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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타가트 이탈 대비해 크르피치 영입" 수원 이적시장의 속사정

작성일: 2020.01.06 14:51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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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임생 수원 삼성 삼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구단에서는 언급하지 않기를 바라는 데, 조금 하고 싶다."

수원 삼성이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출국(6일 밤)하기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6일 낮 수원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이임생 수원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2020시즌 선수단 구정 과정의 이야기를 밝혔다. 이임생 감독은 현재 수원이 적자를 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선수 보강보다 적자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 영입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왔다. 구단에선 언급 안하기를 바라는 데 좀 하고 싶다. 예전의 시스템보다는 변화가 있는 상황이다. 위에선 수십억 가까이되는 금액의 적자를 작년과 마찬가지로 메꿔야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마케팅이나 여러 파트에서 메꿔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중간에 사리치 선수를 해서 중간에 메꿨다. 타가트를 잡으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많다."

▲ 수원 삼성에 입단한 술레이만 크르피치


◆ 바그닝요 떠나고 크르피치 영입, 타가트 파트너이자 대체 선수

수원은 부상 이후 2019시즌 부진한 플레이를 펼친 브라질 윙어 바그닝요와 계약을 해지했다. 바그닝요가 빠진 외국인 쿼터 공백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의 장신 공격수 술레이만 크르피치 영입으로 대체했다. 이미 2019시즌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최전방 공격수 아담 타가트가 있는 상황에 의아한 선택이었다. 크르피치가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선수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두 선수 모두 득점 마무리에 집중하는 선수다.

이임생 감독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솔직하게 타가트의 이적 가능성을 인정했다. 타가트와 계약이 연장됐지만 지키기 보다 적정 수준의 이적료 제안이 올 경우 떠나보내 구단 재정 상황 개선에 보탬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작년도 마찬가지고 올해도 수십억을 메꿔야 하는 데 결국 선수 쪽에서 나와야 한다. 1년 간 선수를 끌고 가기엔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타가트도 좋은 오퍼를 받고 구단에 도움을 줄 길이 생기면 준비하는 게 현실적으로 맞다."

당장 타가트의 이적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타가트는 개인 사정으로 수원의 국내 훈련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곧장 합류할 예정이다. 수원은 자금 상황이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헐값에 타가트를 내줄 생각은 없다. 이미 타가트와 계약을 연장한 수원은 장신 크르피치와 해결사 타가트의 투톱 전술로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타가트가 떠나더라도 제대한 김건희, 유망주 오현규, 베테랑 염기훈으로 투톱 조합을 구성한 공격 전술을 준비 중이다. 힘과 높이에 압박 능력을 겸비한 크르피치를 적정한 이적료로 영입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솔직히 같은 포지션에서 용병 두명이면 국내 선수를 키울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데려온 거다. 타가트가 나가면 최소 한 명은 전방에 용병 가져간다. 고비용으로 데려올 수는 없다.  가져올 수 있는 버짓 안에서 찾았다. 보스니아 리그에서 득점왕을 한 선수다.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 타이밍이 중요하더라. 그 시기를 넘기면 이적료가 높아지고,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사실은 그런 부분을 구단과 계속 상의를 하고 있었다."

▲ 재계약을 체결한 김민우


◆ 점점 커지는 재정 자립 부담, 김민우 장기 재계약…수원 이적 시장의 배경

수원이 매년 자금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겪는 이유는 독립 법인화 이후 재정 자립에 대한 요구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수원 삼성의 클럽하우스 부지 공시지가도 높아져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 훈련시설 사용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시도민구단보다 예산규모가 크지만, 시도민구단은 사실상 무상으로 사용 중인 경기장과 훈련장을 이용하는 데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있다. 

자유 계약 선수들을 붙잡는 데 투자한 비용도 없지 않다. 전천후 미드필더 김민우, 중앙 미드필더 이종성, 중앙 수비수 민상기, 양상민 등과 재계약했다. 사간 도스의 러브콜을 받은 김민우는 팀 내 최고 대우를 제시해 잡았다. 이종성과 민상기도 종전보다 좋은 조건으로 연장 계약했다. 이 과정에서 유스 출신 수비수 구자룡과는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다.

구자룡과 결별은 금액의 문제도 있지만, 중앙 수비 구성의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캐나다 대표 수비수 도닐 헨리를 영입했고, 1학년의 나이로 숭실대 주전 자리를 꿰찬 센터백 이풍연, 지난해 화성FC 돌풍의 주역이었던 이용혁 등 새로운 센터백을 보강한 수원은 민상기와 구자룡 중 한 명의 선수에게만 개선된 재계약 조건을 제시할 수 있었다. 

민상기와 구자룡 모두 자유 계약 신분이 예정되어 국내외 팀들의 제안을 받았다. 전북 현대가 구자룡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민상기가 수원과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구자룡과 수원 구단 측의 연봉 협상이 진행되었지만, 구단 예산상 두 선수 모두 잔류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전북의 제안 속에 구자룡이 원하는 연봉이 가장 높았고, 구자룡은 잡을 수 없었다.

이임생 감독은 구단에 FA로 풀리는 선수를 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주어진 예산 안에서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며 선수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에 나가서도 계속해서 구단과 선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교류를 했다. 구단이 제2, 3의 인물로 갈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제가 FA 선수를 조금 가져가길 원했다. 이 FA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생각한 연봉 차이가 있었다. 구단은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딜을 하기는 어렵다. 구자룡 선수가 마지막까지 본인도 고민을 많이 했고, 아무래도 전북의 오퍼가 우리 구단으로선 잡을 수 없는 금액인 것이 현실이었다."

수원은 김민우 재계약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수원 관계자는 "제대한 그날부터 매일 설득했다"고 했다. 김민우는 당초 1년 계약으로 수원에 왔으나, 군 제대 후 뛸 수 있는 팀이 사라지기에 계약을 연장하고 떠났다. 하지만 이 계약에는 해외 팀에서 제안이 올 경우 이적료 없이 떠날 수 있는 조건이 삽입되어 있었다. 그리고 김민우의 등번호는 한시적으로 결번한 사간 도스의 제안이 왔다.

"일단 사간 도스를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돌아갈 수 있었지만, 팀에 잔류하겠다는 뜻이 강했기에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하고, 김민우 선수가 고참급에 속하는 데 염기훈 선수와 같이 선수들을 이끌고 우리가 험난한 여행을 가야하는데, 그런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고비를 넘어갔을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민우는 수원 잔류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사간 도스에 준하는 개인 조건도 필요했다. 김민우에게 사간 도스 수준의 연봉을 맞춰주지는 못했으나 장기 계약을 제시한 것은 물론, 향후 수원의 중심 선수로 삼겠다는 비전 등을 통해 마음을 잡았다. 오랜 해외 생활에 지친 김민우가 국내 정착을 선호하기도 했다. 

▲ 전북에 입단한 구자룡


◆ 저비용 고효율로 최선을 노리지만…2020시즌 선수단 구성은 미완성

수원은 효율적으로 선수단을 운영하며 수익을 거두고, 그 안에서 최대치의 성적을 내자는 방향으로 간다. 이임생 감독은 구단의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성적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차피 저비용에 데려와서 고효율을 내는 현실을 우리가 묻어두고만 갈 필요는 없다. 계속해서 용병을 저비용에 데려와서 K리그에서 경쟁력을 높여서 다른 곳에 팔 수 있다면, 구단의 힘든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가 전북이나 울산처럼 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걸 받아들어야 한다. 감독으로서 선수 욕심이 안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선수들과 함께 '우리는 뭐가 없어서 안돼'라는, 새해부터 이런 부정적 마인드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겨낼 수 있을지, 힘든 시기를 선수들과 함께 겪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선수들과 이겨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어떤 분들은 우리가 우리만의 컬러를 가져야 한다고 하셔서 공감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중간에 이렇게 나가면서 컬러에만 맞춰가는게 쉬운게 아니더라. 있는 자원을 어떻게 극대화하며 생존할 수 있을까, 시즌 내내 고민하고 있다."

자금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 수원은 FA 선수 정리 문제의 속도를 내지 못해 영입전에서 힘을 받지 못했다. 타가트가 떠나야 후속 보강이 가능하다는 상황이라는 점은 이적 시장 관계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수원은 소극적이고 위축된 태도로 이적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해 선수단 구성 작업이 온전치 못했다. 이임생 감독은 "FA 선수에 대한 내 요구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유연성을 보이지 못했다는 게 이적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수원과 연결된 몇몇 해외, 국내 선수들의 영입이 무산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프리시즌은 시작됐고, 선수 보강 작업을 더 어려운 상황이다. 

"어떤 감독이라도 사실 감독에게 선수 욕심에 만족이란 건 어렵다. 단지 구단이 처한 상황, 예산적으로 쓸 수 있는 한계, 선수들간의 연봉에 대한 갭 차이, 여러 변수가 있다. 사실 우리가 내부적으로 여러 선수와 접촉을 했는데 예산적 측면이 만족스럽게 데려올 수 없는 한계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작년에 선수들도 선수가 없다고 얘기를 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를 좀 했다. 난 너희도 할 수 있다. 서로에게 믿음을 갖고 뭉쳐서 원팀으로 간다면 남들이 우리에게 할 수 없다고 했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다고 하는 마인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어차피 결과는 감독이 다 책임을 지는 게 프로의 생리다."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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