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호잉(왼쪽)과 kt 로하스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공인구 적응, 이제 끝난 것일까. 외국인 타자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19년 시즌은 외국인 타자들에게 잔인한 시즌이 되는 듯 다. 소수의 선수들을 빼면 시즌 스타트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4월까지 성적을 보면 두산 페르난데스(.392)와 키움 샌즈(.344)를 제외한 외국인 타자들이 모두 3할 이하의 성적을 올렸다.

삼성 러프가 3할에 턱걸이했지만 찬스에서 약한 면을 보이며 실망감을 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5월 이후 상황이 변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들의 타격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부진했던 타자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다.

로하스가 새로 3할대 타자(,303)로 진입했고 러프의 타율은 0.319로 상승했다.

바닥을 헤매던 SK 로맥도 어느새 타율을 0.284까지 끌어올렸고 롯데 아수아헤(.279)나 한화 호잉(.273)등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호잉은 14일 키움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더니 15일 경기에서는 끝내기 홈런 포함 2안타를 터트렸다.

로맥은 5월 타율이 4할1푼9리나 될 정도로 최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로하스도 0.375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NC 베탄코트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타자들이 좋은 감을 유지하고 있다.

바뀐 공인구에 대한 적응이 상승세의 원동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줄어든 반발력에 대한 이해도가 생기며 빠르게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뜻이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떨어지며 장타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은 이제 정설이 됐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도 "반발력이 확실히 떨어진 것을 느낀다. 예전 같으면 (펜스를) 넘어갔을 공이 넘어가지 않으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에 대한 적응이 됐다. 나름대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타자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드러내 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줄어든 공인구 반발력이 시즌 초반 타격 성적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A팀 전력분석원은 "줄어든 반발력 때문에 많은 외국인 타자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타격감이 별로 좋지 못한 시즌 초반인데 지난해까지 넘어가던 공들이 넘어가지 않으면 부담을 느꼈을 수 밖에 없다. 한국 타자들과는 또 다르다. 외국인 타자는 부진하면 퇴출이라는 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슬럼프 때 여유를 갖기 힘든 이유다. 안 맞을 때 빗맞았다고 생각하는 공이 넘어가거나 하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올 시즌엔 그런 면에서 힘든 시즌이 되고 있다. 최근 외국인 타자들이 한결 나은 타격을 하고 있는 건 공인구에 대한 나름의 대비책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뀐 공인구에 대한 나름의 대처법이 생겼다면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타격 부문에서 힘을 쓰지 못하던 외국인 타자들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그 변화가 시즌 판도 변화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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