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은성 ⓒ대전,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은성은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1군 유니폼을 받았다.

2015년 육성선수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김은성은 15일 1군에 등록되며 프로 입단 5년 만에 1군의 꿈을 이뤘다. 아직 1군 경기 기록은 없지만 1군 경기장에서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그에게는 의미있는 일이다.

김은성의 1군 등록이 누구보다 특별한 건 그의 파란만장 스토리 때문이다. 개명 전 김수산이었던 그는 육성선수 입단 후 2년 동안 퓨처스에서 뛰다 2016년 말 보류선수 제외 통보를 받았다. 그는 2016년 10월 바로 현역으로 입대해 지난해 7월 전역했다. 이후 지난해 말 다시 키움에 육성선수로 입단했고 올해 초 이름을 바꿨다. 정식선수 등록이 가능해진 5월, 팀이 그를 택했다.

5월이 됐다고 해서 그냥 1군의 꿈이 이뤄진 건 아니었다. 그는 2년간 공백이 있었음에도 올 시즌 퓨처스에서 116타수 38안타(2홈런) 26타점 타율 0.392를 기록하며 퓨처스 전체 타점, 타율, 장타율(.557), 출루율(0.483) 1위, 안타 2위에 올라 있다. 이쯤 되면 이를 악물고 간절하게 뛴 결과라고 보게 된다.

그러나 15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김은성의 대답은 달랐다. 그는 지금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해 "간절하다는 말이 모범 답안이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방출도 당해봤고 현역으로 군대에 다녀와서 재입단도 했다. 이름도 바꿨다. 방출되기 전에 너무 벼랑 끝에 선 것처럼 간절하게 했던 게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다시 와서는 눈치 보지 말고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kt 2군과 경기에서 퓨처스 통산 28번째 히트 포더 사이클을 기록할 때만큼은 욕심을 가졌다. 그는 1회 안타, 3회 2루타, 5회 안타, 7회 3루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으로 기록을 완성했다. 김은성은 "야구하면서 홈런 치겠다고 마음 먹고 타석에 들어간 게 처음이었다. 진짜 홈런이 나와서 얼떨떨하고 신기했다"며 웃었다.

현재 1군에 그의 입단 동기는 투수 최원태, 내야수 송성문 등이 있다. 김은성은 "동기들의 활약은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이들이 자극이 된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누구나 슈퍼스타를 꿈꾸지만 나에게 맞는 커리어와 스토리가 있지 않겠나. 다만 야구인들에게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성은 마지막으로 다시 시작한 2군 생활을 꿋꿋이 이겨낼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는 "군대 전역하고 다시 팀에 와서 부족한 게 많았는데 김태완, 오규택, 권도영 코치님들, 그리고 쉐인 스펜서 감독님이 다 잘 도와줘서 다시 잘 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며 2군 코칭스태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갔다.

김은성의 말대로 누구나 프로 유니폼을 입으며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는 슈퍼 스타를 꿈꾸지만 그런 일이 현실로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남은 이들이 모두 좌절한다면 한 번쯤 들어보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기적과 감동도 탄생하기 어렵다. 김은성이 앞으로는 '우여곡절'이라는 말 대신 알차고 보람 있는 프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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