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정상의 이유로 어린 리버풀 선수단이 출전했던 아스톤 빌라와 카라바오컵 8강 경기는 리버풀 어린 선수들에게 큰 의미를 줬다.
▲ 일정상의 이유로 어린 리버풀 선수단이 아스톤 빌라와 카라바오컵 8강전을 치렀다. 16세의 하비 엘리엇(오른쪽)은 이 경기에 출전한 가장 어린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평균연령 19세 6개월의 나이로 선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아스톤 빌라와 카라바오컵 8강을 치러야 했던 리버풀 선수단을 향한 훈훈한 뒷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리버풀은 18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19-20시즌 카라바오컵 8강 아스톤 빌라 원정 경기에서 0-5로 졌다. 클롭 감독 및 1군 선수가 '강제로' 빠지자 어린 리버풀 선수들이 쓴맛을 봤다. 이날 큰 점수 차로 졌으나, 리버풀 선수단이 보인 투지는 뛰어났다. 점유율과 총 슈팅 개수는 오히려 리버풀이 높았다. 

이날 경기에서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물론이고 가용 가능한 모든 1군 선수가 결장했다. 카라바오컵 8강 이후 약 22시간 뒤 멕시코의 몬테레이와 카타르 도하에서 클럽월드컵 4강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클롭 감독은 고심 끝에 닐 크리칠리 리버풀 U-23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어린 선수들을 이 경기에 내보냈다.

경기는 0-5 대패지만, 훈훈한 미담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언론 '미러'의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카라바오컵 경기를 지켜보던 클롭 감독은 전반이 끝난 이후 "플레이 방식을 유지하고, 우리의 플레이를 하고, 용감하게 싸워라"는 메시지를 어린 선수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칠리 감독에 따르면 경기 후 딘 스미스 아스톤 빌라 감독와 존 테리 코치가 리버풀의 라커룸으로 찾아와 어린 선수들에게 '앞으로 나아가고, 행운을 빈다'고 말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칠리 감독은 "나는 이 사실을 기억할 것이며, 선수들 역시 이 경험이 그들의 남은 삶에서도 계속 기억할 것이다"고 했다.

스미스 감독은 1932년 이후 아스톤 빌라가 리버풀에 가장 큰 패배를 안겨주는 기분 좋은 날에도, 이날 리버풀의 어린 선수들이 보여준 퍼포먼스에 대해 축하를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나는 어린 선수들을 지휘하면서 코칭 커리어를 시작했다. 0-5 패배가 어떤 의미인지도 잘 안다. 때때로 경기력은 잊혀지고, 결과로만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우리는 리버풀 선수들에게 '잘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훈련하고 나아가라'고 해줬다. 그들은 오늘 그라운드에서 엄청났다. 우리 역시 전력을 다해야 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어린 선수가 다수였던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의 '이상했던' 경기는 일정상의 문제로 생겨난 해프닝이지만, 이로 인해 리버풀 어린 선수들, 크리칠리 리버풀 U-23 감독 등은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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