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직장인 KS 우승 주역' 한화 출신 윤경영

작성일: 2015.10.21 06:00 박현철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좋은 직장에서 야구를 다시 즐길 수 있어 기쁩니다. 주위에서 우리 팀의 첫 우승을 위해 많이 도와주셨어요. 특히 사장님, 감사실장님께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의 전 소속팀 한화 이글스 구단 관계자는 “착한 성품으로 열심히 야구에 매달렸던 선수”라고 그를 기억했다. 실제로 그의 불펜 피칭을 본 전직 한화 감독들도 그를 1군에서 기용하고 싶어 했으나 기대와 어긋났다. 2010년 시즌 후 은퇴해 사회화에 성공하며 직장인 야구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직장인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윤경영(35) 대전 도시공사 감독 겸 선수의 야구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대전 도시공사는 18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5년 KBO기 전국직장인 야구대회 전북 타타대우 상용차와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타이 브레이크(연장전 무사 1, 2루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방식)까지 가는 끝에 8-7 '케네디 스코어' 승리를 거뒀다. 17일 전북 세아베스틸과 4강전에서도 102개 공을 던진 윤 감독은 결승전에서도 9회까지 투구수 140개를 기록하는 등 말 그대로 역투를 펼쳤다. 타이 브레이크에서도 윤 감독은 그대로 마운드를 지키며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다. 이틀 동안 250개가 넘는 공을 던진 윤 감독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대전고-동의대를 거친 윤 감독은 1999년 LG에 2차 7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나 대학 재학 중 지명권 해제로 야구 인생 첫 위기를 맞았다. 사회인 야구에서 뛰다 가능성을 인정 받아 연고팀 한화 유니폼을 입고 어렵게 프로 무대를 밟았다. 최고 구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진 만큼 데뷔 당시 한화 지휘봉을 잡았던 유승안(현 경찰청 감독) 감독은 물론 김인식 감독-한대화 감독도 모두 기대했다. 그러나 윤 감독의 프로 통산 기록은 10경기 1패 평균자책점 11.85에 그쳤다. 2010년 시즌 후 윤 감독은 프로 생활을 마쳤다.

1군에서 자리 잡지 못한 프로 야구 선수는 야구를 놓았을 때 사회화라는 큰 벽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윤 감독은 2011년 대전 도시공사에 환경 관리 사원으로 입사해 열심히 일하는 한편 프로 선수로 이루지 못했던 우승 꿈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일궜다. 2006년 사내 야구 동아리로 창단한 대전 도시공사의 직장인 야구 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을 많이 던져서 힘들기도 했어요. 그래도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는 않으니까. 반드시 막겠다는 각오로 던졌습니다. 감독도 같이 맡다 보니 집중하기가 쉽지 않네요. 이것저것 신경 쓰고 두루 살펴야 해서요. 이 우승으로 우리 팀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함께 뛰는 동료들, 특히 학창 시절 체육 특기자가 아닌데도 정말 열심히 뛰는 선수들도 많고 주변 분들도 많은 도움을 주세요. 특히 우리 사장님과 감사실장님이 많이 지원해 주시고 이번 4강전, 결승전도 오셔서 열심히 응원하셨어요. 꼭 써 주세요.”(웃음)

빠른 공을 던지던 투수답게 윤 감독의 공은 여전히 빠르다. 결승전에서 윤 감독이 기록한 최고 구속은 137km이다. “사회인 야구에는 스피드건이 없으니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시속 140km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웃은 윤 감독에게 유니폼을 벗고 보람찬 새 삶을 사는 소감을 물어보았다. 윤 감독의 2010년 말처럼 올해도 세밑 즈음 재계약을 맺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은퇴하는 선수들이 있을 것이다. 선수 생활이 끝나더라도 사회인으로서 삶이 훨씬 많이 남은 만큼 본보기 삼을 만한 윤 감독의 이야기를 길잡이 삼길 바라는 마음으로 던진 질문이다.

“야구를 그만두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은퇴 후 새로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만큼 단단히 마음먹고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됐고 이렇게 다시 야구도 할 수 있게 됐네요. 본업을 충실히 하는 동시에 예전 제 본업이던 야구를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정말 재미있어요.” 현역 시절 못 이룬 꿈에 미련을 두기보다 새 삶에 빠르게 적응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운 좋게 다시 야구를 즐길 수 있었다는 윤 감독의 말이다.

1군 마운드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던 5년 전. 그러나 그는 '야구 선수 윤경영'이 아닌 '환경관리사 윤경영'으로 사회화에 성공했고 감독 겸 선수로서 새 동료들과 함께 뭉쳐 값진 결과를 일궜다. “멋진 경기로 우승한 만큼 팀이 더 발전하고 좋은 취지로 열린 이 대회도 더 커지며 직장인 야구 저변도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윤 감독의 야구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상] 윤경영 감독의 공수 맹활약 ⓒ 영상편집 정지은.

[사진] 윤경영 대전 도시공사 선수 겸 감독 ⓒ 한희재 기자.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