 플레이. 듣기엔 좋지만 경기장에서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스리백을 세우고 내려서는 팀을 상대로는 공간을 찾기 어려울 때도 있다. 대신 전북은 김신욱의 압도적인 신체 능력을 앞세워 단순하게 싸웠다. 측면에서 크게 크로스를 활용하고 떨어지는 세컨드볼 싸움을 벌였다. "성남은 내려서서 수비하고 역습하는 걸 계속한다.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준비한만큼 공격적으로 좋은 장면을 만들고 실리를 찾으려고 한다."
이러한 전북의 전술은 이미 아시아 무대에서 검증됐다.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에서 우라와 레즈와 치른 4차전(2-1 승), 베이징 궈안과 5차전(1-0 승)에서 모두 선이 굵은 축구를 살려 승리했다. 김신욱의 압도적인 높이를 살리기 위해 적절히 롱패스와 크로스를 활용했다. 우라와는 김신욱의 힘과 높이에 쩔쩔맸고, 베이징의 위다바오 역시 김신욱에게 거친 몸싸움을 걸고도 밀리면서 골을 헌납했다.
이번 시즌 승격한 성남이 전력상 우라와나 베이징보다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 성남은 수비에 집중해 최소한 승점 1점을 노리는 경기를 했다. 전북을 '잡는 것'을 원했지만 '패하지 않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남기일 감독은 경기 전략을 숨기지 않았다. "전북은 개개인이 좋은 팀이고, 공격적인 면이 좋아 수비가 부담이 덜 가는 팀이다. 상대에게 점유율을 주는 대신 어떻게 풀지, 공격적 찬스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
성남의 수비 전술은 철저히 상대에게 맞춘 전술이었다. 성남은 단순히 물러서는 것만 준비하지 않았다. 전북의 전략을 예측하고 그에 맞게 '세밀한' 조정을 했다. 기본 콘셉트는 최종 수비 라인을 페널티박스 안에 잡는 것. 10명이 모두 물러서더라도 페널티박스 안까지 크로스가 도달하면 직접 골을 노릴 수 있다. 라인을 올려 김신욱을 활용한 고공전이 직접 골대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남 감독은 "라인을 최대한 올리려고 했다. 대부분 내려가서 수비할 거라고 생각하다. 수비 라인의 높이가 중요하다. 상대가 (키가) 높아서 내려서면 찬스를 많이 줄 수 있다. 라인을 올리는 걸 생각을 많이 했다. 더운 날씨에 이정도 라인을 올린 것은 상당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북의 공세가 워낙 강해 자주 뒤로 물러나야 했다. 측면과 후방에서 연이어 긴 패스가 올라왔다. 하지만 성남은 스리백 가운데 1명이 번갈아가며 김신욱과 싸움을 벌이고 나머지는 세컨드볼과 커버플레이에 신경을 썼다. 수비수 임채민은 "1선부터 3선까지 간격을 좁혀서 하자고 했다. 한 명이 (김신욱에게) 붙어주고 나머지는 커버를 하고 있었다"며 준비한 전략을 설명했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검증된 전북의 색은 뚜렷했다. 하지만 준비하고 나온 성남도 잘 버텼다. 흔히 말하듯 축구의 꽃은 골이라고 하니 온통 관심은 공격에 쏠릴지 모르나, 성남의 준비된 수비는 ‘답답하다’는 말의 새로운 '미학'을 느낄 수 있었다. 전북을 이렇게 답답하게 하는 것 역시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경기를 마치고 전북 미드필더 이승기는 "우리는 골을 넣지 못했고, 성남은 수비적으로 나서 비겼으니 기분이 더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남과 전북은 슈팅에서 7-13을 기록했다. 성남이 불리한 경기를 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록한 결과를 보면 성남의 수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전북은 우라와와 4차전에서 무려 22개 슛을 시도했고 단 7개만 줬다. 베이징전에서도 17개 슛을 시도하고 9개만 허용했다. 고액의 외국인 선수가 즐비하고 탄탄한 선수층을 보유한 팀들도 전북엔 고전했다.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잉글랜드의 크리스탈 팰리스처럼 단단히 수비를 펼치고 역습을 전개하는 것을 특징으로 삼는 팀들이 있다. 이들의 수비력은 팀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성남의 스타일 역시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수도 있다. 남 감독은 이제 역습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그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4,5경기 실점하지 않고 있다. 김동준도 잘해줬다. 수비가 잘되는 점이 고무적"이라면서도 "공격적으로 나갈 때 빌드업이 잘 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당장 해결은 어렵지만 시간을 두며 해결해 갈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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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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