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만 더" 셋업맨이 불펜 투구? 진해수는 절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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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투수들은 불펜 투구를 하지 않는다. 매일 같이 출격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펜 투구는 짐이 될 뿐이다.
이날 투구는 여러 의미가 있었다. 일단 4위를 확정 지은 만큼 진해수가 불펜 투구를 할 여유가 생겼다. 경기에 나갈 일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불펜 투수의 불펜 투구를 볼 수 있었다.
또 한 가지는 진해수가 부진 탈출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었다.
진해수는 최근 10경기에서 실점이 없다. 하지만 경기 내용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10번의 등판 중 4차례나 0이닝 투구를 했다. 마운드에 올랐지만 한 타자도 잡지 못한 채 강판된 경기가 많았다는 뜻이다.
또한 10경기 중 안타나 볼넷 없이 막아 낸 경기는 두 경기뿐이다.
원 포인트 릴리프에 가까운 진해수다. 나서는 경기마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LG 불펜이 어려움을 겪었다는걸 뜻한다.
진해수는 LG 불펜의 사실상 유일한 좌완 투수다. 김대현 송은범 정우영 고우석 등 필승조들이 모두 우완이다.
진해수가 제 몫을 못하면 다른 투수들에게 부담이 가중된다. 진해수가 주자를 내보내며 마무리 고우석이 어쩔 수 없이 1.1이닝 마무리를 해야 하는 상황들이 적잖이 나왔다.

진해수는 절실했다. 공 하나하나를 던질 때마다 불펜 포수에게 궤적과 구위를 끊임없이 물었다.
당초 이날 불펜 투구는 30개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30개를 다 던진 뒤에도 진해수는 불펜을 떠나지 않았다.
불펜 포수에게 "10개만 더 던져 보겠다"고 부탁한 뒤 한참을 더 불펜에 머물렀다. 약속했던 10개를 채운 뒤에도 볼 카운트를 3-2나 2-2로 가정하고 몇 개의 공을 더 던졌다.
진해수가 집중적으로 점검한 구종은 투심성 패스트볼이었다. 정통 투심까지는 아니지만 타자 앞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패스트볼에 집중했다.
진해수는 "그동안 너무 부진해서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불펜 투구를 하게 됐다. 타자 앞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선 내 몫을 충실히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불펜 투수들에게는 휴식이 가장 좋은 약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진해수는 휴식 대신 이례적인 불펜 투구를 택했다. 형식적이 아니라 정해진 투구수를 넘어서면서까지 절실하게 매달렸다.
진해수의 숨은 노력이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공 하나에 희비가 엇갈리는 포스트시즌에서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진해수가 달라진 투구를 보여만 준다면 LG의 가을은 좀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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