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가 타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방망이를 땅바닥에 내리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타격 기계' LG 김현수가 심상찮은 부진에 빠져 있다.

김현수는 16일 현재 타율 0.290에 그치고 있다. 벌크 업으로 장타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이지만 올 시즌엔 고작 2개를 넘기는 데 그쳤다. 지난해 김현수의 홈런 수는 20개나 됐다. 2년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쳤다.

3월을 타율 0.143으로 주춤하며 출발했던 김현수다. 그러나 4월 들어 0.372의 맹타를 휘두르며 '역시 김현수'라는 찬사를 자아냈다.

그러나 5월 들어 다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5월 월간 타율은 0.250에 불과하다. 김현수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김현수는 슬로 스타터다. 지난해에도 4월 타율은 0.241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월간 타율에서 단 한 차례도 3할을 밑돈 적이 없다.

한번 페이스를 타면 무섭게 몰아치는 것은 물론 꾸준한 면까지 갖고 있는 선수가 바로 김현수라 할 수 있다.

올 시즌은 다르다. 5월은 아직 다 가지 않았지만 월별 타율이 3할 이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3월 이하의 월간 타율을 두 번 이상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김현수는 미국 진출 직전인 2015년 9월에 0.291을 기록한 것이 월간 최저 타율 기록이다.

단순히 잘 안 맞는 시간이 올 수는 있다. 김현수도 인간이기에 부침을 겪을 수는 있다. LG 내부에서도 아직까지는 김현수를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타격 메커니즘의 변화로 생긴 슬럼프라면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김현수는 뜬공보다는 땅볼이 많은 타자였다. 발사각 혁명으로 발사각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시기지만 김현수는 땅볼이 더 많은 자신의 타격 페이스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최근 이 페이스에 변화가 생겼다.  

김현수는 지난 4월 땅볼 아웃/뜬공 아웃의 비율이 1.09였다. 뜬공 아웃보다는 땅볼 아웃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5월 비율은 완전히 달라졌다.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이 0.84로 떨어졌다. 뜬공 아웃이 훨씬 더 많아졌다는 걸 뜻한다.

김현수의 타격 메커니즘에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0,362의 고타율을 기록한 지난해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은 1.33이나 됐다. 땅볼이 훨씬 많았다.

패스트볼 타율을 봐도 김현수의 메커니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 패스트볼 타율은 0.405나 됐지만 올 시즌엔 0.288에 그치고 있다.

땅볼과 뜬공의 비율 차이는 타자의 메커니즘 변화를 뜻한다. 치는 방식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이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 걱정할 일 없는 것이 000'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정한 수준의 기량에 오른 선수는 기다림이 가장 큰 슬럼프 탈출 해법일 수 있다.

하지만 김현수는 타격 메커니즘의 변화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김현수는 이 고비를 어떻게 넘어갈 수 있을까.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걸까 아니면 변한 것은 없는지 처음부터 다시 체크해 봐야 하는걸까. 그 답을 김현수가 찾아내지 못한다면 코칭스태프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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