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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 "괴로웠던 1년, 그 속에서 인생을 또 배웠다"

작성일: 2019.09.26 08:05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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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택. ⓒ한희재 기자
▲ 박용택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박용택에게 2019년 시즌은 시련의 시간이었다.

부상으로 세 차례나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재활군에 머문 시간이 98일이나 된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속을 썩이던 팔꿈치가 시즌에 들어간 뒤 결국 탈이 났고 옆구리까지 다쳤다.

베테랑들의 은퇴 신호라고 할 수 있는 다리 쪽 부상은 아니었지만 2002년 입단 이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박용택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시간이었다.

박용택은 "재활군에 있으면서 몇 번이나 뛰쳐나갈 뻔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고통의 시간이 그에게 남겨 준 것도 있었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또 다른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인생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용택은 "한번도 2군이나 재활군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 처음엔 너무 괴롭기만 했지만 조금씩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2군에서 뛰는 선수들이나 재활군에서 끝 모를 반복 훈련만 하고 있는 선수들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긴 야구 인생에서 분명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2002년 데뷔 이후 쭉 주전 선수로만 뛰었다. 2008년 시즌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100경기 이하로 뛴 적이 없다.

늘 1군에는 그의 자리가 있었다. 그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안주했던 적도 있었다. 뛸 수 없다는 고통은 느껴 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98일간의 재활군 생활을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됐다.

1군에 복귀한 뒤에도 맘껏 뛸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부상 관리 차원도 있지만 최근 잘 맞고 있는 페게로나 다른 선수들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그는 주로 대타로 대기하고 있다.

대타로서도 존재감은 죽지 않았다. 최근 두 경기는 연속 2루타를 치며 건재를 뽐냈다.

또 얻은 것이 있다. 대타로 주로 나서는 선수들의 고충을 이해하게 됐다는 점이다.

박용택은 "대타로 대기한다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더라. 스타팅으로 뛰면 경기의 흐름에 맞춰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언제 어떤 상황이 올지가 대충 감이 온다. 그 흐름만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대타는 다르다.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 올지 안 올지 모를 기회를 기다리며 집중력을 유지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대타로 주로 나서는 선수들 마음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담담히 고백했다.

올 시즌 많은 기록이 깨졌다. 7년 연속 150안타도 멈추게 됐고 10시즌 연속 이어 오던 100안타도 무너졌다. 이제 현재 진행형이 아니라 훈장으로 남게 된 기록이다.

거듭된 부상 탓에 생애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이 많았던 박용택이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는 법. 박용택은 야구 밖의 인생을 배우는 시간을 얻었다.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은 그의 야구 인생이다. 분명 소중한 소득이 있는 시간이 됐을 것이다. 박용택의 시계는 여전히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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