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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얻어맞은 이영하, 지금부터가 진짜다

작성일: 2019.06.02 11:2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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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런을 맞고 괴로워하는 두산 베어스 이영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에이스급 5선발'로 불리던 이영하(22, 두산 베어스)가 크게 고꾸라졌다. kt 위즈 타선에 제대로 얻어맞았다.

이영하는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t와 시즌 8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5피안타(2피홈런) 4볼넷 1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시즌 첫 패(6승)를 떠안았다. 두산은 3-13으로 패해 3연패에 빠졌다.

2017년 데뷔 이래 최악의 투구였다. 개인 한 경기 최다인 7실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리그 역대 최다 실점 2위에 해당했다. 역대 최다 실점은 1999년 8월 7일 대구 삼성전 김유봉(두산), 2017년 6월 29일 광주 KIA전 페트릭(삼성)의 14실점이었다.

이영하는 1995년 9월 6일 대구 삼성전 이원식(해태), 2010년 5월 14일 목동 넥센전 정인욱(삼성), 2016년 5월 6일 고척 넥센전 한기주(KIA)와 함께 13실점으로 역대 최다 실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상 징후는 있었다. 이영하는 시즌 9번째 등판이었던 지난달 21일 수원 kt전에서 4⅓이닝 4실점에 그쳤다. 선발 풀타임 첫 시즌에 찾아온 고비로 보였다. 이영하는 앞선 8경기에서 꽤 많은 52⅔이닝을 책임진 상태였다. 겨우내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고 해도 경험이 부족하니 한번쯤은 흔들릴 수 있었다. 

이영하는 지난달 26일 잠실 한화전에서 6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빠르게 페이스를 찾는 듯했지만, 열흘 만에 수원에서 다시 만난 kt에 고개를 숙였다. 볼이 많아 카운트가 몰렸고, 로하스 박경수 유한준 등 노련한 타자들에게 당했다. 직구 제구가 흔들려 볼카운트 싸움을 하기 더욱 힘들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그동안 지적한 문제점들이었다. 김 감독은 시즌을 치르는 동안 이영하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볼을 줄이고, 베테랑 타자들을 변화구로 속이려 하기 보다는 과감하게 붙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초반부터 kt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가자 두산은 이영하를 계속 마운드에 뒀다. 현재와 미래를 모두 고려한 결정이었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거의 매 경기 접전을 펼치며 과부하가 걸린 불펜을 일찍 끌어쓰긴 부담이었다. 롱릴리프 최원준과 배영수가 있었지만, 둘이 길게 버텨주지 못했을 때 필승조까지 투입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했다. 배영수는 24일 잠실 한화전이 마지막 등판이었는데 그사이 접전이 펼쳐질 때마다 불펜에서 대기하며 몸을 풀어 피로도가 있었다. 두산으로서는 다행히 최원준이 5회부터 3이닝 무실점으로 버텨주며 큰 짐을 덜었고, 함덕주가 남은 1이닝을 책임졌다.

이영하는 투구 내용을 떠나 선발로서 최소한의 책임은 다하고 내려오게 했다.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4월 14일 잠실 LG전, 지난달 8일 잠실 KIA전과 마찬가지로 이영하에겐 얻을 게 많은 경기였다. 큰 실패에서 얻는 경험이 때로는 더 높이 도약하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김 감독은 이영하를 두산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투수로서 자질이 좋기도 하지만, 가장 높이 사는 건 이영하의 멘탈이다. 김 감독이 스프링캠프 때 선발로 낙점하자 "18승을 하겠다"고 너스레를 떤 게 이영하다.

11경기 6승 1패 67⅓이닝 평균자책점 3.88. 크게 넘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리그 상위권 선발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성적이다. 앞으로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금 고비가 선발 이영하의 진짜 가치를 확인할 기회일지도 모른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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