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밀워키와 입단식을 진행한 조쉬 린드블럼 ⓒ밀워키 구단 트위터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5년간 KBO리그에서 뛰며 팬들의 사랑을 받은 조쉬 린드블럼(32)이 공식적으로 밀워키 유니폼을 입었다. 전체 계약 규모에서 옵션 비중이 적지 않은 가운데 금전적으로 더 넉넉한 계약이 되려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야 한다.

밀워키는 17일(한국시간) 린드블럼과 3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올해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이자 골든글러브 2연패를 달성한 린드블럼은 윈터미팅 기간 중 밀워키와 3년 계약에 합의했다. 에릭 테임즈(FA), 메릴 켈리(애리조나)에 이어 메이저리그 무대로 금의환향한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됐다.

린드블럼은 한국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MLB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는 20승을 거두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자 에릭 테임즈와 3년 계약으로 재미를 본 밀워키가 다시 한 번 KBO리그 MVP 출신 선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린드블럼은 3년 보장 약 912만5000달러(약 106억 원)를 받는다. 연평균 304만 달러 남짓이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린드블럼은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2012년 48만3000달러, 텍사스 소속이었던 2013년에는 50만1000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그 후 2014년 오클랜드에서 뛰다 2015년 KBO리그를 찾았다. 당시와 지금의 화폐 가치 차이야 있겠지만, 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4~5배의 연봉을 확보한 셈이다.

그런데 린드블럼의 실수령액은 이보다 높은 것이 확실하다. 린드블럼은 3년 최대 1800만 달러(약 210억 원)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장 연봉만큼의 인센티브가 있는 셈이다. 이는 린드블럼의 성과에 따라 결정된다.

린드블럼 측 관계자는 “인센티브 달성 요건이 까다롭지는 않다”면서 “꾸준히 선발로 나가면 다 채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성적보다는 다른 선수들처럼 선발 등판과 이닝을 중심으로 한 인센티브 설정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를테면 연간 300만 달러 정도의 인센티브를 선발 등판 횟수·소화 이닝으로 나누고 지정된 목표에 이르면 그에 맞는 금액을 받는 식이다. 

마에다 겐타(LA 다저스)의 계약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에다의 보장 연봉은 3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다만 선발 15경기 출전 때 100만 달러, 20경기 출전 때 100만 달러씩을 받는다. 25·30·32경기 출전 때는 각각 150만 달러씩을 추가로 수령한다. 비슷한 형태의 인센티브 계약이 이닝마다 정해져 있다.

평균자책점이나 승수로 인센티브를 설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준수한 성적으로 꾸준히 로테이션만 돌아도 인센티브를 모두 따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경우 연간 수령액은 600만 달러(약 7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린드블럼의 올해 연봉은 모두 수령한 것으로 알려진 인센티브(15만 달러) 포함 192만 달러였다. 연봉만 세 배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결국 린드블럼에게는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과시하고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밀워키의 선발 로테이션 경쟁이 그렇게 빡빡하지는 않다. 여기에 추가 영입이 있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 적어도 2020년에는 린드블럼에게 꾸준하게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그 자리를 굳히는 것은 린드블럼의 오른팔에 달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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