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의 주전 중견수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 SK 정진기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중견수는 노수광 정진기 최지훈이 계속 경쟁할 것이다”

염경엽 SK 감독은 7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향후 외야 경쟁 구도에 대한 밑그림을 살짝 드러냈다. SK의 외야 구도는 상대적으로 명확한 편이다. 한동민 고종욱이라는 확실한 주전 선수들이 있고, 노수광 김강민 정의윤도 자기 자리가 있다. 고민은 남은 한 자리였는데, 정진기 최지훈 오준혁을 저울질한 끝에 일단 정진기를 낙점했다.

염 감독은 당분간은 같은 좌타자인 노수광과 정진기의 경쟁을 붙여볼 셈이다. 우타자이자 베테랑인 김강민은 이 선수들의 뒤를 받치는 임무가 있다. 이와 더불어 최지훈도 2군에서 리드오프로 뛰며 꾸준히 1군 콜업 시점을 살피겠다는 속내다. 실제 SK는 개막 3연전 주전 중견수 및 리드오프가 매일 바뀌었다. 5일 노수광, 6일 김강민에 이어 7일에는 정진기가 기회를 얻었다.

가능성 하나만을 놓고 보면 SK의 그 어떤 야수에 밀리지 않는 정진기다. 그러나 3~4년 이상 그 가능성이 터지지 않아 구단이 속을 태웠다. 그래도 염 감독은 정진기에 대해 “누구보다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 정진기가 시즌 첫 선발 출전에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정진기는 7일 인천 한화전에서 선발 1번 중견수로 출전, 3안타를 몰아치며 팬들을 설레게 했다. 첫 타석부터 끈질긴 승부 끝에 좌전안타로 출루하더니,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질 좋은 우전안타로 기세를 이어 갔다. 이어 4회에는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리며 탄력을 붙였다. 이 3루타에는 정진기의 장점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우선 방망이를 최대한 길게 잡지 않은 상황에서 탄도가 낮은 타구가 우중간을 갈라 펜스 앞까지 갔다. 정진기의 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중견수 이용규의 대처가 늦지 않았고 중계 플레이에도 특별한 흠은 없었다. 하지만 2루를 돌며 탄력을 붙인 정진기는 3루까지 거침없이 뛰어 들어갔다. “탄력이 붙으면 스피드가 어마어마하다”는 SK의 평가를 그대로 엿볼 수 있었다. 

정진기 개인적으로는 통산 5번째 3안타 경기였다. 8회에는 볼넷을 골랐는데 한 경기 4출루는 개인 처음이다. 예전처럼 변화구에 무기력하게 물러난 경우는 없었다. 정진기는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면서 나머지 타석을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필요했는데 SK로서는 다행히도 그 시기가 예상보다 더 빨리, 더 강하게 찾아왔다.

비록 팀이 6회 마운드 난조 끝에 4-8로 졌지만 정진기의 활약은 한가닥 위안이었다. SK는 정진기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장기간 팀의 붙박이 중견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동료들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파워, 주루, 어깨 등 기본적인 신체 조건이 갖춘 것이 너무나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비록 한 경기 결과이기는 하지만, 정진기의 기세가 식지 않는다면 SK의 외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건전한 긴장감은 항상 환영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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