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는 팀 마운드의 에이스로 거듭난 알칸타라에게 피로를 털어낼 적절한 휴식을 준다는 구상이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 마운드를 지키던 두 명의 외국인 투수(더스틴 니퍼트·라이언 피어밴드)를 모두 교체했다. 사실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변수가 많은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카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kt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외국인 선수 100만 달러 상한제가 신설된 상황이었다. 좀 더 먼 미래를 함께 내다볼 수 있는 젊은 선수가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런 kt의 선택은 적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라울 알칸타라(27)가 그렇다. 올 시즌 초반 빼어난 성적으로 팀 마운드를 이끈다.

알칸타라는 첫 10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10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경기만 9번이다. 평균자책점 이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대목은 바로 이닝소화다. 10경기에서 71⅓이닝을 던졌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평균 7이닝 이상을 던지고 있는 투수다. 유일하게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한 24일 KIA전에서는 11개의 안타를 맞으면서도 끝내 7이닝을 먹으며 불펜 부담을 줄였다.

이강철 kt 감독도 알칸타라의 활약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이 감독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보유한 선수지만 완급조절로 타자들을 맞혀 잡을 줄 안다. 투구 수가 적은 이유”라면서 이닝소화능력을 으뜸으로 쳤다. 팀에 확고한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이 감독은 “알칸타라에게 휴식을 줄 생각”이라고 했다. 에이스 관리다.

이 감독은 “현재 평균이닝을 계산하면, 시즌 30경기를 던진다고 가정했을 때 200이닝을 넘게 던진다는 이야기가 된다”면서 “지금도 힘이 약간 떨어진 측면이 있다. 힘이 있을 때는 공이 낮은 코스를 파고드는데, 지금은 공이 조금 뜬다. 한 번 빼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30일 인천 SK전까지 정상 로테이션을 소화한 뒤 선수와 상의를 거쳐 적당한 휴식일을 고른다는 생각이다.

당장은 물론 미래와도 연관이 있다. 너무 이른 언급이기는 하지만, 현재 보여준 능력대로라면 알칸타라는 당연히 재계약 대상자다. 아직 젊은 나이이기에 2~3년을 함께 뛸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특정 시즌에 너무 많이 던지면 장기적으로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이 가능성을 잔뜩 경계하고 있다. 이 감독은 “내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내년에도 쓴다고 생각했을 때 관리가 필요하다. 승패를 떠나 길게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에서 첫 시즌 200이닝, 혹은 그에 버금가는 이닝을 소화한 뒤 이듬해 성적이 급격하게 추락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롱런 외국인 투수가 많지 않은 이유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투수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가능성이 있는 외국인 투수라면 국내 선수들처럼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보다 더 좋은 투수를 데려온다는 확신이 없다면 더 그렇다. 다 알칸타라가 좋은 투구로 팀의 신뢰를 줬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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