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뒤 기자회견에 임한 김광현(왼쪽) ⓒ세인트루이스 구단 방송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31)의 표정은 밝았다. 이제 메이저리그(MLB)라는 높은 산에 도전할 일이 남았다.

세인트루이스와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공식 계약에 합의했다. 김광현은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타진했으며 협상 마감 기한인 2020년 1월 6일에 훨씬 앞서 계약을 마무리했다. 계약 조건은 2년 80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등번호는 일단 33번으로 정해졌다.

메이저리그의 명문이자 강호인 세인트루이스는 우완 일색인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김광현을 선택했다. 2년 전 일본에서 활약하던 마일스 마이콜라스를 영입해 톡톡히 재미를 본 기억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잭 플래허티, 마이콜라스, 다코타 허드슨, 아담 웨인라이트 등과 함께 선발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보장된 자리는 없지만, 출발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김광현은 협상과 신체검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16일 미국으로 떠났으며, 18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서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받았다. 김광현은 이에 앞서 부시스타디움을 살피며 “모든 작은 발걸음이 큰 역사다. 세인트루이스의 일원이 돼 큰 영광이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기자회견에서 “무척 기대가 된다. 떨린다. 2020년 시즌이 정말 저에게 중요한 시즌이 될 것 같고, 설렌다”고 말했다. 보직 선호에 대해서는 “선발투수를 하는 게 최고 좋은 시나리오다. 팀에서 필요한 위치에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게 첫 번째다. 팀에서 정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다하려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세인트루이스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몰랐던 사람들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다 아는 정도의 명문 팀이었다. 내셔널리그 최고의 명문팀이라서 선택하게 됐고, 이 팀에서 뛰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광현에 앞서 세인트루이스를 경험한 오승환의 조언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승환 형이 토론토 등 다른 팀도 많이 가봤는데 이 팀이 가장 좋은 팀이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 들어가면) 이 팀의 룰 같은 것을 다시 물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류현진에 영감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인 투수로서 박찬호 선배, 류현진 선배를 보면서 항상 꿈을 키웠다. 나도 거기 마운드에 같이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이렇게 도전할 수 있게 돼 뜻이 깊고,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인상에 대해서는 “도시가 깨끗하고, 조용하다. 야구장은 웅장한 느낌이 든다"라면서 주무기인 슬라이더에 대해서는 "슬라이더는 여렀을 때부터 던졌다. 위닝샷, 카운트 잡는 공으로 쓸 수 있다. 구속 조절도 할 수 있어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광현은 "여기까지 오는데 한국에 있던 소속팀의 허락이 없으면 여기도 없었다"고 SK에 감사한 감정을 드러낸 뒤 "환영해주신 세인트루이스 관계자분들, 취재오신 취재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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