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의 1차 지명을 받은 제물포고 김건우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오랜 기간 SK를 상징한 선수였다. 역동적인 폼에서 나오는 강력한 패스트볼 등 시원시원한 투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마도 SK 역사상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선수였을지 모른다.

그렇게 10년 이상 팀을 이끈 김광현은 와이번스의 로고를 가슴에 품고 태평양을 건넜다. 이제 SK는 ‘김광현의 시대’를 마무리할 준비를 해야 하고, 그 뒤를 이어 10년을 책임질 선수들을 수집해야 한다. 지난해 1차 지명자인 오원석에 이어 올해는 1차 지명으로 제물포고 좌완 김건우를 지명해 퍼즐들을 하나하나씩 수집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SK는 24일 2021년도 1차 지명자로 제물포고 김건우를 호명했다. 김건우의 지명은 일찌감치 예정된 일이었다. SK는 매년 1차 지명자 후보를 3~4명 압축하곤 하는데, 지난해부터 가장 앞서 나가는 선수가 바로 김건우였기 때문이다. 특별한 부상 없이 3학년을 보내고 있는 김건우는 결국 결승선에 가장 먼저 골인했다. 

김건우는 ‘스포티비뉴스’가 5월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을 대상으로 “고교 최고의 3학년 선수 10명을 뽑아달라”는 설문에서 만장일치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프로 스카우트들은 “지금도 좌완으로 최고 140㎞대 중반의 공을 던진다. 여기에 체격조건이 좋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 프로에서 잘 다듬으면 150㎞를 던질 수 있는 재목”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김건우는 지난 5월 끝난 황금사자기에서 최고 146㎞의 공을 던졌다. 

여기에 서클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주무기가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뽑힌다. 슬라이더도 130㎞대 중반에 형성되며 향후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또한 1학년 때부터 꾸준히 경기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하는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성품도 차분하다. SK 스카우트들은 무엇보다 “고교 3년 동안 한 번도 아프거나 아프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책임감이 강한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흔히 올해 고교 좌완 3대장이라고 하면 김진욱(강릉고), 이의리(광주일고), 이승현(대구상원고)을 뽑지만, 적어도 공의 힘 하나만 놓고 보면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구적인 측면만 조금 더 향상된다면 미래의 선발감으로 충분히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SK가 장기적으로 바라는 그림이기도 하다.

김건우의 우상도 김광현이다. 어린 시절부터 김광현의 투구를 보고 자랐기에 당연하다. 김건우가 배우고 싶은 것은 김광현 특유의 당당함이다. 그는 “김광현 선배 데뷔할 때부터 마음가짐이 너무 좋아 보였다. 마운드에서의 패기와 구위를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SK 팬들도 김건우가 김광현의 뒤를 밟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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