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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골프 매치플레이 '눈물의 순간'들...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에선 또 무슨 일이?

작성일: 2015.11.20 10:44 스포츠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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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를 표현하는 전형적인 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가 있다. 짜 놓고 경기를 치른다면 그것은 이미 스포츠가 아니다. 접전이 치열할수록 드라마의 끝은 더욱 알 수 없어지고, 지켜보는 사람의 심장은 쫄깃해진다.

골프 경기 중에서도 이벤트의 성격이 강한 매치플레이 방식에선 홀마다 드라마가 펼쳐진다. 자신의 승리뿐 아니라 팀의 승리까지 한 게임에 걸려 있는, 피말리는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투어 때마다 만나는 라이벌끼리의 징한 명승부도 있을 수 있다. 또 베테랑의 '그답지 않은' 실수와 눈물 해프닝도 종종 발생한다.

11월을 뜨겁게 달굴 한국 여자 골퍼들의 해외파-국내파 대항전 첫 대회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대회(2015년 11월 27~29일)에서는 또 어떤 드라마가 그려질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다양한 매치플레이 방식 골프대회에서 벌어진 눈물나는 순간들을 모아 봤다.


★2015 프레지던츠컵의 배상문

불과 지난달에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의 대미, 얼굴을 감싸안은 한국 대표 선수 배상문의 모습은 프레지던츠컵 역사상 두고두고 회자될 만하다. 그만큼 명승부 끝에 닥친 통한의 실수였다.

프레지던츠컵은 2년마다 열리는 미국 대표팀과 유럽 외 국가(인터내셔널팀)의 대항전이다. 2015년 대회 이전 10번의 대회에서 미국팀이 인터내셔널팀에 8승1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으며, 인터내셔널팀은 1998년 유일한 승리와 2003년 유일한 무승부를 거뒀다. 2015년 10월 1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대회 마지막 날 배상문은 인터내셔널팀의 싱글 매치 마지막 주자로 미국팀의 빌 하스와 맞붙었다.

두 팀의 상황은 14.5대14.5의 동점이었다. 싱글 매치 18번홀에서 배상문이 이긴다면 2003년 이후 첫 무승부가 가능했다. 그러나 배상문은 그린 앞 20m 지점에서 불의의 '뒤땅'을 치고 말았다. 영웅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중압감 때문에 날린 상황, 그는 얼굴을 감싸쥐고 20초 이상 제대로 일어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결국 이 실수로 상대방 빌 하스가 승리, 미국팀은 15.5대14.5의 간발의 차 승리를 거뒀다.

졌으나 명승부를 펼친 인터내셔널팀과 배상문에게 찬사가 쏟아졌고, 특히 인터내셔널팀에서 "배상문이 못해서 진 것이 아니다"라고 격려해 그나마 배상문의 마음을 위로했다.



★프레지던츠컵 유일한 무승부전...타이거 우즈vs어니 엘스

시간을 조금 더 되돌려 2003년으로 돌아가 보자. 프레지던츠컵에서 나온 유일한 무승부는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벌인 대접전 끝에 겨우 기록될 수 있었다. 200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제 5회 프레지던츠컵 대회다. 눈물은 없었지만 지독한 자존심 대결과 강철 같은 정신력 승부 끝의 결과였다. 한국의 최경주가 처음으로 인터내셔널팀에 합류한 대회이기도 했다.

포섬, 포볼로 진행된 첫 이틀 간의 경기에서 인터내셔널팀은 승점 4점 차로 미국을 앞서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던 남아공의 스타 어니 엘스, 레티프 구센, 팀 클라크 등이 가져온 결과였다.

그러나 싱글 매치에서 대접전이 벌어진 끝에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고, 양 팀은 18번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서든데스 연장전이 시작됐고, 양 팀 최고의 스타인 미국팀 타이거 우즈와 인터내셔널팀 어니 엘스가 출격했다.

서든데스 연장전에선 한 명이 경쟁자들보다 적은 타수로 홀을 마칠 때까지 경기가 진행된다. 두 선수는 이후 진땀나는 승부 속에 세 홀에서 맞붙었지만, 약속이라도 한 듯이 연속으로 나란히 파를 잡아냈다. 결국 세 번째 홀을 마치고 해가 넘어가면서 경기를 진행할 수 없게 되자 양팀 단장은 대회를 공동 우승으로 마무리지었고, 역사상 첫 프레지던츠컵 무승부가 탄생했다.



★솔하임컵, 여제의 눈물과 승리

남자골프의 프레지던츠컵과 라이더컵(미국-유럽 대항전)에 견줄 만한 것이 여자골프계에서는 솔하임컵(미국-유럽 여자프로골프대항전)이다.

'신사의 스포츠'라는 골프지만 개인은 물론 팀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만큼 감정적인 충돌도 종종 발생한다. 2000년 '골프 여제'로 불리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유럽팀 멤버로 출전한 솔하임컵이 그런 경우였다.

이 대회 둘째날 소렌스탐은 13번 홀에서 칩 샷을 날려 단번에 홀에 집어넣으며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상대방인 미국팀 팻 허스트는 싸늘하게 "내 순서가 먼저였으니 다시 쳐라"라고 말했다. 흔치 않은 실수였다. 허스트의 볼이 홀에서 더 멀었기 때문에 먼저 쳐야 했지만, 소렌스탐이 이를 모르고 먼저 친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소렌스탐은 샷을 취소하고 허스트가 친 뒤 다시 칩샷을 날렸지만, 이번에는 홀에 들어가지 않아 파에 만족해야 했다.

이에 소렌스탐은 섭섭함에 결국 눈물을 보이며 "규칙은 그렇다지만 이건 스포츠맨십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러한 눈물이 약이 돼 승부욕을 불태웠을지도 모를 터다. 소렌스탐이 속한 유럽팀은 미국팀을 14.5대11.5로 누르고 승리했다. 어쨌든 소렌스탐의 사례는 매치플레이에서 결코 범해서는 안될 실수로 꼽히며, 국내 KLPGA에서 선수들에게 매치플레이 관련 교육을 할 때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일화가 됐다.



★"힘들게 많이 쳤다고 꼭 불리한 건 아냐" 유소연의 값진 우승

국내에서 벌어진 매치플레이 대회에서도 진땀나는 장면은 많았다. 그 중 하나로 올해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에도 해외파 멤버로 출전할 유소연이 2009년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최혜용을 결승 접전 끝에 누르고 우승했을 때를 꼽을 수 있다. 유소연 본인은 너무나 힘들어 눈물을 펑펑 흘렸고, 지켜보던 갤러리와 시청자들은 '겨우 끝났다'는 안도 속에 가슴을 쓸어내린 대회였다.

당시 유소연과 최혜용의 결승 연장전은 9홀이나 이어졌다. 연장전만 두 시간이 넘었고, 앞서 치른 경기시간을 합치면 7시간이 넘는 대혈투였다. 그런데 유소연은 이날 결승전이 열리기 전 오전에 4강전을 빡빡하게 치르고 곧바로 결승전에 돌입해야 했다. 상대 최혜용 역시 오전에 4강전을 치르긴 했지만, 4강전에서 7&5(5홀 남기고 7홀 차 승리)로 아주 여유있게 이기고 올라왔기 때문에 유소연보다는 훨씬 많이 쉴 수 있었다.

그러나 바짝 간 칼날이 더욱 날카롭듯이 최종 승리는 유소연에게 돌아갔다. 당시 유소연은 "너무나 힘들었지만 강도 높은 체력훈련 덕분에 앞설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당시 19세 나이에 '매치플레이 퀸'으로 등극한 이후 6년이 지났다. 그 동안 또 몇 번의 산전수전을 겪고 25세의 LPGA 골퍼가 된 유소연이 해외파 대표로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에 출전해 어떤 모습을 보일지, 다시 한 번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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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 스포츠뉴스팀 | iMBC,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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