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태 KIA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김기태 KIA 감독이 결국 자진해서 물러났다.

김 감독은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t 위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며 자진 사퇴를 알렸다. 김 감독은 2015년부터 KIA 감독직을 맡아 왔다.

김 감독은 15일 광주 kt전 패배 이후 자진 사퇴 의사를 굳혔고, 구단은 16일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박흥식 감독 대행을 임명했다.

눈물을 보인 김 감독은 "야구밖에 모르고 열심히 살아왔다. 좋았던 일, 안 좋았던 일이 있었지만 좋은 추억만 남기고 가고 싶다"면서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표면적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KIA는 15일까지 43경기를 치러 13승1무29패를 기록하며 10위에 머물러 있다. 15일까지 5연패에 빠져 있어 9위 kt와도 2.5경기 차로 벌어져 있었다.

그러나 성적 부진만으로 우승(2017년 시즌) 감독이 물러나는 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단순히 성적 부진만을 탓하기엔 분위기가 너무 좋지 못했다.

'팬심'이 떠난 것이 결정적 이유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감독이 팬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 사퇴를 결심하는 데 큰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팬들은 왜 김기태 감독에게 등을 돌렸을까.

김 감독에 대한 여론이 본격적으로 등을 돌린 것은 임창용의 방출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KIA는 지난 겨울 별다른 설명 없이 임창용과 결별을 선언했다.

시즌 중에도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2군행을 지시했다. 이후 다시 1군에 올라와 구멍난 선발 자리를 메우는 등 노력을 했던 선수를 방출한 것에 대해 팬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선수 기용과 운영 방안은 모두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팬들의 지지를 받던 선수의 갑작스런 방출은 큰 저항에 부딪혔다. 김 감독이 직접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기도 했지만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고 그렇게 임창용과 KIA는 결별하게 됐다.

자신들이 사랑했던 프랜차이즈 스타의 갑작스런 퇴장에 많은 팬들은 화살을 김 감독에게 돌렸다. 김 감독은 끝까지 속내를 밝히지 않았지만 한번 결정된 방출도 거둬들이지 않았다.

비슷한 사례는 취임 초에도 있었다. 이대형을 kt 위즈에 내줄 보호 선수에서 제외하며 팀을 떠나도록 한 것이다.

이대형은 FA로 KIA에 이적한 지 1년 만에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LG 시절의 인연과 연관이 되며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동행 야구'는 김 감독의 캐치프레이즈나 다름없었다.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가며 대업을 이루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팬들은 이 동행 야구가 일부 선수들에게만 적용되는 야구라고 비판했다. 베테랑을 예우하는 김 감독의 스타일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많이 했다. 임창용에 대한 매정한 처사와 사사건건 비교가 되며 비판의 대상이 됐다.

나아가 김 감독만의 야구 색깔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최원준 등과 같은 유망주를 키우는 데 소홀하거나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김 감독은 파격적인 전략을 자주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성적이 나오지 않다 보니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게 터져 나왔다.

김 감독은 '팬심'을 극복하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다시 떠나게 됐다. 재임 기간 세 차례나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지만 돌아선 '팬심'은 돌려세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자신의 뜻을 모두 펼쳐 보지 못한 채 고향 팀을 떠나게 됐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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