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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포커스] '야구 제 3세계' 유럽, 변방에서 중심을 꿈꾸다 ②

작성일: 2015.10.20 10:00 스포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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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박대현 기자] ‘도르트문트 vs 쾰른’ 축구 경기가 아니다. 독일 야구 리그인 분데스리가 베이스볼에 소속된 도르트문트 완데러스와 쾰른 카디널스다. 두 팀을 포함해 15개 구단이 2개 조로 나뉘어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관심과 저변의 확대로 독일에서는 올해에만 세 명의 유망주가 미국에 진출했다.

"유럽에서는 야구를 하지 않는다"는 소리는 옛말이다. 1953년 5개국으로 출발한 유럽야구연맹에는 2015년 현재 38개국이 가맹돼 있고 등록된 선수는 15만 명 이상이다. 2년 주기로 열리는 유럽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10개국이 치열하게 우승을 다툰다. 열기도 뜨겁다. 일례로 지난 2009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야구 월드컵에 참여한 독일 대표팀은 매 경기 1만 여 석의 좌석을 모두 채웠다. 

메이저리그, 신대륙 개척에 나서다

메이저리그도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멕시코와 일본에 이어 2013년 호주에서 정규 시즌 경기를 진행했던 메이저리그의 다음 목표는 유럽 무대다. 버드 셀릭 커미너셔는 지난해 "임기가 끝나기 전 유럽에서 정규 경기를 진행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셀릭은 즉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장소로 암스테르담을 꼽았으며 다음 목표는 런던이라고 말했다. 

급한 대응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유럽 무대 개척에 나선 지 오래다. 남미와 동아시아 위주였던 국제 스카우트들은 유럽 대륙으로 눈을 돌렸다. 메이저리그는 2000년대 중반부터 유럽과 오세아니아 대륙에 '엘리트 아카데미'라는 육성 기관을 설립했다. 

이 시설은 네덜란드에 6개로 가장 많고, 프랑스와 벨기에, 체코에 2개가 세워졌으며 이탈리아, 독일, 스웨덴, 영국, 호주에 한 개씩 있다. 그리고 엘리트 아카데미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011년 기준으로 1999년 이후 메이저리그에 입단한 유럽 선수는 77명. 이 가운데 육성 기관이 본격적으로 설립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계약한 선수가 63명에 이른다.

최근 행보는 더 적극적이다. 스티브 핀리, 배리 라킨은 물론 커티스 그랜더슨 같은 선수들이 유럽을 방문해 현지 유망주들을 지도했다. 엘리트 아카데미에서 배출된 선수 가운데 가장 주목 받 는 유망주는 독일 외야수 맥스 케플러다. 헤르타 BSC 유소년 소속 축구 선수 출신으로 여러 구단이 그의 뛰어난 운동 능력을 주목했다. 여러 빅 마켓이 개입된 치열한 영입전 끝에 미네소타 트윈스가 승리했고, 케플러는 올 시즌 데뷔하면서 '독일 출신 2호 메이저리거'가 됐다.

'축구 강국' 네덜란드, 야구 제패 노린다

네덜란드 야구는 유럽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12년 협회가 창설됐고 1922년부터 리그가 운영됐다. 1부 리그 '호프드클라세'에서 8개 팀이 42경기를 치르고 최하위 팀은 2부리그 엘스테클라세로 떨어진다. 반대로 2부 리그 격인 '엘스테클라세' 1위 팀이 '호프드클라세'로 승격한다. 승강제 리그 방식은 야구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인기는 상상 이상으로 높다. 다른 종목이 그러하듯이 네덜란드 역시 자국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큰 인기를 몰고 왔다. 주인공은 2002년 국제 계약으로 플로리다 말린스에 입단한 릭 밴덴헐크다. 당시 그가 마이너리그에 있었을 때도 네덜란드 언론은 앞다퉈 그의 소식을 보도했고, 메이저리그 중계 빈도도 높아졌다. 2011년 엘리트 아카데미에 참여했던 벤덴헐크는 "그때 우리나라에도 야구가 스포츠 문화로 자리 잡아 간다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네덜란드야구협회는 1961년부터 2년 주기로 하를렘에서 '하름벨 홍크발 위크'라는 명칭의 국제 대회를 개최해 왔다. 또한, 네덜란드에서 중계되고 있는 미국 4대 스포츠 가운데 메이저리그 시청률은 2012년 4.5%에서 올해 6.5%로 높아졌다. 1위 미국 프로 농구는 7.5%에서 8.4%로 상승했다. 최근에는 축구, 배구가 들어 있는 필수 체육 과목에 야구를 추가하면서 인프라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있다.

인기 상승은 저변 확대를 이끌었고 성과는 매우 뚜렷하다. 네덜란드는 유럽 제패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무대를 노리고 있다. 2006년 1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11위였던 네덜란드는 3년 뒤 2회 대회에서 7위로 순위를 높였고, 2013년 3회 대회에서는 4위에 올랐다.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네덜란드는 한국을 5-0으로 완파했고 한국은 이 패배로 2라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011년 야구 월드컵에서는 '아마추어  최강' 쿠바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 면면도 화려하다. 네덜란드령인 카리브해 섬 퀴라소에서 뛰어난 선수들이 여럿 배출됐다. 젠더 보가츠(보스턴 레드삭스), 켄리 잰슨(LA 다저스),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오리올스), 안드렐톤 시몬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주릭스 프로파(텍사스 레인저스) 등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가 8명이다. 마이너리그에 소속된 네덜란드 국적 선수는 38명이다.

야구 강국 꿈꾸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 야구는 1954년 처음으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9차례 우승과 16번의 준우승을 추가하면서 네덜란드와 함께 유럽 야구를 양분해 왔다. 이탈리아는 2005년 야구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제외한 모든 국제 대회에 참가하면서 세계 랭킹을 11위로 끌어올렸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 다음으로 높다.

네덜란드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야구 역사도 깊다. 1948년 이탈리아 첫 야구 리그 세리에 A1이 창설됐고, 이듬해 이탈리아 야구·소프트볼연맹(FIBS)이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인 태동을 알렸다. 이탈리아 리그는  2007년 개혁을 거쳐 IBL 리그로 새롭게 시작했다. 1부 리그 격인 IBL리그에서 8개팀이 42경기씩 치르고, 세리에 A(24개팀) - 세리에 B(57개팀) - 세리에 C로 하부 리그가 구축돼 있다.

이탈리아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이는 우완 투수 루 폴리다. 1932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에서 데뷔해 24경기 2패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했다. 이후 1945년 마리오 피오레티를 시작으로 5명의 이탈리아 선수가 추가로 빅리거가 됐다. 이 가운데 내야수 레노 베르토이아는 10시즌 612경기에서 타율 0.244를 기록하면서, 가장 성공한 이탈리아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알렸다.

근래에 들어서 이탈리아 선수들의 국제 무대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2011년 알렉스 리디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하면서 이탈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선수로는 첫 메이저리거가 됐다. 2013년에는 당시 유럽 야구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유격수 마르텐 가스파리니가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입단했다. 이 밖에도 우완 알렉스 마에스트리는 시카고 컵스를 거쳐 2012년부터 4년째 일본 프로 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뛰고 있다.

이탈리아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는 마이크 피아자다. 실버슬러거 10회 수상으로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남겼다. 피아자는 2006년 초대 WBC에서 이탈리아 유니폼을 입었는데 출생지는 미국이지만 고조부가 이탈리아인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앤서니 리조(시카고 컵스)와 크리스 콜라벨로(토론토 블루제이스)도 같은 조건으로 3회 WBC에서 이탈리아 대표로 활약했다. 피아자는 2, 3회 WBC에서 이탈리아 타격 코치를 맡았고, 고국에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프리미어 12, 국내파 역량 경연장

11월 열리는 프리미어 12에 참여하는 유럽 국가는 네덜란드와 이탈리아가 '유이'하다. 이번 대회에서는 WBC와 같이 메이저리거가 참여할 수 없으므로 네덜란드는 일찌감치 마이너리거와 국내파를 절반씩 섞은 로스터를 발표했고, 이탈리아는 국내파 위주로 대표팀을 꾸릴 공산이 크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모두 유럽 대회에서는 국내파 위주 선수 구성으로도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세계 랭킹 상위 12개 국가가 참여하는 대회다. 두 국가는 개최국인 대만을 비롯해 캐나다와 푸에트트리코, 그리고 쿠바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유럽 대표 자격으로 달라진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다.

[영상] '프리미어12' 중심 꿈꾸는 유럽 야구 ⓒ 스포티비뉴스 영상편집 배정호 기자

[사진] 케플러, 밴덴헐크, 이탈리아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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